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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무지 Jul 07. 2024

원고와 퇴고 그리고 출간계획서에 대한 내 생각

★ 제 첫 에세이의 탄생 일화를 공개하는 브런치북이므로, 

제 저서를 매 회차마다 소개한다는 점 참고 부탁드립니다.

사람은 어떻게 태어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기도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수지, 박보검처럼 태어나면 흙수저를 달고 태어나도 연예인이 되어 많이 버는 거고,

금수저를 달고 태어나도 허튼 곳에 투자하고 탕진하면 길거리에 나앉는다.


책도 마찬가지다.

기획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책의 방향이 달라지고,

아무리 좋은 내용을 끼적일 수 있다한들 기획을 이상하게 한다면 똥글이 된다.



첫 책을 집필하는 나는 무엇을 먼저 시작했을까?

어느 정도 토대를 잡고 썼지만, 기획서를 작성할 만큼 꼼꼼히 방향을 잡고 쓰진 않았다.

내가 처음 세웠던 토대는 주제를 정하고 목차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그리고 제목 딱 세 가지였다.

이렇게 말하면 와닿기 어려울 테니 예시를 들도록 하겠다.


주제 : 나의 이십 대 직장생활 그리고 승무원

제목 : 『이십 대와 이별, 승무원과 작별

목차 구성 

part1. 항공과 입시와 항공사 취업 

part2. 훈련생 생활 

part3. 인턴 생활 

part4. 사원 생활

part5. 팬데믹

part6. 퇴사


이렇게 간단하게 뼈대를 잡고 글을 쓰고 나중에 수정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19살 입시부터 29살 퇴사할 때까지의 이야기를 수록했으니 

'이십 대의 직장생활'을 다룬다는 점에서 엇나가지 않았다.

또한 항공과 입시를 준비할 때부터 퇴사할 때까지의 이야기이니 '승무원'과 관련된 내용임에는 틀림없었다.


그런데 대충 세워놓은 토대에 살점을 다 붙이고 나니 내용을 수정하는 게 어려웠다.

퇴고야 하면 그만인 일이지만, 

내용을 틀어버리기에는 앞뒤 내용이 전부 연결되어 있어서 바꿀 수가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퇴고를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글이 막힐 때마다 앞으로 돌아가서 퇴고했다.

앞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연결해서 쓸 내용이 떠오르곤 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글의 흐름이 달라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이 되었고,

다시 새롭게 글을 보기 때문에 문맥이나 단어의 수정을 보는 일이 수월했다.


그렇게 앞을 고치고, 또 고치고, 고쳐 완벽하게 완성되어 가던 원고였다.

그래서 나-중-에- 글을 바꾸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도 손보기란 쉽지 않았다. 


이때 느꼈다.

'아, 방향을 제대로 잡고 시작했어야 했는데....'


이 방향을 제대로 잡기 위해서는 '출간기획서'를 먼저 작성하는 게 좋다.

출판사에 투고할 때는 출간기획서, 원고, 목차 등을 제출한다.

이때 출간기획서에는

- 책 소개 및 저자 소개

- 기획 의도 및 목차

- 목표 독자층 및 시장조사

- 마케팅 전략

- 일정

등을 넣는 게 일반적인데, 나는 여기에서 목차와 제목만 정한 셈이었다.

그러니 책을 다 쓰고 고민하는 게 얼마나 어려웠을까.


나처럼 모래성 쌓듯 대충 기획을 세우고 들이받는 것과 

꼼꼼히 타깃을 살피고 트렌드를 살펴 글을 쓰는 것은 천지차이였으리라.

하지만 이 또한 해보지 않으면 몰랐을 일이기에, 나를 탓하지는 않는다.

"하지마"라고 해도 직접 겪어봐야 왜 하지 말아야 하는지 아는 게 인생이듯,

책도 써보고 나니, 이렇게 해야 했었구나를 깨달았다.

물론 원고 작성에서만 이만큼 느꼈을 뿐, 앞으로의 과정에서 뼈저리게 느낀 것들이 정말 많다.


어찌 됐든 수정에 수정을 거쳐 투고한 『이십 대와 이별, 승무원과 작별』은 내 눈에 완벽한 책이었다.

역시 내 눈에만.

그래서 추후,『넘어지면 어때, 툭툭 털고 일어나면 되지』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완전히 탈바꿈했으니까.

투고 후에 책을 고치려니 초고 쓸 때보다 훨씬 힘들었다.

그러니 꼭 출간기획서 먼저!!



책을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정리하자면, 이것이다.

1. 출간기획서를 작성하고 책을 집필할 것

-> 책을 집필하고 출간기획서를 쓰는 건 순서가 바뀐 것이다.

내 책을 읽을 독자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출간기획서를 작성하는 게 먼저다.

2. 글을 쓰는 도중 막히면 퇴고할 것

-> 아무리 퇴고해도 또 퇴고할 것이 생기기 마련이니, 눈에 들어올 때마다 수정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진도가 비교적 늦어져 출간이 늦어질 수도 있다.



*아울러,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댓글로 질의해 주시길 바랍니다.

추후 Q&A 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도무지의 우당탕탕 과정을 거친 첫 에세이, 『넘어지면 어때, 툭툭 털고 일어나면 되지』구매처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3741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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