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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은한 Oct 24. 2024

캐나다의 추수감사절

Thanksgiving day

캐나다의 추수감사절을 맞이해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여 저녁을 먹었다.

2주전 월요일이 추수감사절 휴일이었고, 우리는 그 전날인 일요일 저녁에 모였다.

예전에는 우리가 다른 도시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추수감사절을 서로 챙기지 못했었다. 이동네로 이사 온 후 형님께서 초대해 주셔서 추수감사절에 모여 칠면조를 함께 먹고 있다. 형님 덕분에 칠면조 요리를 처음 먹어본 것이 4년 전이었다. 통닭과 생김새는 같으면서 크기는 엄청나게 크고, 주변에 온갖 장식이 되어있는 추수감사절을 대표하는 칠면조 요리. 늘 외국영화나 드라마에서, 아니면 인터넷에서만 봐왔던 것인데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직접 먹어보니 너무나 신기했다.  형님께서도 처음에는 칠면조요리를 해본 적이 없어 어려웠었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해마다 완벽하게 칠면조를 요리하신다. 가족들이 모두 한국사람이기 때문에 굳이 캐나다식으로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지만 아이들이 캐나다인이기 때문에 이런 경험은 꼭 필요한 것들이다. 학교에서 친구들, 선생님과의 대화에 함께 할 수 있어야 하고 앞으로 이곳에서 살아가려면 꼭 알아야 하는 것들이라고 생각된다. 형님께서도 그런 이유로 해마다 추수감사절을 챙겨주시는 것 같다. 작년에는 점심때쯤 모여 할로윈장식을 위한 호박조각도 했었는데 올해는 생략하였다.

식구가 많지만 매년 남았던 칠면조라 크지 않은 사이즈로 준비하셨다.


칠면조구는 손이 많이 간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칠면조구이는 늘 형님께서 준비해 주신다. 손질한 칠면조를 몇 시간 동안 오븐에 넣어 구우면서 중간중간 계속 신경 써서 안쪽 온도재고, 표면에 국물을 끼얹어줘야 한다. 그래야 안은 촉촉, 겉은 노릇하면서 바삭한 맛있는 칠면조요리가 된다. 칠면조요리에는 그레이비소스와 잼처럼 생긴 크렌베리 소스를 함께 곁들여먹는다. 내가 집에서 만들어온 음식들과 형님께서 하신 음식들을 세팅해 놓고 다 구워진 칠면조를 먹기 좋게 잘라내면 저녁식사가 시작된다. 사람이 많아 서로 편하게 뷔페식으로 했다. 각자가 접시에 원하는 만큼 음식을 담아 먹는다. 두 접시씩 먹기도 하며 어른도 아이도 맛있게 잘 먹었다.

이런날에 한국음식이 빠질 수 없다.


디저트는 조카가 준비했다. 베이킹을 좋아하는 조카가 펌킨파이를 만들었는데 솜씨가 정말 좋다.

펌킨파이


펌킨파이 위에는 coolwhip이란 이름의 아이스크림 같은 크림을 올려 먹었다. 처음 먹어보는 것인데 아이스크림 같이 시원 달달하며 부드러워 너도나도 두세 번씩 떠먹느라 큰 통 하나가 금세 바닥났다.

아주 맛있는 저녁식사 후 대강 치워놓고 여자들끼리 자리를 잡았다. 여름이 지나고 형님도 나도 아이들의 새로운 스케줄을 챙기느라 너무 바빠 오래 이야기 나누고 자주 만날 시간이 없었다. 그날다음날이 휴일이라 부담도 없고, 아이들도 알아서 잘 놀고 있길래 그간 못했던 이야기들을 나눴다. 내일이 지나면 다시 모두가 바빠질 것이다. 추수감사절 저녁을 위해 형님께서 너무 애쓰셨으니 다음에는 내가 집으로 초대하여 저녁식사를 대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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