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무지 Feb 20. 2024

차가운 과일만 먹습니다.

음식편

저는 과일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싫어한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다만, 과일을 먹을 때는 반드시 조건이 있습니다.

차가워야 한다는 것이죠.


"무지야, (방에서) 나와서 과일 먹어!"

"뭔데? 차가운 과일이야?"


과일 먹으라는 엄마의 명령에 저는 되묻습니다.

어떤 과일인지 그리고 온도에 따라 복종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죠.


가끔 엄마는 그냥 먹으라며 제 입을 억지로 벌려 구겨 넣고는 했습니다만,

늘 제 표정은 구겨진 종이처럼 찡그리곤 잘근잘근 씹어 삼킵니다.


그렇다면 저는 과일만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걸까요?

아뇨. 그럼 이 글을 쓸 수도 없었겠죠.


친한 동생이 제게 질문한 적이 있습니다.

"누나, 누나는 음식 가리는 편이야? 편식해?"

"응. 나 편식해."

"그래? 누나 회 안 먹지."

"아니"

"그럼 곱창 안 먹지."

"아니"

이외 몇 가지 음식을 더 거론하면서 물었습니다. 그리고는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뭐야 편식하는 거 맞아? 다 먹는데?"


저는 장금이와 흡사한, 까다로운 미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예시를 하나 들어볼까요?


저는 가성비 브랜드 중에서 컴포즈 커피를 가장 좋아합니다.

컴포즈 커피의 우유 때문인데요,

한 번은 카페에서 라떼를 주문했는데 이전과 다른 커피맛이 나는 거예요.

그래서 전화해서 물었습니다.


"제가 방금 픽업해서 갔는데, 혹시 매장 우유 사용하신 거 맞나요?"

"네 맞는데요."

"이상하다. 분명히 이런 맛이 아닌데.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었는데 다시 회신이 왔습니다.

"다시 확인해 보니까 매장 우유가 아니에요. 우유 다 써서 다른 우유 썼어요."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왜 거짓말을 쳤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환불을 받을 속셈으로 물은 게 아닌,

확인하기 위해 물은 거기 때문에 이 일은 일단락되었지만

저는 제 입맛에 맞지 않은 우유라 커피를 다 버렸습니다.


'와... 그렇다고 커피를 버려?'라고 생각하셨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제 입맛이 그 정도로 까다롭거든요.

버리는 저라고 얼마나 아까웠겠어요?

하지만 제게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그 커피 들고 가서 환불해 달라고 하면 진상 밖에 더 되겠나 싶은 마음이었죠.


커피 얘기 나오니까 또 다른 커피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오늘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어 이 내용은 뒤로 미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는 독자분들과 취향 공유를 해보고 싶습니다.

과연 저만큼 본인의 취향을 명확하게 말씀하실 수 있는 분이 몇이나 계실까 궁금합니다.


* 음식을 선택할 때

커피 : 컴포즈 라떼, 스타벅스 바닐라 더블샷 / 더블에스프레소 크림라떼

피자 : 파파존스 존스페이버릿 (피자에 해산물 들어가는 거 싫어함)

치킨 : 노랑통닭 3종세트

햄버거 : 버거킹 콰트로치즈와퍼

떡볶이 : 엽기떡볶이 로제 착한 맛

짜장면 : 보배반점

탕수육 : 꿔바로우, 케첩맛이 되도록 나지 않는 것

케이크 : 뚜레쥬르 모카케이크

약과 : 장인한과 파지버전 의정부

파스타 : 꾸덕한 크림

야채 : 버섯

튀김 : 야채튀김

초밥 : 연어

고기 : 소

과일 : 차가운 딸기 -> 하지만 있어도 안 먹는 경우가 대다수임

쌀 : 흑밥, 현미밥, 보리밥 -> 세 개 중 어떤 거여도 좋음

빵 : 크림류 (피자빵, 바게트빵 같은 건 선호하지 않음)


* 안 먹는 음식

마라탕과 같은 중국음식

고수

만두

전 (김치전, 부추전, 배추전 예외)

생선탕 (추어탕, 해물탕, 매운탕,  같은 것들)

비린내가 조금이라도 나는 고기음식

면 (우동, 메밀)


사실 더 장황하게 적을 수도 있는데 이 정도에서 멈춰보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궁금하신 메뉴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언제든 답변드리겠습니다.

이전 01화 그래! 나 예민한 사람이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