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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 테비 May 24. 2024

컵&소서

�️ 스틸 라이프(靜物畵) 012. 컵&소서, 답장

링크를 클릭하면 <스틸라이프, 코너스툴>의 메일(유료)을 보실 수 있습니다.

코너스툴님께 받은 <보석함> 편지에 대한 짧은 답장입니다. 편지는 유로 서비스기 때문에 전문을 인용할 수 없는 점 이해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코너스툴님(댓글은 이름 대신 코너스툴이라고 불러야 할 것만 같은...)

저는 그동안 좀 바빴습니다. 다행히 편지는 미루지 않고 새 편지가 오기 전까지 읽고 브런치에 남기기도 했지만, 정신없는 몇 주를 보냈습니다. 우선 필리핀에 요가 여행을 다녀왔어요. 그 후부터 운동에 시간을 쏟느라 책이건 글이건 살짝 멀어졌는데요, 6월부터는 다시 책에 집중해보려고 합니다. 하반기에 다시 코너스툴님과 책 모임을 같이 하는 날이 오겠지 하며 때를 기다리고 있어요. 코너스툴님은 지난주 감기로 고생하신 듯한데, 지금은 괜찮나요?


지난주 편지 소재인 <안경>은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거 같아서 댓글과 브런치에 글을 쓰려고 했는데 막상 쓰려니 할 말이 별로 없더라고요. 팬티 다음으로 오래 몸에 지니는 물건이라는 말에 저도 제 몸을 따져봤잖아요. 저도 마찬가지더라고요. 안경은 막연히 아침 눈 떠서 몸에 지니기 시작해 저녁 모든 일과를 끝내고 침대로 가기 직전 벗어내는 어떤 경건한 행위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그렇게 적고 나니 더 이상 적을 말이 떠오르지 않아 브런치에 글을 쓰다 저장 버튼 누르고 닫았네요. 공기 같은 일상이라 그런가 자문했네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장면 중

오늘 <컵&소서>에서 소서는 받침대가 맞는지 한번 더 검색했어요. 코너스툴님이 찍으신 사진 외에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영화 장면 사진(코너스툴 편지는 소재 이야기와 책이나 영화 이야기가 항상 곁들인 말이 있다)에서 마들렌을 올려놓은 널찍한 접시가 소서인가 싶기도 해서요. 저는 집에 잔이 두 개? 세 개? 밖에 없어요. 그러니 집에서는 소서나 컵을 거의 방치 수준이죠. 그래서 제목을 보자마자 오늘도 답장 달 내용이 없나 했는데,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영화 설명이 오늘따라 와닿아 검색을 했죠.(오늘 편지 읽으며 두 번이나 검색했네요.ㅎㅎ) 코너스툴님이 설명해 주신 차와 마들렌, 오르골 소리에 잊고 있었던 기억이 떠오르는 장면에 나오는 ‘낚싯바늘’ 표현을 읽으며 따뜻한 드라마 장르를 연상시키는데 영화 검색하니 코미디 장르가 나와 엥? 했습니다. 영화를 검색하니 영화 정보에 명대사가 있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이 꼽은 명대사를 읽어봤어요. 코너스툴님이 소개한 부분과 겹치는 대사가 있더라고요.

네가 낚시꾼이라면 기억들이 좋아할 만한 미끼를 던져야지, 그러면 수면 밑에서 뭔가 움직이는 게 보일 거야.


코너스툴님의 설명과 대사가 좋아서 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넷플로는 볼 수 없군요. 기억해 뒀다가 꼭 볼게요.

저는 식기류가 깨지지 않는 다음에는 사지 않아서 결혼할 때 들인 그릇과 잔이 그대로예요. 카페나 인터넷에서 예쁜 잔을 보면 사고 싶다고 생각했다가도 금세 잊어버리기도 하지만, 사놓고 쓰지 않을까 봐 기웃하지도 않네요. 결혼할 때 들인 잔이니 지금 유행과 맞지 않고 아메리카노를 마시기에 터 없이 작으니(?) 믹스커피 마실 때나 이용 가능할까요. 회사에서 마시는 믹스는 또 집에서 마시고 싶지 않잖아요(하하). 그러니 집에서 거의 잔과 소서를 쓰지 않으니 제가 쓰게 되는 예쁜 잔은 겨우 커피집에서네요. 마찬가지로 일반 아메리카노나 티백에 우려 나오는 차가 대부분 머그컵 같아요. 저에게 단정하고 세트로 이루어져 마실 수 있는 컵과 소서라면 핸드드립을 시키면 잔을 고를 수 있는 단골 카페가 있고, 따뜻한 라떼 중에 말씀하신 두툼하면서 넓은 컵과 소서에 나오는 단골 카페가 있어요. 갑자기 고소한 라떼가 생각나네요. 실상은 퇴근 후 출출해 동네책방에서 유리컵에 오곡라떼를 마시고 있지만요.


여름의 초입이지만 아직 남은 봄을 만끽하기 바랍니다. 대구는 낮 기온이 30도를 오르락내리락합니다. 다행히 저녁에는 시원한 공기에 기분이 좋아요. 계신 곳도 공기의 차이를 느낄 수 있길 바랍니다.

24. 05. 24. 금

안녕, 테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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