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38주 5일. 새로운 생명을 맞이하는 동시에 임신부 생활은 끝났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아기는 잘 자라고 있다. 벌써 엄마가 된 지 200일 하고도 3일이 지났다.
출산휴가만 마치고 바로 일터로 복귀한 터라 하루하루가 매일 바빴다. 아기가 잠들면 그제야 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지만, 마치 물고기가 숨 쉬러 수면 위로 잠깐 올라왔다가 바닷속으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으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시간은 얼마나 빠르게 흐르던지.. 조금만 멍 때려도 계곡물처럼 쏜살같이 흘러가는 시간을 순간순간 잡아두기 위해 끊임없이 정신을 차려야 했다.
의미 있게 보내고 싶었다. 아기가 태어남과 동시에 정리할 새도 없이 지나가버린 임신부 생활. 기록으로라도 남겨야 마음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았다. 일 말고 아기와 나를 위해 부족하고 서툴더라도 책으로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임신기간 끄적인 글들을 모은 이 에세이가 나온 배경이다.
임신은 처음이라 겪은 일들을 에세이에 다 담지는 못했다. 매주 혹은 격주나 매달 간격으로 병원에 방문한 일, 처음 초음파에서 콩알만 했던 아기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는 모습을 보고 느낀 감흥, 초음파로 뱃속에서 아기가 잠자거나 노는 모습을 관찰하며 느낀 행복한 감정, 일상 속 태동으로 아기와 함께하고 있음을 느낀 순간들, 배가 나올수록 잠자리가 불편해 뒤척인 나날들, 뱃속 아기와 함께 세 가족이 만삭사진을 찍은 날 등...
에세이에는 다루지 못한 게 돌아보니 꽤 많다. 아쉽지만 현재의 나로선 최선을 다했으니 스스로를 격려하는 마음이 더 크다. 연재를 하다가 중단이 될 수도 있었고 일주일에 하나 쓰는 일도 버거웠는데 어쨌든 매듭을 지었으니 만족한다. 이렇게 완결된 연재글을 쓰는 일 자체도 처음이라.
이번 에필로그는 마지막 글이긴 하지만 새로운 시작을 위해 운을 띄우는 글이기도 하다. 엄마라는 부모 신분으로 살아가는 현재의 이야기를 앞으로 다룰 예정이다. 보다 생생하고도 현실적인. 더욱이 육아와 일을 병행하고 있는 워킹맘으로서 도전적인 하루하루를 보내는 일상을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