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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글맹글 Feb 28. 2021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그들의 삶

에필로그

며칠 전 꿈에 우리가 나타났다. 항상 내가 집에 돌아가면 두리는 짖을지언정 우리는 항상 나를 먼저 알아봐 주고 반겨주었는데 꿈에서는 두리 옆에 앉은 우리가 나를 멀뚱이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누구지?”라는 표정으로 바라만 보다 나에게 조심히 다가와 내 손 냄새를 맡고는 그제야 나라는 것을 알아채고 나에게 달려들었던 우리. 꿈속에서나마 우리를 꼬옥 끌어안다 두리도 곁에 와 그 둘을 그렇게 가만히 끌어안은 채 한참을 나는 그대로 있었다. 그 느낌이 잠에서 깨어난 후에도 잊히지가 않아 한동안 멍하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와 두리가 아주 많이, 사무치게 보고 싶은가 보다. 그 와중에 까망이는 나를 보면 어떻게 반응할지가 궁금해졌다. 내가 한국을 가기 전까지 까망이가 우리 집에서 함께 계속 지내게 될지도 아직 확실히 정해지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까망이의 반응이 엄청 궁금해졌다.


강아지들은 주인을 하염없이 그 맑은 눈으로 찬찬히 바라보기도 하지만, 주인에게 등을 보이며 주인이 바라보는 같은 곳을 보기도 한다. 둘 다 사랑한다, 내가 지켜주겠다, 라는 뜻이라는데 어떤 모습을 담아내어도 내 마음은 어느새 녹아버리고 만다. 그런 그들과 함께 살고 있는 반려 가족이 많이 늘어났고, 강아지에 대한 정보도 예전에 비해 쉽게 구할 수 있고 많이 알려져 있지만, 아직까지 강아지의 임신과 출산, 그리고 분양될 때까지의 일련의 모습들을 알 수 있는 공간은 제약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아지가 어떻게 태어나는지, 처음 분양을 받아 우리의 곁으로 오기까지 어떤 모습으로 얼마나 열심히 자랐는지, 얼마나 살뜰히 엄마 강아지의 사랑을 받았는지를 알면 좀 더 소중하고 특별하게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 받아주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나아가 진돗개처럼 삽살개도 한국 토종견으로서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도 이 글에는 포함되어 있다. 특히, 청삽살개와 황삽살개만 표시되어 있는 인터넷 글들이 있는데 백삽살개도 있다는 것 또한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었다. 신기하게도 우리와 두리 가족은 백, 황, 청삽살개 모두가 있었기에 다양한 색을 가진 삽살개의 모습을 한 곳에서 보일 수 있어서 기뻤다.


삽사리 가족의 일상을 매일 아빠와의 전화로, 아빠와 동생이 보내주는 사진과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전달받아 작성한 글이어서 미흡하고 빠진 부분들이 있을 수 있지만 글을 쓰면서 나도 그들과 함께 삽사리 가족의 한 참여자가 될 수 있어 즐거웠다. 지금도 매일같이 산책이 끝나갈 무렵이면 아빠는 화상통화를 걸어 우리와 두리, 그리고 까망이를 보여주며 인사를 건넬 수 있게 도와주신다. 여전히 우리는 나의 목소리가 들리면 꼬리를 흔들면서도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나를 찾느라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는데 그 모습을  볼 때마다 미안하고 보고 싶어 눈물이 난다. 두리는 나의 목소리에 관심이 없고, 까망이는 모든 게 신이 나는지 아니면 나의 목소리에 더 신이 난 건지 아빠 근처에서 꼬리를 힘차게 흔들며 아빠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다닌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심란하다가도 곧 평온함이 찾아온다. 그래서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도 나와 같은 마음의 평온함이 잠시나마 찾아왔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옅은 미소가 함께 하였으면 좋겠다.


끝으로 앞으로의 삶이 더 찬란할 삽사리 가족, 우리와 두리, 꽃잎이, 보리, 그리고 까망이, 나아가 모든 강아지들의 삶에 사랑만이 가득하길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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