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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한 Mar 19. 2024

황정민과 김명민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명석한 정석과 / 황정석 & 김명석

황정민과 김명민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황정민과 김명민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제목: 명석한 정석과

이름: 황정석 & 김명석 


정석과 명석이 처음 만난 건 초등학교 때였다.

그때부터 엎치락뒤치락하며 반장부반장을 돌아가며

항상 충돌하는 두 사람이었다. 


“명석아 이번엔 내 승리다. 인정해라”

“끝이라고 생각 하지마! 이번엔 네 승리지만, 아직 안 끝났으니까”


어쩌다 두 사람은 같은 중학교로 진학했고

고등학교마저 같은 고등학교로 갔다. 


그리고 역시 엎치락뒤치락하며 

전에 없을 운명의 라이벌이 됐다. 


두 사람이 힘을 합치면 되겠다고 사람들이 말했지만

그런 말들을 하는 사람들에게 큰소리 칠 뿐이었다. 


“나는 절대 양보 안 합니다. 쟤 보다 내가 낫지 않습니까!”


한치의 양보도 없는 두 사람.

그렇게 대학도 같은 대학을 갔다. 


최고 명문 초등학교,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에 이어 대학교.


“그만 쫓아다녀라!”

“네가 언제 쫓았다고? 나는 니 뒤 쫓은 적 없다. 니가 내 뒤를 쫓았던거지”


대학생 학생회에서도 두 사람은 충돌했다.

유일하게 겹치지 않는 건 이성에 대한 관점이었을까


다행히도 두 사람은 사랑으로 싸우진 않았다.

다만, 


“말도 안 된다! 이 결혼 반대!!!”


명석은 정석의 누나를,

정석은 명석의 동생을 좋아했을 뿐이다. 


정석은 아내한테 한 번도 불만을 표시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딱 한 번 왜 명석의 동생이냐고, 술주정을 한 적은 있다.


명석의 여동생이다 보니 손아래가 됐기 때문이었다.

패배한 건 아니지만 패배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두 사람의 요구한 라이벌 전통 때문이었다. 


“절대 반대!”, “무적 반대!”


양가에서 두 사람은 크게 반대를 외쳤지만

자신의 결혼식을 위해 타협하고 결국 적의 가족을 아내로 들이는 협상을 벌였다. 


두 사람은 이를 혼인늑약이라고 불렀고 양가에서 두 사람은 바보로 불렸다.

서로를 보면 으러렁 됐지만 또 아내에게 지극한 건 같아서 

집에 가서는 등 짝을 두드려 맞았다. 


두 아내는 서로의 남매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며 친해졌다. 


그렇게 어쩌다 한 가족으로까지 묶인 두 사람이었지만

여전히 사이는 좋지 않았다. 


이게 절정에 이르게 된 건 두 사람이 정치권에서 영입제의를 받았는데

그게 정석은 여당이고 명석은 야당이었다. 


처음에는 둘 다 고사했지만 지속된 영입작전이 있었기에 결국 승인한 두 사람이었는데,

하필이면 두 사람이 같은 선거지에서 만나게 된다. 


“너는 또 여기서 나타나냐”

“내가 할 소리입니다”


대한민국 정치 1번가라 불리는 종로. 

두 사람은 각 여당, 야당의 경선을 뚫고 압도적인 후보로 올라선다. 


차기 대선까지 직진코스라고 일컬어지는 종로구에서 두 사람이 충돌했다.


대학 이후에는 결혼 때문에 사이가 안 좋았고, 

그래도 그 이후에는 서로 볼일이 없었는데


누적되었다가 한 번에 터지는 느낌이었다.


명석과 정석은 가족행사에서 또 만나게 되는데

이 둘의 관계에 언론이 주목했다. 


“명석이 너는, 왜 또 하필 종로인데? 딴데 가도 됐잖아!”

“제 출마는 우리 당의 전략공천지역이었습니다. 사돈.”

“뭐 사돈? 이 자식이, 니랑 내랑. 하아. 사돈 맞지. 근데 아우 속터져라”


정석과 명석은 서로의 남매, 그리고 아내의 눈치를 보며 

가족행사에서는 최대한으로 으러렁 되지 않으려 했지만 


불과 물이 어떻게 한 자리에 있을 수 있겠는 가

어린 자식들도 작은 삼촌와 큰 삼촌의 사이가 좋지 않은 걸 눈치 챈다.


