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거기가 도대체 어디인데?"
지인들의 물음표 가득한 얼굴을 뒤로하고, 스리랑카행 비행기 티켓을 예매했다. 여행을 마음먹기 시작한 건, 10년 전 라오스 여행에서의 작은 툭툭에서부터였다. 서툰 영어로 낯선 외국인 여행자들과 '인생 여행지'에 대해 열띤 이야기를 피우던 밤이었다. 그들은 입을 모아 하나 같이 찬양하던 나라가 있었다. 바로 스리랑카.
그들의 눈빛은 경이로움으로 반짝였고, 이야기를 하는 그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그 순간, 내 마음속에도 작은 씨앗 하나가 심어졌다. 언젠가 저 나라를 꼭 가봐야겠다는 그런. 도대체 어떤 곳일까. 이야기를 들을수록 더욱 궁금해졌다. 하지만 여행 이후 현생에 들어오자 그 열정의 씨앗을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러던 어느 날, 인터넷에서 사진 하나를 보고 내 마음이 사로잡히고 말았다. 바로, 스리랑카 유적지 '시기리야'였다. 바위 위에 세워진 왕궁이라. 사진 속 시기리야는 마치 신화 속 한 장면 같았다. 상상만으로도 낭만이라는 게 폭발했다. 그리고 문득 10년 전 툭툭에서의 대화가 떠올랐다. 잊고 지냈던 씨앗이 꼬물꼬물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그래, 저곳이라면 10년 묵은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소할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나는 라오스를 함께 여행했던 한국 멤버들을 설득해 설렘과 두려움을 안은 채 스리랑카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되었다.
그리고 스리랑카 하나만으로 부족한 거 같다는 생각 했다. 아시아의 끝자락에 있는 나라에 가는데, 여기만 가기엔 아쉽지! 내가 좋아하고 나라, 태국까지 함께 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스리랑카와 태국, 두 개의 별을 품고 여정을 떠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