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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수석 Nov 06. 2024

첫 번째 해고를 교훈 삼아 입사하자마자 퇴사준비

미국회사 직급체계

우여곡절 끝에 외국계회사로 입시하게 되었다.

이곳은 두 번째 다니던 회사에서 사업부가 쪼개져서 이 회사에 합병된 상태라

업무는 예전에 하던 업무와 비슷했다.


한국에 내가 맡은 업무를 할 수 있는 Engineer가 유일했기에 업무역량을 펼치기엔

더없이 좋은 환경이었다.


하지만 마음속 불안도 함께 존재했다.

언제 한국 부서를 없앨지 모르는 불안감.

또다시 정리해고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그것이었다.


첫 번째 정리해고를 당한 것에 대한 교훈으로

이번에는 회사를 다니면서 면접을 보고

좋은 조건의 회사가 나타나면 이직하기로 애초에 마음먹었다.


첫 번째 해고당한 후 이직 하는 과정을 겪어 봤기 때문에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있었다.

역시 버릴 경험은 하나도 없다.

해고당했던 경험이 쓸모가 있다니!


우선 현재 회사의 업무는 최선을 다해서 임기로 했다.

레퍼런스의 중요성을 깨달아서였을지도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익숙한, 그리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꽤나 성취감이 있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한국지사에 내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그전에는 대만 Engineer가 한국 비즈니스를 담당했었다.


외국계 회사를 다니다 보면 본사 직원과 협업할 일이 많이 생긴다.


내 업무역할은 Engineer였기 때문에 이에 국한돼서 이야기하겠다.


본사 Engineer는 한국 Customer의 요청에 대해 잘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 Field application Engineer나 sales 혹은 마케팅 인력을 통해서 의사소통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될 경우 문제가 비전공 인력이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때문에

고객의 정확한 니즈를 본사에 전달할 수가 없어서 고객 만족도가 떨어지게 된다.


이럴 때 나 같은 전문인력이 의사소통을 하고 과제를 끌고 간다면

본사 엔지니어가 고객의 요구를 제대로 파악해서 정확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외국계 회사에서 인정받는 대다수의 인력은 본사와의 협업능력이 좋은 사람이다.


내가 입사하기 전에 답답함을 토로하던 대만 엔지니어들과의 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내가 하는 모든 일이 성과가 되었다.


한국에 없던 시스템을 만들고 본사에서 장비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서

장비투자받고, 꽤나 열정적으로 일하던 시기였다.


마음 한편에는 언제 똑같은 일을 당할지 모르는 불안감이 항상 존재했지만

한편으로는 업무를 즐기고 있었 것이다.


바쁘게 업무를 하는 와중에도 면접기회가 있으면 부지런히 보러 다녔다.

앞서도 말했다시피 면접도 경험이 중요하다.


면접 횟수가 거듭될수록 답변에 여유가 생기고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캐치할 수 있어서

면접과정이 흡사 협의하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



한 예로


나스닥에 상장된 미국회사의 한국 지사면접을 본 일이 있었다.

한국에 지사장 한 명과 엔지니어 한 명이 있었는데

지사장이 본인을 대신할 기술 영업사원을 채용하려 헤드헌터에게 의뢰를 다.


이 헤드헌터와는 예전에 포지션 의뢰받았던 인연이 있었다.

그때는 포지션이 맞지 않아 정중히 거절했었는데,

나에게 맞는 포지션이라 생각해서 나를 추천한 것이다.


줄 수 있는 연봉 한계 때문에 나보다 연차가 낮은 직원을 채용하려 했으나

나와 면접을 보고 난 후 나를 꼭 채용하려고 했다.

연차가 있어서 고객들과 업무협의 시 장점이 된다는 판단에서였다고 한다.


연봉의 문제가 있는데 한국 지사장이 미국 본사 출장 다녀온 후

내 연봉 상한선을 높여왔다.


미국 출장 후 회사 근처 스타벅스에서 만났는데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내가 이직제안을 거절했다.

당황스러워하던 표정이 아직도 선하게 기억난다.


업무는 업무대로 열심히 하면서 계속 면접을 보러 다니는 와중에

전 직장에서 같이 근무하던 직원에게 연락이 왔다.


"여기 사람 뽑는데 지원해 보시겠어요?"


내가 평소 가고 싶어 했던 국내 대기업이었다.

조직을 키우려고 하다 보니 경력사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면만 있을 뿐 친분이 없던 직원이었다.

평소 업무하는 모습을 눈여겨보고 있다가 자리가 생겼을 때 연락을 해온 것이다.


이처럼 친분이 없는 상대에게서 입사제안이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2018년 8월에 이력서를 내고 아무 연락이 없어서

그냥 치나 가나 보다 했다.


그런데 다음 해 1월에 급하게 연락을 받고

실무전화 면접, 임원 대면 면접, 인사 대면 면접을 진행했다.


3월경에 최종면접을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서 어떻게 이야기할까 고민하던 찰나에

갑자기 본사 매니저에게 연락이 왔다.


   "축하해, 너 진급했어."




Side Note


미국회사의 경우 경력관리 단계가 관리자(Manager)와 Engineer로 나누어 갈 수 있다.

즉 본인이 관리자 path를 탈지 Engineer path를 탈지 결정할 수 있다.


나이에 따라 관리자로 가야 하는 우리나라 기업들과 차이가 있는데,

업무를 진행하거나 개인의 경력을 위해서는 미국식으로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된다,


엔지니어 성향임에도 관리자가 되어 스트레스받는 경우도 많고

관리자 성향임에도 엔지니어를 했을 때 스트레스와 업무효율성이 달라진다.


그래서 미국회사의 경우 30대 Manager와 50~60대 엔지니어를 자주 볼 수 있다.

각자의 업무에 따라 일을 하면 되기 때문에 효율도 좋아진다.


우리나라 엔지니어들은  나이가 들면 조직의 관리자가 되기를 강요받는다.

관리자로 가는 경쟁에서 멀어지게 되면 자연스레 현장 업무에서 배제된다.

그동안 쌓은 경력을 버리는 순간이다.

이는 조직과 개인에게 모두 손해라고 본다.


그래서 진급체계도 다르다


Associate - Manager -Senoir Manager - Director -Senior Director - VP - EVP - CEO


Engineer - Senior Engineer - Staff Engineer - Senior Staff Engineer - Principal Engineer -Senior Principal Engineer - Master - Distinguiahed Engineer - Fellow


한국은


사원 - 대리 - 과장 - 차장 - 부장 - 상무- 전무 - 부사장 - 사장

연구원 - 선임(책임) 연구원 - 수석연구원


딱 봐도 한국의 직급체계가 간단하지 않은가?

그만큼 진급의 기회가 없다는 것이고, 연봉오를 기회가 별로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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