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where my love
갑자기 울컥,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가 흐르는 영화의 장면들이 내 머릿속에서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오늘은 목요일 합창 연습이 있는 날이다.
새로운 악보를 받았다. 영화 OST 악보이다. 5월에 있을 정기연주회 때 부를 곡이다.
반주를 듣는 순간 익숙한 멜로디에 가슴이 찡.
오늘 받은 악보는
로미오와 줄리엣(A time for us)
러브 스토리(Love story)
닥터지바고(Somewhere my love)
나 가거든 (If I leave)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My own true love)
하나같이 아름답고 애틋하지만 이루지 못한 안타까운 사랑이야기 아닌가,
먼저 닥터지바고의 '라라의 테마' Somewhere my love를 배운다. 노래를 부르며 가슴이 말랑말랑, 울컥 감정이 올라온다. 러시아 혁명과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서로 엇갈린 지바고와 라라의 고달픈 삶과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광활한 시베리아의 눈밭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전쟁은 인간을 얼마나 참혹하게 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지 보여준다. 그러나 전쟁의 무자비 속에서도 아름다운 사랑을 꽃피울 수 있는 인간은 얼마나 위대한가, 사랑이 있으면 그 참혹함도 괴로움도 견딜 수 있다. 이념보다 자유로운 삶과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일깨워준다.
노래 부르는 내내 우리가 지금 얼나마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고 있는지에 대한 감사함에 또 코끝이 찡해온다.
음악은 우리의 마음을 이렇게 감사로 이끈다. 예술은 우리의 삶의 궁극의 목표라고 하는 말에 다시 한번 공감한다.
Somewhere my love의 감미로운 멜로디에 우리말 가사로 노래를 부르니 주인공들의 안타까운 마음이 절절히 다가온다.
"어디선가
사랑의 노래가 들려오네 눈 덮인 들녘에
어디선가
봄 푸른 언덕에 기다리네 외로운 그대를
언제 쌓인 눈 녹아서 다시 만날 수가 있을까
저녁해는 쓸쓸히 지는데 그립구나 보고픈 그대여
그대 모습 언제나 만나리 나의 사랑 눈물만 흐르네"
지금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구촌 곳곳에서 내전이 일어나고 있고, 북한에서는 연일 마사일을 발사하며 우리를 위협하고, 역사적으로도 전쟁이 끊일 날 이 없었으니 인간은 똑똑한 척 하지만 욕심에 눈이 멀면 어리석은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서로 이기려는 상극(相克)의 마음 보다 서로 살 수 있는 상생(相生)의 마음을 택하기가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지도자의 마음하나 바꾸면 간단할 텐데.
'화목화평심(和睦和平心) 만물지영장(萬物之靈長)'이란 말씀이 있다.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 일컫는 이치는 영장류 중에 머리가 똑똑해서가 아니고 화목화평심(和睦和平心)을 가질 수 있어서라고 배웠다.(自性反省 聖德明心 道德經)
인류 모두가 화목한 마음으로 예술을 통해 항상 새롭고 가치 있는 삶을 창조하며 도덕적으로 올바르게 사는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