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서울

로컬 패션을 말하다

by 디자인라운지

날도 춥고 마음도 춥고 다들 어렵다고만 하는 지금 누구 하나 희망의 메시지나 장밋빛 청사진을 보여주는 사람이 없다. 너무 오래된 표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정감이 가는 표현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어릴 때 듣고 자랐던 밝은 미래를 이야기할 때 쓰던 그런 말이라서 그런지 이런 감성을 표현하기에 아주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 무역장벽을 허물고 국경 없는 무역을 하고자 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 다양한 국제적인 문제로 인해서 이러한 세계의 무역질서가 다른 방향으로 변하고 있으며 자국의 이익과 안전을 위해 폐쇄적인 무역의 기조로 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를 비롯해서 에너지 자원과 기타 특수 자원에 이르기까지 자원을 무기화하여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각국의 노력은 강해지고 있다.


에너지, 특수자원 그리고 식량 등 수많은 자원이 자국 또는 지역에서만 거래가 이루어질 시대가 곧 올지도 모른다. 의류 패션에 대한 분야도 곧 이런 자원의 무기화에 한 부분이 될지도 모른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부른 ‘사계’라는 노래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한 때 우리나라의 산업의 부흥을 이끌었던 섬유 봉제 산업이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이 있었다. 많은 노동자의 피와 땀을 바탕으로 이루었던 우리나라의 산업 고도화 시대에 봉제 공장에서 일하는 모습을 그린 그런 노래이다. 우리나라가 경제 성장을 이루던 시대를 대표하던 이 노래의 배경은 이제 곧 우리가 한국에서 보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 시절 봉제 공장에서 젊음과 청춘을 바쳐 경제 성장을 이루어 냈던 우리의 선배들은 지금은 대부분 나이가 들어 최소 50대 이상이 되었다. 이제는 눈도 침침해서 바늘이나 실도 잘 안 보이고 오랜 시간 일을 해서인지 몸이 안 아픈 곳이 없는 나이가 되었다.


요즘 샘플실이나 공장에 다녀보면 젊은 사람을 보기 정말 어렵다. 일하는 분들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사람이 최소 50대 중 후반이다. 환갑이 넘은 분들도 많고 심지어 특수 봉제 또는 기능사는 일흔을 바라보는 분들도 있다. 예전에 처음 봉제 공장과 협업을 진행하던 때에는 참 적응하기 어려운 점들도 많이 있었는데 어느새 그분들과 같이 세월이 흐른 탓인지 조금 건방진 이야기 같지만 이제는 나이를 떠나서 같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전우 같은 느낌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쇼핑을 즐겨하는지 궁금하다. 최근에 어떤 상품을 구매했는지도 궁금하고 어떤 기준으로 구매를 했는지도 궁금하다. 물론 본인의 구매 목적과 의도에 따라 최대한 신중하게 구매를 했을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 제품을 구매하는 기준 중의 가장 큰 것이 바로 가격이 아닐까 싶다. 여러 가지 온라인 검색을 통한 최저가 구매가 보통의 사람들이 제품을 구매하는 방법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최저가 검색의 과정을 통해서 제품을 고르고 실제 해당 제품의 디자인이나 컬러 등 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검증 과정 구매 후기도 꼼꼼하게 살펴서 구매하기 버튼을 누르게 될 것이다.


그런데 다들 아시는지 ….. 이런 과정을 거쳐서 내가 구매한 의류 및 패션 제품의 대부분이 원산지가 중국 또는 동남아 등 노동력과 기타 비용이 저렴한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이라는 사실을.


물론 지금 같은 세계화 시대에 좀 더 생산 비용이 저려하고 유리한 곳에서 생산을 해서 수입을 하는 과정이 무슨 문제가 될 일인가 싶지만, 앞에서 잠시 이야기했던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에너지와 자원을 통제하는 무역의 흐름에서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들 기억하는지 모르지만 몇 년 전에 일본과의 무역 문제로 인해 일본 제품의 불매 운동이 일어났던 적이 있다. 일본이 반도체 관련 필수 자원의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자 우리나라 사람들도 대응적인 조치로 일본 제품의 불매 운동을 벌였던 일이 있었다. 이런 현실은 일본뿐만 아니라 최근의 중국산 요소의 수출 제한으로 인한 요소수 품귀현상도 나타났던 적이 있었다. 일부의 사례만 나타냈지만 앞으로 다양한 자원 관련 무역 분쟁 및 우리나라 산업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의류 패션산업의 이야기를 해 보면 우리나라의 의류 봉제 산업은 90년대 이후로 점점 그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값싼 노동력을 찾아 해외 생산에 집중을 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봉제 산업은 점점 그 성장 속도나 규모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물론 패스트 패션이나 다양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K컬처와 K디자인은 동대문 시장이라는 특수한 지역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성장을 하고 있기는 하다.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는 티셔츠를 하나 구매하기 위해 온라인 쇼핑을 하며 최저가 검색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중국 또는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을 말이다. 아니면 기본적인 봉제가 다 완성된 무지 티셔츠를 해외에서 수입하여 한국에서 자수 또는 프린트 나염을 찍고 한국산으로 표기되어 판매가 되는 그런 제품을 구매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을 판매하고 구매하는 것은 절대 잘못이 아니며 비난받을 사실도 아니다. 다만 지금 이야기하려는 것은 가능하면 우리가 한국에서 생산된 제품의 구매에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조금 더 자세하게 표현하면 서울 또는 부산 아니면 인천 등 한국 내에서 생산된 제품의 구매에 조금이라도 노력을 한다면 점점 줄어드는 한국의 의류 봉제 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SF영화에서 주로 다루는 지구의 멸망이나 플라스틱과 지구의 온난화로 인한 환경 문제로 사라지게 되는 많은 것들 그리고 결국에 이런 문제는 우리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그런 이야기처럼 얼마 지나지 않아서 우리가 입는 의류 제품 중에 한국에서 만든 제품은 없을 수도 있을 것이다. 속옷 그리고 티셔츠 그리고 가방 장갑 신발까지 모두 해외에서 만든 제품을 우리가 입고 사용하는 때가 올지도 모른다. 지금도 우리가 이렇게 저가 상품을 구매하는 이 시간에 우리 동네 어느 작은 봉제 공장이 아니면 재단실이 또는 부자재를 판매하는 내 이웃의 가게가 사라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한국에서 의류 및 봉제 산업이 줄어들면 단순하게 봉제공장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원단 및 부자재 그리고 다양한 원단과 부자재를 염색하고 가공하는 여러 공장들 그리고 해당 산업에 필요한 부품 및 기계 등 정말 많은 곳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그리고 무관심하게 최저가를 찾아서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을 온라인 쇼핑으로 구매하고 있는 지금, 바로 한국의 의류 봉제산업이 무너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왜 로컬 푸드는 찾으면서 로컬 패션은 안 찾는 것인가?



오늘부터 당장 ‘메이드 인 서울’ 티셔츠를 사려고 노력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