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네언니 Dec 21. 2023

내게 기회가 올 것을 감각했다

책들의 부엌_김지혜

이유는 모르겠지만 내년에 나한테 기회가 많이 올 것 같아. 그러니까 마음의 준비해둬. 일해야 되니까. 체력관리 잘 하고.


11월 정도 되었을 즘인가. 불현듯 마음에서 올라오는 예감이 있었다. 2024년은 왠지 큼지막한 기회들이 쏟아질 것 같은 예감. 나는 내게 올 기회를 감각했다. 그래서 나와 함께 콘텐츠를 기획하는 분에게 말했다. 기회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체력관리 잘 해두라고.


실은 이미 기회가 오고 있는지도 몰랐다. 내년에 할 것 같았던 대규모 독서모임을 올해. 그것도 60명가량 되는 인원으로 끝냈고,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Top10에 있는 송길영 작가님의 북토크도 준비하게 됐으니까. 조그맣게 시작된 일들이 차곡차곡 스노볼링이 되어 색다르고, 설레는 기회들이 제 발로 걸어왔다. 역시나 어제도 기회가 담긴 선물 포장을 뜯어보러 다녀왔다. 미래의 창 출판사에서 온 협업 제안이다.

친구들이 학원, 학원, 학원을 전전하고 있을 때 소희는 도서관에서 닥치는 대로 글을 읽고 살았다. 그냥 뭐든지 활자로 구성된 세계가 좋았다. 소희에게는 현실 세계보다 책 속의 세상이 더욱더 생생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근래에 읽고 있는 소설 <책들의 부엌_김지혜>에서 나온 말 중 감명 깊은 말이 있었다. 소설 속 인물로 나오는 소희는 책이 좋다고 얘기한다. 내 마음을 빼다 박듯 동일한 문구였다.

'뭐든지 활자로 구성된 세계'가 좋다는 말.

나는 늘 활자로 구성된 새롭게 짜인 세상에 들어가 웃고, 울었다. 활자로 정리된 지식을 습득해 사람들에게 전달했고, 때로는 활자에 중독된 사람처럼 물고 늘어졌다. 글을 쓰는 것도, 읽는 것도 늘 애정이 담겨있었다.

이 길의 끝을 가본 적은 없지만 확신하는 것은
나는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잘 MIX 되었다는 것.


나는 사랑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우연이 겹쳤고, 이 일을 시작한 지도 7개월이 지났다. 마음속에서
올라왔던 용기들을 잽싸게 잡아채서 끌어낸 일들이 결과로 보이고 있다. 그래서일까. 좋아하는 일을 밀고 가는 나의 앞날이, 나도 기대된다.


오늘은 연말을 회고하는 독서모임이 있어 송파로 가는 날이다. 일주일 전에 발제문을 공유하고, 어제 부랴부랴 상장을 만들었다. 일 년 동안 고생한 사람들에게 작은 선물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제 미팅을 하면서도 설렜는데, 오늘 모임을 준비할 때도 설렜다. 역시나 모임을 하러 가는 길마저 설렌다. 나는 활자와 지독하게 사랑에 빠진 게 분명하다.

주변 사람들은 말한다. 어떻게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사냐고. 물론 좋아하는 일을 해내기 위해 견뎌내야 하는 일들은 있지만 나는 그 말을 믿지 않는다. 이 길의 끝을 가보지 않아서 모를 테니 그 길은 내가 걷겠노라.  그 끝을 다 걸어본 후에 담담히 결정을 내리겠다 마음을 먹었다.

그러니 기회여, 물밀듯 오라.
내게 올 기회들을 감각하고 있으니.
 내가 마침내 그 끝을 보고야 말 기회를 달라.

이전 05화 사계절을 닮은 좋아하는 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