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당신에게 불만을 토로한다면 가장 먼저 어떤 기분이 드는가? 나의 경우 일단 비난을 받는 것 같아 기분이 상하면서 나를 변호하고 싶어진다. 특히 그 불만이 부당하다는 느낌이 들면 그 사람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사정을 잘 모르시네요.”라며 상대방의 입을 닫게 하고 싶은 충동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정말 아이러니 하게도 내가 변명을 하면 할수록 상대방의 불만은 커진다.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에서 비지니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샘 혼은 '누군가에게 불평을 듣게 되면 그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생각해보라. 그리고 어쨌든 사실이라면 "그 말이 옳습니다"라는 마법의 표현을 동원하라'고 조언하며 3A 법칙을 강조하였다. 3A란 상대방의 말에 Agree (동의하기), 상황에 대해 Apologize( 사과하기), 변명하지 않고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Act(행동하기)이다.
물론 모든 상황에 대해서 3A를 적용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갑질 처럼 상대의 부당한 요구에 대해서는 무조건 사과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럴 때에도 최소한 상대가 화났다는 사실을 인정해 주는 것이 사건이 커지는 것을 막을 때가 많다. 어차피 불만을 품고 있는 사람의 귀에 내가 어떤 말로 변명을 해보아도 일만 더 커질 뿐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우선 그 상황을 종료한 후 훗날 화가 가라앉은 후 불합리한 부분에 대해 정중하게 이이를 제기하는 편이 훨씬 더 이득이 클 수 있다.
나 역시 예전에 근무하던 병원에서 내가 옳다고 생각해서 한 진료에 대해 병원 수익모델과 맞지 않다며 개선을 요구 받았을 때 분노를 참지 못하고 나 자신을 방어하는 바람에 일을 키운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억울한 마음에 병원 측의 말을 듣기 보다 내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해 증명하고 방어하는데 급급했었는데 지나고 나서 돌아보니 전혀 소용없는 짓이였다. 이미 화간 난 상대에게 내 말은 변명에 불과했기 때문에 서로 쓸데 없는 감정대립만 하여 관계를 껄끄럽게 만든것이다.
이 후 3A에 대해 알게 되어 그 때 일을 회상해 보았다. 만약 그 당시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 점에 대해서는 사과 한 후 이 후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해 서로 절충안을 찾았다면 아마 훨씬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관계를 이끌어 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 경험 이후 나는 뭔가 상대와 대립해야 할 일이 생길 때마다 3A를 떠올린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관계에서 필연적으로 생길 수 밖에 없는 갈등상황이 훨씬 매끄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