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를 찾는 소녀가 있었습니다.
세상 어디에도 진짜는 없는 것 같았습니다.
사람들의 거짓과 위선에, 소녀는 힘든 날을 보낸 적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소녀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진짜 마음, 진짜 사랑이 어딘가 꼭 있을 거라 믿었습니다.
어느 날 소녀는 길을 걷다 우체통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군데군데 녹슨 낡은 우체통은 벌써 오래전부터 쓰이지 않는 듯 보였습니다.
소녀는 문득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집에 돌아온 소녀는 작고 예쁜 편지지에 편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안녕하세요, 하느님. 저는 진짜를 찾고 있어요. 이 세상에 진짜는 있나요?'
소녀는 편지지를 곱게 접어 봉투에 넣은 다음, 아까 보았던 그 낡은 우체통에 갖다 넣었습니다.
다음날 다시 우체통 앞에 선 소녀는 두근대는 가슴을 누르며 우체통을 열어보았습니다.
놀랍게도 파란색 종이 한 장이 들어있었습니다.
소녀는 기쁜 마음에 얼른 종이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종이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진짜는 있단다.'
소녀는 또 편지를 썼습니다. '답장 감사해요, 하느님. 그런데 어디에 가면 진짜를 찾을 수 있을까요?'
소녀는 이번에도 편지를 우체통에 갖다 넣었습니다.
다음날 소녀는 우체통 안에서 저번과 같은 파란색 종이 한 장을 발견했습니다.
종이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진짜는 있지만 영원하진 않단다.'
소녀는 다시 편지를 썼습니다. '진짜는 있지만 영원하지 않다는 게 무슨 뜻이죠?'
다음날 우체통에 간 소녀는 이런 답장을 받았습니다. '진짜는 있지만 순간일 뿐이란다.'
소녀는 그 답장을 읽고 또 읽어보았습니다.
생각해 보니 그런 것 같았습니다.
소녀에게 달려와 꼬리를 흔들며 반겨주는 강아지의 마음은 진짜였습니다.
친구와 이야기하다 서로 같은 점을 발견하고 함께 웃던 즐거움은 진짜였습니다.
아플 때 소녀의 머리를 쓸어주던 엄마의 걱정스러운 손길은 진짜였습니다.
뜨거운 여름 뒤 나뭇잎들이 가을색으로 바뀌고, 어느새 찬 바람이 부는 것도 진짜였습니다.
소녀는 편지를 썼습니다. '진짜는 있어요. 짧은 순간이었지만, 진짜는 있었어요.'
답장이 왔습니다. '네 마음이 진짜인 순간 진짜가 보일 거야. 진짜는 바로 네 자리에, 너의 삶 속에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