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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zzyhyun Sep 05. 2022

파란창고에서 재즈 듣기-33마디

Grant Green - Matador


Artist - Grant Gr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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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 Mata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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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 Date : May 20, 1964

​​

Release Date : 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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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bel : Blue Note


​​​

Personnel

Grant Green - Guitar​


McCoy Tyner - Piano

Bob Cranshaw - Bass


​Elvin Jones - D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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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ing​​


1. Matador


 'Grant Green'이라는 이름에는 대개 'Idle Moments'라는 그의 대표작이 따라붙는다. 그 앨범에서 드러난 그의 긴 즉흥연주는 어떤 이들에겐 영감의 지긋한 발현으로 어떤 이들에겐 축 늘어지는 지루함으로 전혀 반대의 반응을 가져온다. 본 앨범 'Matador'도 'Idle Moments' 만큼은 아니지만 긴 즉흥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타이틀곡뿐만 아니라 수록곡 전체가 그런 편인데 이 때문인지 5개의 트랙 수에도 불구하고 51분의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으며 그린뿐만 아니라 맥코이 타이너 또한 일반적인 사이들 맨의 즉흥연주라기엔 상대적으로 긴 연주를 펼친다. 다행인 점은 이러한 즉흥연주의 질이 훌륭하다는 것. '양'과 '질' 모두를 챙긴 셈인데, 특별한 내용 없이 공간을 채워야 한다는 강박과 연주를 해야만 한다는


압박으로 강제적 추출을 당하는 일과는 거리가 멀다. 그린의 연주는 타이틀곡이자 1번 트랙인 'Matador' 에서부터 깔끔하고 단정한 기타 톤으로 명쾌한 하드밥 언어를 선보이며 출발한다. 아래에 그의 긴 즉흥연주 영상과 채보 파일을 첨부한다.



https://youtu.be/nTxm1bk4lz8




2. My Favorite Things


 그랜트 그린은 평소 찰리 크리스천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번 앨범은 그런 특성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예들을 가지고 있다. 가볍고 통통 튀지만 단정함을 잃지 않는 톤과 같은 음을 반복해서 연주할 때 드러나는 피킹 사운드, 하드밥 연주자지만 어딘가 스윙 시대의 단순하고 멜로디컬한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짧고 명확한 라인들이 그렇다. 2번 트랙 'My Favorite Things'가 묘한 분위기를 가져오는 것은 이런 특징을 지닌 그린의 연주에 맥코이 타이너와 엘빈 존스가 포스트 밥의 흐름을 끌어와 합류시키기 때문이다. 마치 두 개의 해류가 만나는 곳에서 큰 소용돌이가 생기고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듯이, 이 앨범은 하드밥과 포스트 밥 모두를 맛볼 수 있는 넓은 어장이 된다. 특히 그린의 솔로가 끝나고 난 뒤 시작되는 맥코이의 솔로 파트만 듣는다면 콜트레인 쿼텟의 것이라고 해도 믿을 만하다. 그 유명한 콜트레인의 앨범 <My Favorite Things>는 1961년에 녹음되었고, 여기에 참여한 맥코이와 엘빈이 1964년에 다시 그린의 세션으로 같은 곡을 녹음했으니 두 사람에게는 아마 감회가 남다르지 않았을까.



3. Green Jeans


 앞서 언급했듯이 이 앨범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 중 하나가 하드밥과 포스트 밥의 만남이다. 그리고 포스트 밥으로서의 특징이 살짝 드러나는 곡이 바로 3번 트랙 'Green Jeans'다. 전체 코드의 진행이 Bb7sus4와 B7sus4로만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투 파이브의 도미넌트 모션(완전 5도 아래로 하강하는 움직임) 과는 거리가 먼 화성 진행은 마일즈 데이비스의 'So what'과도 비슷하다. 여기서 그린과 맥코이의 연주를 비교해 보면 두 사람이 대표하는 시대를 느낄 수 있는데, 그린이 모티브와 코드 위주의 단순 명료한 라인들을 사용한다면 맥코이는 4th Voicing(4도 간격의 화성 연주)과 펜타토닉 스케일(5음계)를 섞어 연주하며 모던하고 모호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상대적으로 단순하게 느껴질 수 있는 화성 안에서 스윙과 긴장감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은 베이시스트 밥 크랜쇼의 공이 크다.



4. Bedouin


 제목이 의미하는 것과 같이-단어의 형성에서 식민사관적 관점이 개입하기는 했지만, 베두인은 일반적으로 아랍계의 유목민을 의미한다-아랍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멜로디와 리듬이다.


 다른 곡들도 즉흥연주 길이가 제법 되지만 이 곡은 앨범에 수록된 곡들 중 가장 길다. 특히 그린의 솔로가 시작되자마자 곧바로 반주하는 스윙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리듬 세션들끼리 합을 맞추어 섹션으로 각을 맞추는 부분이 인상적인데, 이 덕에 자칫하면 뻔한 패턴으로 갈 수도 있었을 즉흥연주에 색다른 느낌을 더한다. 그린 역시 이러한 반주를 바탕으로 공간을 넓게 쓰는 연주를 보여주고 이어지는 맥코이의 솔로에서는 이와 상반되는 속주로 빽빽한 질감을 느낄 수 있다. 이 곡에서는 유일하게 엘빈 존스의 즉흥연주를 들을 수 있는데, 정확하게 마디와 박자를 지키는 즉흥연주라기보다는 엘빈의 결정에 모든 것을 맡기는 느낌이다. 엘빈의 상징적인 트리플렛도 다양한 패턴과 방식으로 들려오며 리듬을 멜로디로 사용하는 시도가 끊임없다. 거의 자유 즉흥연주에 가까운 형태인데 앞선 두 사람의 즉흥연주와 상충한다고 느껴지지 않으며 오히려 곡의 마무리에 방점을 찍는 듯하다.



5. Wives and Lovers


 2번 트랙 'My Favorite Things'와 더불어 앨범에서 3박자로 연주되었다. 다른 곡들에 비해 그린의 즉흥 연주에서 버징 사운드가 많이 들리는데 그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톤이 납작하다는 느낌도 든다. 그와는 별개로 짧게 끊어지는 주제를 모티브로 삼아 연주하는 솜씨는 여전히 훌륭하며 듣는 이를 한결 편안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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