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은 정말 특별한 일이 없다면 평일 미사 참례를 한다
이 시간을 여유 있게 맞추고 싶어서
아이의 온라인 영어 수업 시간도 바꾸었다.
미사가 끝나고 아이와 성가책을 정리하고 있는데
한 자매님께서 반가운 얼굴로 우리에게 다가오셨다.
“한동안 보이지 않아서 이사 가신 줄 알았어요.”
“네~ 겨울에 어디에 다녀오고, 쉬는 동안은 잠깐 다른 곳에 있었어요. “
평일에는 직장이 있는 곳에서 생활을 하고,
주말에는 신랑이 기다리는 나의 집으로 간다.
방학 동안도 나는 쭉 나의 본 집에 있었으니
오랜만에 온 것이다.
“젊은 분이, 아이와 이렇게 평일 미사 나오는 게 흔하지 않아서 인상적이었어요. 아이가 어쩜 성가도 잘 부르고 기도문도 잘 외우더라고요.”
“감사합니다.”
“첫 영성체 교리 받았어요.? “
“아니요, 아직 2학년이라서 내년에 하려고요.”
“교적이 우리 성당이 아니에요?”
물으시기에 지금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중생활이라 주말에는 교적이 있는 성당으로 간다는 것도 말씀드렸다.
“너무 아쉬워요. 나는 자매님이랑 해보고 싶은 것이 많아서 나 혼자 원대한 계획을 세웠었어요. 자매님과 함께할 계획들을 하면서 얼마나 꿈같았는지 몰라요.”
지금까지 이런 프러포즈는 받아 본 적이 없다.
정말 감사했다.
“정말 감사해요. 혹시라도 이곳에 아주 정착하게 되면 그때 그 계획을 함께 하고 싶어요.”
우리를 향해 몇 번이고 아쉽다고 하셨던 자매님.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나를 위해 세우셨던
그 원대하고 꿈같았던 계획이라는 것이 대체 무엇이었을까? 여쭈어보기라도 할 것을.
아니다.
다음이 기대되니 어쩌면 나는 이곳에 정말 머무르게 될지도 모르겠다.
누군가 잘 모르는 이가 나를 위해 계획을 세워 준다는 것에 큰 용기와 희망이 되었다.
인사를 하고 돌아서는 길 아이가 신이 났다.
“엄마, 우리 칭찬받았어. 성당에는 오기만 해도 칭찬을 받네?”
“그럼, 저 자매님 눈에도 승후가 예쁜데, 하느님이 보시면 얼마나 기쁘시겠어.”
나도 기쁘다. 칭찬받아서.
아이와 성당 계단을 내려오는 길,
가위, 바위, 보 소리가 더 경쾌하게 나왔다.
잠시라도
내가 누군가에게
꿈같은 사람이 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