그래서 바로 아내들에게 제지 당하는 두 사람이었다.


“안 싸웠다! 안 싸웠다고!”

“안 싸웠어! 아야. 안싸웠어!!”


등짝에 불이 날 정도로 두드려 맞는 두 남자.

밖에서는 존경받는 위인들이었지만 안에서는,


아니 둘만 만나면 으르렁 됐다. 


“아니, 같은 극이면 더 이해되는데 완전 다른 두 사람이 왜케 안 좋아?”

“완전히 다르니까요. 자석은 그래도 같은 자석이라 극만 다른데, 두 사람은 완전히 다르니까요”

“그런가…”


그렇게 총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두 사람이었다.


“우리 당을 믿어 주시면! 최선을 다해 공약을 이행하겠습니다”


공약의 정석, 우리당 정석과 


“명석한 설계로 백년지계를 이어가겠습니다! 김명석을 국회로!”

“국회로!”


나라당 백년지계를 명석하게 풀어가겠다는 명석. 

두 사람은 오차범위 3%를 두고 나눠졌다. 


서로 개인사는 같은 가족이라 건들지 않았는데

이런 부분은 오히려 기자들이 파고들어서 약점을 들고 팠는데 


“그 부분은 진실이 아닙니다. 우리 싸울 땐 싸우더라도 맞는 걸로 싸워야지 거짓 갖고 싸우면 이겨도 이긴 게 아니지 않습니까” 


상대 후보를 변호해주는 상황을 보게 된 유권자들이 두 사람을 신비해했다. 

그러자 기자들은 두 사람의 남매가 서로의 부인이라는 사실을 보도하며

가족전쟁이라는 표현을 쓰게 된다. 


그래서 종로구는 어떤 총선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갖게 되는 상황에 이른다. 


“재밌는 상황이네요”

“승자는 부인이네, 이기면 오빠나 동생이 져도 동생이나 오빠가 국회의원 되는”


아무래도 사돈이라 서로를 인신공격하지 않는 총선 장, 

이런 경우로 매스컴을 타게 되니 다른 정치선에서도 서로를 비난하는 부분이 줄어든다.

아무래도 평소보다 너 네거티브를 하면 욕을 먹는 정치 선거의 상황이 연출되고 말았다.


두 당대표에게는 이 상황을 알고 있었냐고 물었을 때

두 사람이 한 선거구에서 만날지 누가 알았겠냐고

예수님이나 부처님 같은 분들이나 예언가 들은 알았을지 몰라도 

그거 알고 정치하는 사람이 어딨겠냐고. 자기 어젠다를 이끌고 정치하는 거지

그냥 저 후보가 자기 당이랑 아젠다가 맞아서 함께하는 것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신난 건 유권자들이었다. 

특히 밈이 된 건 두 후보의 부인들이었는데 

그러자 명석도, 정석도 아내에게 미안해했다. 


“여보, 오늘도 고생 많았지?’

“안 사람, 고생많았슈다”


그러나 이미 각오를 한 부분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내러티브가 적어지는 정치를 보이고 있지 않냐며 

서로의 남편에게 힘을 불어주는 아내들이었다. 


그래도 가끔 남매의 상황도 궁금하고

가서 응원도 해주고 싶은데 아무래도 그건 불가능해 보였다. 


그때 명석이 정석을 찾아왔다.


“적진에 제발로 들어왔소? 무슨 을지문덕 장군 흉내라도 내는 모양입니까?”

“나는 을지문덕 장군님 보다 계백 장군님을 더 좋아합니다. 사생결단의 의지로 멋지지 않습니까?”

“그러다 전라도 홍어소리 듣습니다”

“들으면 어떻습니까. 그딴 거 두려워 정치 못하는 거 보다 천만 배 낫습니다”

“기자들 달려듭니다. 본론만 꺼내고 쓱 가시죠”

“우리 선거 마지막날, 같이 봅시다.”

“네?”

