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학은 사람을 선하게 만든다.
내가 신지학에서 얻은 것은 습관이다.
신지학은 인간의 내면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물리학이 물질세계를 고찰하는 학문이라면, 신지학은 인간의 내면을 고찰하는 학문이다. 그래서 신의 지혜라 불린다. 나는 신지학을 접하고 세상을 보는 눈이 완전히 달라졌고, 나와 대화하는 시간이 늘어났고, 타인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 당연히 삶의 많은 부분이 변했다. 물리학만큼이나 충분히 가치가 있는 학문이다.
하지만 영혼에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루돌프 슈타이너의 신지학을 추천하지는 않는다. 정신과 영혼에 대해 너무나도 관심이 많았던 나는 장기간에 걸쳐 열심히 읽었지만, 이 글을 쓰기 위해 오랜만에 책을 다시 펼쳐도 여전히 이 책은 읽기가 어렵다.
여기서 신지학을 지식으로 깊게 고찰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신지학을 이론적인 학문으로 접근하면 1+1=2라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수준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우린 신지학자가 아니다.
그리고 내가 신지학을 읽으면서 느낀 신지학의 가르침은 신지학을 이론적인 학문으로 공부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매개로 내면을 관찰해서
정신까지 확장하라는 것이다.
루돌프 슈타이너의 신지학을 학문으로 깊게 고찰할 생각이 아니라면, 신지학의 이론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우리는 신체 기관인 눈과 귀로 보고 듣고, 영혼으로 공감과 반감을 하며, 정신으로 사고하고, 그 기록물은 죽어서도 영원히 정신에 남아 다음 생까지 이어진다.
신지학을 통해 내가 얻은 것은 지식이 아닌 습관이다. 나의 감정은 무엇이고, 이것이 왜 발생하였고, 그것에 따라 내가 어떻게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관찰하는 습관을 신지학을 통해 얻었다.
이것을 오래 지속하면 우리는 자신의 공감과 반감, 호불호, 기쁨과 고통이 자신의 새로운 인지 기관이 되어 타인의 공감과 반감, 호불호, 기쁨과 고통을 느끼고 그것을 기록할 수 있게 된다는데, 나는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떨어져서 이 단계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내 감정에 대한 공감과 반감, 호불호를 제대로 파악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우리는 볼펜이다.
우리는 몸과 영혼을 매개로 정신에 기록을 남긴다.
정신에서 나의 모든 기록이 보존되는 부분, 그것이 일반적으로 "참 자아"라고 하는 참 나이다. 내가 신지학에서 느낀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정신에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이며, 그 기록은 영원히 정신의 형태로 내가 죽어도 소멸되지 않고 보존된다.
정신은 우주이며, 모든 것을 포함한다. 그래서 정신의 관점에서 보면 나와 타인이 전부 나이며,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은 오른쪽 손가락으로 왼쪽 손가락을 부러뜨리는 행위와 같다. 오른손의 관점에서는 왼손이 당연히 남이지만, 내 관점에서 보면 오른손이든 왼손이든 둘 다 내 몸이다.
우주에는 여러 자루의 볼펜이 있다. 각 볼펜 입장에서 다른 볼펜을 보면 자기랑 상관없는 볼펜처럼 보이지만, 정신의 입장에서는 모두 다 나의 볼펜이다. 결과적으로 정신적 관점에서 보면 이 기록이나 저 기록이나 다 동일한 기록물일 뿐이다.
서로 다른 몸과 영혼이 다투는 것은 나의 두 볼펜이 다투는 것과 같고, 타인을 괴롭히는 것은 내 볼펜으로 다른 내 볼펜을 부러뜨리는 것과 같다. 정신의 관점에서 보면 둘 다 나의 볼펜이다.
우리가 남을 계속 의식하면서 사는 것은 내 볼펜으로 다른 내 볼펜의 글을 베껴 쓰는 것과 같고, 남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것은 다른 내 볼펜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것과 같다.
평생 그렇게 볼펜으로 살다가 자신이 볼펜이 아니라 ‘글을 쓰는 손’이라는 인식을 하게 되면, 자신의 손으로 쓰고 싶은 글을 쓸 수가 있다.
이것이 확장되면 자신이 이전에 쓴 글과 타인이 쓴 글이 같은 책에 존재하는 다른 문장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이 볼펜으로 살 것인지, 손으로 살 것인지, 책에 한 문장으로 영원히 남을 것인지 선택할 수 있고, 그 선택에 따라 우리는 볼펜이 되거나, 영원한 기록이 될 수 있다.
볼펜에게 중요한 것은
영원히 보존될 자신의 기록이다.
진리와 선함
루돌프 슈타이너가 신지학에서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는 정신의 두 가지 속성이다.
정신은 진리이며 선하다.
우리가 이 두 가지 속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기록할 때, 자신이 정신이라는 것을 조금씩 깨닫게 되고, 정신을 인지할 수 있게 된다.
정신을 인지하게 되면 진리와 선함을 받아 겸손하게 지혜를 기록할 수 있게 되고, 그 기록물이 선할수록 진리에 가까워지며, 진리에 가까워질수록 우리는 더 성능 좋은 자석이 된다.
정신에 다가가려면 선해야 한다.
이것이 내가 신지학을 통해서 얻는
신의 지혜이다.
Youtube 더마프 The Magnetic Life
더 자석 같은 인생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