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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은한 Nov 15. 2023

무당벌레 키워요

집으로 모여드는 무당벌레들

해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무당벌레들이 집안으로 모여든다. 원래 집에 살던 무당벌레들인지, 아니면 밖에서 들어오는 무당벌레들인지 모르겠지만 항상 이맘때가 되면 현관문 위 공간에 무당벌레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오며 가며 현관 위 무당벌레들이 잘 있나 아이들과 살펴보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먹이는 안 먹어도 되는지, 실내여도 현관 쪽은 겨울에 많이 추운데 지내기 괜찮은지 궁금했다. (보통의 하우스들과는 다르게 우리 집은 현관문과 거실 사이에 중문이 있는데 현관 쪽에는 히터를 틀어놓지 않고 지낸다.)


작년까지만 해도 '겨울잠 자러 들어오나 보다'하고 신기하게만 생각했었는데 봄이 되면 현관 곳곳에 죽은 무당벌레들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면 현관에서 지내는 것이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았다. 집안에 화분도 많은데 잎이나 흙에서 지내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싶은데 꼭 현관문 위쪽 공간에만 모여 있으니 이유가 궁금하다.


올해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어김없이 무당벌레들이 현관문 위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올해는 안방과 다른 방에서도 무당벌레들이 보였다. 물기도 하는 무당벌레라 방에서 돌아다니게 하기에는 아이들에게 좋지 않을 것 같아 겸사겸사 잡아서 키워보기로 했다. 통에 한 마리씩 넣다 보니 5마리 정도 되었다. 아주 작은 아기 무당벌레부터 아주 큰 어른 무당벌레까지 크기도 다양하다.


첫날에는 포도를 잘라 넣어주고, 다음날에는 토마토를 잘라 넣어주었다. 먹이로 어떤 것을 줘야 할지 걱정됐는데 너무 잘 먹어서 안심이 됐다.

셋째 날에는 마당에 나가 진딧물이 붙어있는 풀을 뜯어왔다. 눈에 띄게 크기가 커지는 것을 보니 잘 키우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괜히 잡아놔서 더 안 좋은 건 아닐까 걱정도 되고 그렇다.

그 이후로 무당벌레가 더 발견되어 한통에 모두 모아보니 11마리나 되었다.


통도 수시바꿔주고 애지중지 키우고 있다. 봄이 되어 날이 따뜻해지면 마당에 놓아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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