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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Sep 21. 2021

인제 방태산 자연휴양림 여행 (3)

(2021-09-02) 설악산 계곡을 즐기며

우리가 숙박하는 숙소는 6인용으로서, 다락방이 있는 2층 구조로 되어 있다. 지난밤 다락방에 이불을 깔고 창문을 열어둔 채 잠을 잤다. 처음에는 귀가 멍멍하게 크게 들리던 계곡 물소리도 차츰 익숙해지면서 자장가로 들렸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맑은 숲속 공기에 잠을 깼다. 오늘은 진동 계곡 트래킹을 하기로 하였다. 진동계곡으로 떠나기 전 우선 휴양림을 둘러보기로 하였다. 


5. 휴양림 산책


방태산 자연휴양림은 계곡을 따라 길게 조성되어 있다. 숙소인 휴양관을 나오면 바로 계곡이고, 이 계곡을 따라 산 위쪽으로 길이 나있다. 어제까지 많은 비가 내려 계곡물이 아주 많다. 속소 앞 계곡에는 <마당바위>라는 널직한 바위가 있고, 그 바로 아래 높이 2미터 정도의 낮은 폭포가 있는데, 폭포물이 콸콸 흘러내린다. 보통 비가 많이 온 이후는 물이 흐린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워낙 청정지역이라 그런지 많은 물에도 불구하고, 투명할 정도로 물이 맑고 깨끗하다. 


계곡을 따라 아스팔트로 포장된 산길을 걸어 올라간다. 계곡 바닥과 주위가 모두 큰 바위들이라 그리 넓지 않은 계곡임에도 불구하고 웅장한 느낌을 갖게 한다. 조금 올라가다 보니 나무로 만든 작은 다리가 나오고 계곡 건너편에는 이끼가 잔뜩 낀 정자 같은 것이 보인다. 아주 아늑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계곡물 소리는 여전히 시끄럽다. 숙소에서 1킬로 남짓 걸어올라 왔을까, 도로의 넓은 커브길이 나오고 그 옆에는 폭포가 있다. 바로 방태산 자연휴양림의 명물인 이단폭포(二段瀑布)이다. 위의 폭포는 높이가 4-5미터 정도 되어 보이고 아래 폭포는 높이는 그보다는 낮지만 폭이 훨신 넓다. 정말 명물이라 할 만한 아름다운 폭포이다. 폭포 옆 숲에는 조그만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폭포 아래 계곡으로 내려갔다. 도로에서 10미터도 안되는 거리이다. 쏱아지는 폭포를 바라보니 시간가는줄 모르겠다. 폭포의 풍경과 물소리, 그리고 시원한 공기를 한참동안 즐기다 다시 숙소 쪽으로 내려왔다. 경사가 완만한 산길인데다 주위 경치또한 빼어난 터이라 정말 걷기 좋은 길이다. 


6. 진동계곡


오늘은 진동계곡을 트래킹하기로 하였다. 진동계곡은 방태산의 계곡 가운데 하나인데, 그 중에서도 특히 “아침가리” 계곡이 좋은 트레킹 코스로 알려져 있다. 트레킹의 출발점이 디는 아침가리 마을까지는 방태산 자연휴양림에서 자동차에서 10분 정도의 거리이다. 아침가리 마을은 예로부터 난을 피해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곳으로 꼽혔다. 실제로 이 지역들은 6·25 전쟁 때도 군인들의 발길이 닿지 않았고 마을 사람들은 전쟁이 난 줄도 모르고 지냈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지금이야 이곳에 도로가 생겨 사람들의 접근이 쉬워졌지만, 옛날 같으면 아마 주위 마을에서 하루종일 걸어야 올 수 있는 그야말로 심심산골이다. 


아침가리 계곡에는 두 개의 트래킹 코스가 있다. 하나는 1시간 반, 다른 하나는 4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인데, 짧은 코스를 선택하였다. 주차를 하고 산책로로 접어 들었다. 그 때 누군가가 부른다. 돌아보니 이곳 안내를 하는 사람인 듯 보이는데, 큰 비로 인해 물이 많아져 위험해서 트래킹 코스를 폐쇄하였다고 한다. 다리를 걷고 계곡을 건너가 트래킹을 하면 될 것 같은데, 안내인이 바로 위에서 빤히 내려다보고 있으므로 그럴 수는 없다. 안내인은 트래킹을 하고 싶으면 자동차로 진동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양수발전소가 있으니 그 곳이 아주 좋다고 그리고 가라고 한다. 

진동계곡을 따라 오르니 곰배령 가는 길이 나온다. 여기서 4-5킬로 정도 더 가면 곰배령 입구라 한다. 아침가리 계곡을 떠나 자동차로 10분 정도 오르니 양수댐이 나온다. 그런데 댐 입구 관리사무실 앞에 차단기가 내려져 있다. 직원이 나오더니 요즘은 보수공사 때문에 출입을 폐쇄하였다고 한다. 오늘은 뭔가 잘 풀리지가 않는다. 


기왕 온 김에 곰배령 길을 조금 걸을까 하고 곰배령으로 갔다. 지난번 7월에 이곳에 왔을 때는 다른 쪽에서 곰배령 길을 걸었으므로, 이번에는 진동계곡과 가까운 길로 곰배령 입구로 갔다. 지난번에 간 곳은 입구에 주차장과 관리사무소만 덩그러니 있었는데, 이 쪽에는 펜션과 음식점들이 줄지어 있다. 마을에서 운영하는 넓은 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주위를 산책하였다. 여기서 곰배령 정상까지는 왕복 4시간 거리이다. 집사람에게 어떨거냐고 물으니, 산길 4시간은 걷기 힘들다고 하여 곰배령까지의 트래킹은 그만두기로 하였다. 


대신 곰배령 입구 주위와 주변의 마을을 가볍게 산책하기로 하였다. 곰배령은 “천상의 화원”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야생화로 유명하다. 그 때문인지 이곳 마을도 야생화가 상징인 듯 하여 주민들이 인위적으로 심어 놓은 야생화들이 이쪽저쪽에 아름답게 피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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