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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 위에 코끼리가 있는 나라

by 새내기권선생

지금 '다른 나라에 지금 있구나' 하고 느낀 순간은 꽤 많았다. 특히나, 도로 위를 유유자적 걸어가고 있는 코끼리를 볼 때면. 아스팔트 위를 거대한 코끼리가 정말이지 아무렇지 않게 아주 느리게 걸어가고 있었다. 나는 그 주위를 잽싸게 살폈다. 코끼리를 키우거나 다루는 사람이 있을까 하고 찾아봤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가이드님이 말씀하시길, 스리랑카 사람들은 이렇게 자연 속에서 살아간다고 했다. 그리고, 그게 스리랑카스러운 것이라고 했다. 코끼리와 다른 동물들을 발견하면 뒤차들은 묵묵히 그들의 길을 기다려준다고 했다. 그러다, 만약 우리나라였다면 하고 떠올렸다. 이상하게도 클락션을 한껏 울렸을, 난리를 부렸을 그런 장면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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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 길거리만 봐도 다양한 동물들이 공존하고 있었다. 스리랑카에는 수 백 마리의 길고양이와 강아지가 같이 살고 있다고 했다. 원숭이도 흔히 볼 수 있으며, 특히 마카크 원숭이는 사원 근처에서 자주 발견되기 때문에 '사원 원숭이'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했다. 처음에는 이런 동물들이 접할 때마다 너무나도 놀라웠는데, 나중이 되니 나도 동화되었는지, 아무렇지 않게 그들을 대하고 있었다. 스리랑카 사람들의 삶이란 이렇게 꾸밈이 없고 억지가 없는, 그런 삶인 건가.


사파리(Yala Safari)를 투어 하는 날이 되었다. 사실 기대를 정말 많이 했다. 에버랜드에서의 잘 꾸며진 사파리가 생각이 났는데, 당시 에버랜드에서 철창으로 둘러 쌓인 차를 타고 다니며 재미나는 가이드의 이야기를 들으며 여러 동물을 구경했던 경험을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스리랑카 사파리는 조금 다른 의미라는 걸 차를 타며 알게 되었다. 차를 타고 달려도 우리가 기대했던 거대한 건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얄라 사파리에서, 그 유명하다던 '레오파드 치타'는 결국 마주치지도 못했다. 기사님이 말씀하시길 치타는 '정말 운이 좋아야만' 볼 수 있다고 했다. 그 순간 스리랑카 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었다. 동물들이 잘 살아갈 수 있게 배려하고 있다는 점을. 말 그대로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는 개발하지 않는 그런 사파리가 스리랑카 사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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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동물들이 스리랑카 자연 속에서 잘 살아갈 수 있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는 거 같다. 스리랑카는 고유한 위치와 기후 덕에, 생태계와 다양한 자연환경 덕분에 많은 종들이 번성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스리랑카만의 고유한 지리적 위치와 지질학적 고립은 많은 종들이 독립적으로 진화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또한 스리랑카 정부에서는 12%의 국토가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했고, 동물들이 자연스럽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라오스에서 '인생 나라'라고 시끄럽게 떠들어대던 여행자의 마음을 조금은 알 거 같았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게 일상인 스리랑카 사람들을 보며 어딘가 편안함이 느껴졌으며, 동물들에게도 여유가 느껴졌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는 스리랑카 사람들의 태도는 여운을 깊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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