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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수석 Nov 06. 2024

드디어 원하는 회사에서 연락이 오다.

입사 3주 만에 도망치듯 다시 퇴사를 했다.


C사의 최종 오퍼를 기다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최종입사 오퍼를 받아야 입사 확정되었다고 봐야 다.


간혹 최종 오퍼를 받기 전에 다니는 회사에 퇴사 의사를 밝히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하면 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최종오퍼에 사인을 하기 전에 무슨 일이 발생할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입사하려고 했던 이직하려고 하는 회사의 사정이 갑자기 안 좋아져서

채용을 전면 취소할 수도 다.

 이러한 경우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실제로 전에 다니던(첫 번째 해고당했던 그 회사) 회사에서 채용을 하고

최종면접까지 합격한 지원자가 있었다.

입사할 것을 예상해서 자리까지 만들어 줬는데 갑자기 채용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불확실성으로 인해 Req.(렉)이 닫혀버린 것이.

미국 회사에서 사용하는 "렉" (req)은 *"requisition"*의 약자이다.
원래는 물자나 자원을 요청하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지만,
인사 채용 과정에서는 특정 포지션이나 역할에 대해 공식적으로 인원을 충원하기 위한 요청서를 의미한다.
보통 인사팀이나 채용 담당자가 해당 직책에 대해 승인을 받고 나면, "채용 렉을 열었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 지원자는 입사할 줄 알고 준비하고 있었을 텐데

최종오퍼레터가 나가지 않아 다니던 회사에 그냥 계속 출근했을 것이다.

부디 먼저 퇴사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으면 좋았를 바란다.


이런 상황을 다 알고 있던 내가 최종 오퍼레터를 받기 전에 퇴사를 해버린 것이다.


3주 만에 퇴사한 사실을 가족에게 이야기하지 못했다.

갈 곳이 확정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걱정만 안겨주기 싫었었던 모양이다.


금요일에 퇴사절차 마무리하고

월요일에 출근한다고 집을 나서니 막상 갈 데가 없었다.

날씨는 한없이 좋고 갈 데는 없고.

행여나 아는 사람 만날까 싶어서 방황하다가

 일단 집 근처에서 벗어나기로 하고 무작정 전철역으로 갔다.


 전철역에서 노선표를 보는데 왜 그랬는지 청계산 입구역이 눈에 들어왔다.

그 길로 청계산 입구역으로 가서 터벅터벅 청계산을 올랐던 기억이 난다.


날씨는 한없이 좋은데 구두 신고 산에 오르는 사연 많아 보이는 백수.

딱 이 모습이었다.


지난번 해고 당했을 때는 겨울었기 때문에 밖 마냥 춥게만 느껴졌었는데

그나마 날 따뜻한 봄지만 더 서럽게 느껴졌다.


90년대 가수 Ref의 노래가사가 떠오른다.

"햇빛 눈이 부신 날에 이별해 봤니?
비오는 날보다 더 슬퍼"


산에 내려오면서 그전에 합격하고 가지 않았던 L사에 전화를 걸어봤다.



"안녕하세요. 지난번 입사 지원하고 최종 합격했던 민수석인데요,

혹시 채용 관련해서 취소 결정이 났을까요?

"네. 민수석님이 건강검진을 받지 않으셔서 입사의사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내부회의를 통해 합격취소 처리했습니다."



이때 또 한 가지를 깨달았다.

앞일은 어찌 될지 모르니 발은 걸쳐놔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당연히 A사를 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L사의 입사 전 건강검진을 받지 않았다.


그렇게 일주일을 산에 올랐던 것 같다.

아침에 산에 갔다가 내려와서 근처 도서관 가서 점심 먹고 지원할 곳 없나 방황하다

집에 들어가는 생활이 이어졌다.


마음의 여유가 없고

C사의 연락만을 기다려야 했다.


외국계 회사의 경우 내부 프로세스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결제자가 바쁘거나 장기간 출장으로 결제가 안 되는 경우도 있고

내부 사정으로 홀딩되는 경우도 있

여러 가지 변수들이 많이 발생해서 최종 오퍼레터 받을 때까지 안심할 수 없다.


최종면접자로 올라갔던 사람이 나 이외에 한 명이 더 있었다.

에 다니던 회사에 나를 추천해서 같이 근무했던 분인데

오죽 연락이 없었으면 그분한테 전화해서 이랬을까.


"부장님, 혹시 C사에서 연락받으셨어요?"

"아니, 민수석은?"

"저도 못 받았는데, 받으면 서로 연락해 주기로 해요."


최종면접 경쟁자에게 전화해서 진행상황을 물어보는 상황이 아이러니했다.


입사 후 알게 된 사실인데

그 부장님과 나 두명중 선택할 때 주변 레퍼런스 체크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같은 계열의 회사에서 근무 한 사람들은 한 다리 건너기만 해도 다 아는 사이라

같은 업계로 이직하려면 레퍼런스(평판) 좋아야 한다. 

특히 같이 일해야 하는 사람들의 평판이 굉장히 중요하다.

면접과정에서 레퍼런스 체크는 꼭 하게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전 직장 동료나 상사의 연락처를 적으라 해서 직접 체크하는 경우도 있다.


이 부장님의 업무스타일은 본인 것만 챙기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던 신경을 안 쓰는 스타일이었다.

나는 두루두루 살펴보는 스타일이라 레퍼런스체크에서 19;1 정도의 스코어 차이가 났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같은 계통으로 이직하려면 레퍼란스가 중요하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려 억지로 행동할 필요는 없다.


내가 하는 일에 확실한 전문성을 가지고

다른 사람과 협업할 때 전문성을 바탕으로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임하면 된다.



산에 오른 지 일주일 정도 되었을 때

중국 국제 전화로 전화가 왔다.

채용 매니저에게 걸려온 것이었다.


'Congratulation!!"


한국 지사 인사과 담당자가 연락할 거란 말과 함께.

드디어 최종 오퍼 레터를 받은 것이다!



Side Note

 

이직할 경우 연봉 협상 팁

연봉 협상 시 되도록이면 현재 받고 있는 연봉보다 20% 정도 높게 부르길 추천한다.

그리고 줄지 안 줄지 모르는 보너스를 본 연봉에 포함시키면 그 금액은 제외하고 생각하자.

인사과에서는 마치 100%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보너스는 나에게 보장된 금액이 아니다.

입사 첫해에는 인사고과 평가대상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의 연봉인상분이 기회비용 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직급은 낮춰가는 것을 추천한다.

경험상 이직 후 2 -3년 후에 진급하는 것이 연봉 인상률이 크다.

연봉 이외의 복지나 업무가 만족할 것 같으면 부르는 대로 사인해도 되지만

미국회사의 경우 사람을 또다시 뽑으려면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에 처음 제시한 금액보다 높여줄 여지가 크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주식으로 주는 경우도 더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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