“개표방송 같이 보시죠. 가족이잖습니까”

“아니. 그래도 우리가 서로 같은 지역구 두고 싸우는 중인데”

“애초에 가족이고, 다 같은 나라를 위해 애쓰는 거 잖습니까”

“그건 정석이 아인데”

“명석한 새로운 판이라고 하죠”

“뭐 명희가 오빠 보고 싶어하는데 그날 보라할캐요”

“좋습니다 사돈”

“사돈은, 이럴 땐 매형이나 형님 이캐야지”

“허허.”

“허, 좋습니다. 그날 뵙시다”


그렇게 개표방송을 같이 보기로 하고 두 사람은 선거를 이어 나갔다. 

본선의 시간은 14일이라는 시간이 무색할 만큼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선거 트럭이 어쩌다 만나는 순간이면

두 사람은 서로를 치켜 올려주는 이색적인 장면도 등장했다.


- 가족정치 안 좋은 건 줄 알았는데, 여기 종로는 아니네?


그런 이색적인 장면을 사람들은 좋아했다. 

그렇게 두 사람의 인지도는 어느새 전국구가 되었다. 

고작 총선에서의 지역구구 후보로 첫 선을 보이는 것이었는데


괜히 종로구가 대한민국 정치1번가로 불리는 게 아니며 

대선의 예선전이라며 불리며 지름길이라 불리는 게 아니었다. 


공약과 열정으로 후보들을 설득한 두 사람은 마침내

겸허히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는 시간이 왔다. 


선거 전날, 자정이 지나고 

6시간 후부터 선거가 시작됐다. 


오늘은 선거를 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은 미리 사전선거를 통해 투표를 완료했기 때문에 


종로구, 광화문 광장 야외에 설치된 두 캠프의 선거개표방송. 

지나가는 시민들도 합류해서 보기 시작했다. 


“어, 사돈끼리 지역구 나왔다는 명석과 정석인가?”

“야, 정석과 명석이야”

“명석한 정석과 라고 불러야 돼”


마치 연세대와 고려대의 앞뒤를 두고 싸우는 싸움처럼

여러 밈이 형성된 명석과 정석의 종로 지역구 총선이었다. 


사람들이 투표를 마치고 광화문으로 왔다.

개표방속이 대선과 다르게 한 지역구만 보여주지 않아서 


종로구 지역구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구도 보여줬으며 

그러다 보니 다른 지역구의 사람들이 함께 개표방송을 보는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진다.


“나 이렇게 개표방송을 파가 다른 사람들도 함께 보는 거 처음이야”


명석과 정석은 어쩌다 당대표를 초대하게 됐다. 

처음에는 당대표급 인사가 명석의 캠프에 와서 함께 보게 됐는데


그 모습을 본 정석의 캠프에서도 명석 캠프에서 대선급 후보가 광화문 야외로 왔다고

우리당에서도 빨리 그만한 인사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그렇게 서로 그러다 보니 어느새 유력 서울 지역구 후보들은 물론

총선에 나오지 않았지만 유력한 정치인들이 다 나와 같이 보는 장면이 연출된다. 


우리당과 나라당의 유력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인 자리가 

국회에서뿐만 아니라 광화문에서도 벌어지는 게 신기한 사람들이었다.

뒷모습만이라도 사진을 찍어 각각 SNS에 인증을 올린다. 


명석과 정석은 양 옆자리에서 아내들과 함께 시청을 한다.

어느새 종편을 비롯한 지상파 방송사들의 기자들도 광화문에 도착한다. 


거리응원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광화문에서 집회가 있는 것도 아닌데 

1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운집하여 개표방송을 보면서 


같은 당이 아니어도 당선이 확정되면 축하해주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이때 정석은 명석에게 살포시 귓속 말한다. 

이 장면이 기자들에게 찍혀 언론에 올라가지만 궁금함을 참을 수 없었다. 


“아니 이렇게 될 거 알았습니까?”

“알긴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냥 크게 보고싶어서 그랬지...”


대형 화면 스크린, 

마치 이 장면을 미리 알고 준비한 모양처럼 느껴졌다. 


마침내 두 사람의 표도 결말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두 사람의 결과가 어떻게 되든 


1전 1승이 되고 1전 1패가 될 것이다.

두 사람의 유구한 역사가 이제 시작되는 것뿐이었다. 


나중에는 서로의 자식이 물러 받아 계승되는 싸움일 테니까. 

그런 운명의 정석과 명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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