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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정애 Jun 04. 2024

예술의 힘

예술은 우리를 한 차원 높은 세계로 이끈다.

평소보다 정성 들여 화장을 하고 리허설 시간에 맞춰 포은 아트홀에 도착했다.

오늘은 내가 속해있는 '용인 더플러스 여성 합창단'의 정기 연주회가 있는 날이다. 

속속 들어서는 회원들도 오늘은 더욱 어여쁘다. 서로 화장도 고쳐주고 파트별 연습도 하고 합동 리허설을 하며 서로 더욱 돈독해진 우정을 느낀다.  

드디어 무대에 오를 시간이다. 설렘과 긴장감이 교차한다. 같은 꿈을 가진 이들과 함께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미 벅찬 감동이다. 

이번 연주회의 큰 타이틀은 '위대한 대한민국! 하나 되는 대한민국!'이다.


오프닝 곡은 '나팔수의 휴일(Bugler's Holiday)'로 미국의 유명 작곡가이자 트럼펫 연주자인 '르로이 앤더슨'이 1954년에 작곡한 경쾌하고 활기찬 곡이다. 이 곡은 군악대의 나팔수를 모티브로 만든 트럼펫 3중주와 관현악을 위한 작품이지만 합창곡으로도 편곡되었다. 합창에서는 각 성부가 트럼펫 파트의 멜로디를 나누어 부르게 된다. 군악대의 트럼프 연주자들이 매일 틀에 박힌 연주만 하다가 휴일에 마음껏 그들의 음악을 즐기는 기분을 합창으로 표현해 내야 한다. 빠른 템포와 복잡한 리듬을 연습할 때마다 지휘자의 예민한 귀에 감탄하며 어렵게 연습했다. 이제 즐기기만 하면 된다는 지휘자의 말씀을 기억하며 무대에 오른다. 합창은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다하면서도 다른 사람들과 하모니를 이루어야 한다. 원곡의 빠르고 활기찬 리듬에 마음을 싣고 하모니에 집중한다.


1부 공연의 주제는 '기다림'으로 '첫눈 오는 날 만나자' '그대 창 밖에서' '우리 사랑 영원하리라'를 불렀다. 가사와 멜로디에 집중하며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던 어릴 적 나와 조우하며 그리운 사람들을 떠 올린다. 가슴 뭉클하다.


2부의 주제는 '사랑'으로 영화 음악의 영원한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A time for us), 러브 스토리, 닥터지바고의 라라의 테마(Somewhere my love)를 불렀다. 우리가 노래하는 동안 배경화면으로 영화의 주요 장면들이 방영되어 청중들을 아름다운 청춘 시절로 데려가기에 충분했다. 노래를 부르는 나도 순간순간 가슴이 찌~~~ 잉, 아름다운 영화의 감동을 주체하기 어려웠다. 역시 예술은 우리를 한 차원 높은 세계로 이끈다.


3부는 연합합창으로 지휘자님이 이끄는 4개의 합창단이 모여 '위대한 대한민국,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7080 메들리와 '코리아 환상곡'을 불렀다. 130여 명의 혼성 합창은 1200석의 아트홀을 감동의 물결로 파도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특히 마지막 곡 '코리아 환상곡'의 힘찬 선율은 우리의 가슴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던 애국심을 일깨웠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움과 강인함이 담긴 노래를 부르며 이번 연주회의 주제인 '위대한 대한민국! 하나 되는 대한민국!'임을 확신하며 우리 모두는 같은 꿈을 꾸고, 같은 희망을 품고 있음을 느낀다. 오케스트라를 방불케 하는 네 분(피아노 1.2. 일렉트론, 퍼커션)의 반주자들의 화려한 선율과 함께 우리의 목소리는 더욱 힘차게 울려 퍼졌고 그 순간은 관중을 포함한 우리 모두가 한 마음으로 우리나라를 사랑하고 있음을 실감했다. 

오늘의 공연은 단순한 합창이 아니라, 우리가 한마음 한뜻으로 함께할 수 있는 힘을 보여준 순간이었다. 그 감동과 자부심은 영원히 내 마음속에 남아, 앞으로도 나의 삶 속에서 나를 이끌어 줄 것이다. 우리의 사랑과 열정을 다시 한번 확인한 오늘의 공연은, 우리 모두에게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무대에서 내려와 축하해 주러 기꺼운 발걸음을 해준 가족 친지들과 만난다. 아구 동성으로 '너무 좋았고 너무 감동적이었다'는 말과 함께 전해주는 꽃다발을 받으며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 그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선사할 수 있었다는 마음에 가슴이 뿌듯했다.

이제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오늘의 감동은 나의 마음속 깊이 새겨져 있을 것이다. 음악은 나에게 있어 단순한 취미를 넘어, 인생의 큰 기쁨과 의미를 주는 소중한 부분이 되었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 노래 부르고, 피아노 치며 나의 음악의 지평을 넓혀 나가고 싶다. 앎의 지평이 넓어질수록  나의 노년은 더욱 풍요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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