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ny Rollins-Plus 4
Artist : Sonny Rollins
Title : Plus 4
Record Date : March 22, 1956
Release Date : 1956
Label : Prestige
Personnel
Tenor Saxophone : Sonny Rollins
Trumpet : Clifford Brown
Piano : Richie Powell
Bass : George Morrow
Drum : Max Roach
Track Listing
1. Valse Hot
'Pent-Up House'와 함께 앨범에 수록된 소니 롤린스의 두 곡 중 하나. 질문처럼 느껴지는 인트로가 끝나면 낭만적인 멜로디가 시작되는데 당시에 흔치 않은 3/4 박을 사용하여 흔들거리는 그루브를 한층 더 짙게 만들었다. 인트로는 각 연주자의 즉흥 연주가 끝날 때마다 일종의 사인처럼 사용되며 멜로디 못지않은 강렬함을 선사한다.
즉흥연주의 첫 순서를 맡은 소니 롤린스는 주제에 천착한 모티브를 사용하여 물 흐르는 듯한 변화를 들려주는데, 프레이즈의 종료 후에 언제나 첫 멜로디로 되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제한 없이 펼쳐지듯, 이전의 멜로디가 이후에 등장하는 새로운 멜로디의 모티브가 된다. 이는 그의 연주가 비밥 언어에 뿌리를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직보다 수평에 가까운 이미지를 보여주는 이유가 된다.
맥스 로치는 3/4박자에서 스네어를 가지고 셋잇단음표의 컴핑과 솔로를 모티브로 활용하여 드럼 연주가 어떤 방식으로 멜로디를 들려줄 수 있는지를 가르쳐주며, 베이시스트 조지 모로우는 4분 음표의 일관적 사용 대신 다양한 리듬 밸류를 사용하여 자칫하면 지루하고 뻔해질 수 있는 그루브에 다채로움을 더한다.
2. Kiss and Run
소니의 건조한 톤은 거친 면을 만지는 것처럼 빽빽한 질감을 불러일으킨다. 거친 만큼 소리에서 느껴지는 촉감은 강렬해지고 지나간 곳에 흔적이 명료하게 남는다. 이 곡의 즉흥연주에서도 소니는 구성적이며 매끄러운 비밥 언어를 사용하여 전형적인 스탠더드 진행에서 정석적인 멜로디들을 남긴다. 이어지는 클리포드 브라운의 즉흥 연주는 소니의 것에 비해 보다 직선적인 운동감을 들려준다.
이 앨범을 통틀어 돋보이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맥스 로치의 템포 유지 능력이다. 업템포에 해당하는 본 곡과 그보다 더 빠르게 연주되는 3번 트랙 'I Feel a Song Coming On'에서도 그는 하이햇과 라이드 심벌을 통해 정확한 오프 비트 카운트를 유지하는데, 비단 이 앨범뿐만이 아니라 그가 참여한 거의 모든 세션에서 드러나는 미덕이기도 하다.
버드 파웰의 형제이기도 한 피아니스트 리치 파웰은 보다 서정적인 톤으로 멜로디컬한 연주를 들려주는데, 그가 좀 더 오래 살았더라면-이것은 클리포드 브라운 역시 마찬가지겠지만. 리치와 클리포드는 같은 차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로 동시에 유명을 달리했다-분명한 족적을 남겼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할 만큼 본인의 개성을 확실히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3. I Feel a Song Coming On
내가 이 앨범의 레코딩 환경과 제작 당시의 상황, 앙상블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된 곡이다. 수록된 5곡 중 제일 빠른 템포이긴 하지만, 테마 연주에서 시종일관 삐끗하는 합과 역할 분담이 확실히 나누어진 것으로 보기 힘든 순서들이 상당히 의아함을 갖게 만들었다. 거기에 리치 파웰은 이 정도의 업템포에서 본인의 연주를 제대로 해내기 힘든 기량을 갖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하고, 클리포드 브라운은 정확한 노트를 연주하는 빈도가 예의 그에 비해 상당히 떨어진다. 즉흥 연주 이후의 트레이드 파트에서도 앙상블의 퀄리티가 아쉬우며 드럼의 솔로로 끝내는 엔딩 역시 급조한 느낌이 난다.
사실 이 곡뿐만 아니라 몇몇 곡에서도 누가 언제 연주했다가 쉬어야 하는지 모르는 듯한 느낌을 주는 부분들이 상당한데, 연주자 개개인의 기량은 의심할 바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는 사실이 몹시 아쉽고 애석할 뿐이다.
4. Count Your Blessings
꽤 빨랐던 이전의 곡에 비해서 리치의 톤은 훨씬 더 정리되었으며 본인에게 주어진 서브 멜로디를 연주함에 있어서도 안정감을 보여준다. 연주자 개개인의 즉흥연주가 짧아서 곡의 러닝 타임 자체도 2분 30초 정도로 길지 않은데, 이전의 혼란을 정돈하는 연습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소니의 테마 연주는 훌륭하다.
5. Pent-Up House
색소폰과 트럼펫이 유니즌으로 멜로디를 연주하고, 이어지는 즉흥연주는 트럼펫이 첫 주자다. 클리포드는 살짝 뒤로 밀리는 듯한 느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스트레이트에 가까운 8분 음표를 끊어서 연주한다. 이것이 듣는 이에게 경쾌함과 산뜻한 가벼움을 주며, 그 이후에 이어지는 고음역대에서의 시원한 블로잉과 쾌감을 준비하는 과정이 된다. 다만 여기서도 베이스의 볼륨이 갑자기 작아지다 커지는 문제가 들리는데 이것이 무엇 때문인지 알 수가 없다. 사소한 문제들이 좋은 연주를 방해한다는 사실이 다소 불쾌하기까지 할 정도다.
소니는 클리포드의 즉흥연주에서 마지막 부분을 자신의 모티브로 삼아서 자신의 솔로를 시작하는데 기존의 곡들에서 보여주었던 밀도 있는 비밥 언어로 전체를 채우는 대신 공간을 넓게 활용하는 센스를 보여준다. 아래에 그의 즉흥연주 영상 링크를 첨부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GkcBZPJi2dw
맥스 로치는 리치 파웰의 연주에서 라이드 심벌의 윗부분을 활용하여 피치를 달리함으로써 피아니스트의 솔로가 이전의 즉흥연주와는 다른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