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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무지 Mar 29. 2024

내가 소설을 잘 안 읽는 이유


저는 작년 한 해 300권의 책을 읽을 정도로 책을 곁에 끼고 살았습니다.

요즘에도 하루에 1권 독서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그런데 그중 소설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왜 그런지 몰랐습니다.


사실 알려고 하지도 않았어요.

'이유를 알아야 하나?', '나는 소설을 왜 안 읽지?'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이전에,

서점에 가면 매대에 읽을 책이 쏟아져 나왔거든요.

매일 교체되는 책으로 인해 변하는 서점의 모습은 웬만한 옷가게와 비교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그 이유를 알게 되었지 뭐예요.

사실 이유를 알려고 했던 것도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자연스럽게, TMI처럼 이유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예측 가능한 상황을 좋아해요.

물론 모든 인간은 본능적으로 생존하기 위해 예상이 가능한 일들을 좋아해 왔고

그래서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그러실 테지만요.

저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조금 더 그래요.


제 소개란을 보셨거나 제 구독자라면 아주 잘 아시겠지만, 저는 무직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눈앞의 일을 예측할 수 없어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전 직장이 스케줄 근무다 보니 워낙 변화무쌍한 환경 속에 있었어서 더 그런 거 같아요.


그럼 소설의 내용은 예측 불가능해서 안 읽는 거냐고요?

아뇨, 그 이전에 저는 책을 고를 때 제목을 보고 선택합니다.

누군가는 목차를 본다고 하고 누군가는 책 중 아무 내용이나 펼쳐서 읽은 후 마음에 들면 읽는다는데,

저는 제목부터 마음에 이끌리지 않으면 읽지 않는 편이에요.


그런데 소설책은 제목들이 다 예상이 안 가는 거예요.

'무슨 내용일까?' 짐작조차 되지 않는 제목들이 대다수였죠.

그래서 서평이나 독후감을 통해 추리 소설인지, 로맨스인지, 스릴러인지 등을 알게 되는 거죠.


그럼에도 제목이 제 마음에 탁- 꽂히지 않았기에 읽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런데 저는 언젠가 소설을 집필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소설책을 안 읽는 자가 소설책을 집필한다? 아주 어이를 상실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죠.


사실 저는 어릴 적 로맨스 소설을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로맨스 소설을 혼자 노트에 10장 정도 끄적인 적이 있었는데,

가족이 한 공간에 있으니 누가 볼세라 금방 찢어 버린 기억이 있네요.

아, 그렇다고 로맨스를 쓸 생각은 없어요.

연애 세포의 많고 적음은 둘째 치고서라도 간질간질 거리는 말들을 제가 잘 못하거든요.


아무튼 경영 서적만 봐도 '이 책이 부동산을 가르쳐 줄 거구나'라든지, 

'이 책은 경매 관련 내용이 담겨있구나'라는 정보가 확실하게 제목에 실려있잖아요.

자기계발서도 마찬가지죠.

제목에서 알 수 없다면 최소한 띠지나 목차에서 친절하게 어떤 내용일지 다 알려줍니다.

심리 서적도 그래요.

사실 웬만한 분야의 도서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 이 책에는 이런 내용이 있겠구나!'하며 내가 예상한 내용이 들어있는지,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른 것은 무엇이 있는지 등 치킨 뼈 발라먹듯 발굴하는 걸 좋아하는데요.

소설은 좀처럼 그럴 수가 없어서 선택하는 게 어렵습니다.

그래도 한 번 빠지면 줄기차게 소설만 읽기도 하고, 힐링 소설은 마음도 편안해지고 교훈이 남는다며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지만요.


참 별 거 아닌 이유와 내용을 줄줄이 늘어놓았네요.

원래 글이라는 게 그런 게 아니겠어요?

여러분은 제 글 왜 읽으시나요?

오늘은 한 번 곰곰이 이유를 생각해 보세요!


저는 즐거워요.

내가 소설책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그냥 제목으로 내용이 유추가 불가능해 선택하지 않았던 것뿐이라는 걸 알아서요.

나중에는 모험 심리로 전혀 예상치 못한 책을 골라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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