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우리가 변화하지 못하는 한가지 이유

by 보로미의 김정훈

하찮은 만족은 다른 말로 비밀스러운 만족감입니다. 우리는 모두 이 비밀스러운 만족감이 뭔지 알고 있습니다. 아마 조금의 예시만 들어도, '맞아, 나는 사실 그런 부정적인 감정을 즐기곤 했어'하며 박수를 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몰랐던 건 단 하나, 그런 비밀스러운 만족감이 우리가 자신의 삶을 직접 선택하는 삶으로 나아가는 길을 막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행복이 태양과 같다면, 햇살을 맞기 위해서는 구름을 걷어야 합니다. 구름은 우리가 알아차리면 사라지지만, 쉽게 구름이 사라지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우리가 사실 그 구름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는 원하는 일이 찾아오도록 하려면 부정적 보상에서 얻는 하찮은 만족감을 포기하라고 조언합니다. 하찮은 만족이란, 예를 들면 이런 것이 있습니다. 자꾸만 날 속상하게 만드는 친구가 있습니다. 항상 부정적인 말만 하고, 내가 선물을 줘도 선물에 대한 감사함보다는 평가하기 바쁩니다. 조금만 신경을 거슬리게 하면 실망해 버리고 날 쥐어잡으려 합니다. 도저히 말릴 수 없는 친구죠. 이 친구가 바뀌기 전까진 행복이란 단어는 나와 어울리지 않을 듯합니다. 친구가 아주 원망스럽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사실 남모르게 만족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더 정확히는 '우리'가 아니라 우리의 '에고'가 그렇습니다. 에고가 좋아하는 먹잇감은 분노, 짜증, 실망, 억울함, 자기 연민, 무의욕 등이 있습니다. 우린 그런 감정을 너무나도 싫어하지만 사실 우리 에고는 그런 감정에 비밀스러운 만족감을 느끼고 있기에, 그런 감정이 들게 만드는 현실에서 쉽사리 빠져나가지 못합니다.



그러나 에고가 아무리 이런 비밀스러운 만족감을 느끼고 있어도, 우리의 태양, 우리 안에 있는 '참나'는 답답함을 느끼고 계속해서 이런 감정에서 빠져나가고 싶다고 울부짖습니다. 한편, 에고도 똑같이 울부짖습니다. 이런 답답한 상황에서 빠져나가고 싶다고 '화'를 내면서 다시 한번 남모를 만족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니 우리가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웠을 겁니다.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는 말합니다. "원망을 극복하려면 자기 연민, 분개, 분노, 자기변명에서 얻는 비밀스러운 만족감과 즐거움을 자세히 살펴, 그 모든 하찮은 보상을 항복해야 한다. 이건 비단 원망만이 아니라 다른 부정적 감정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자신이 불쌍한 피해자라고 생각하며 남모를 즐거움을 느낍니다. 상대방을 주무르고 있다는 사실에, 나는 옳고 친구는 그르다고 생각하며 만족감을 얻습니다. 하지만 이제 기만은 그만! 우리는 사실 비밀스러운 만족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극복하고, 상대방을 바꾸고 싶다면 나를 먼저 바꿔야 합니다. 내가 얻고 있었던 하찮은 만족감을 알아차리고 인정한 뒤, 놓아버리면 됩니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진정으로 '난 행복하기로 선택했는데, 왜 계속 불행한 거야?'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알게 되고, 그렇게 살아가게 됩니다.



이렇게 꾸준히 하찮은 만족감을 포기하면 마냥 밉게만 보였던 친구에게 연민감과 사랑이 느껴집니다. 사실 친구는 외롭고 힘든 시기를 겪고 있기 때문에 나에게 의지할 뿐이었습니다. 친구도 결국 자기 스스로를 나쁘게 바라보니 세상도 덩달아 미워 보여서 자꾸만 남을 비판하고 비난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친구는 자신이 옳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친구의 에고 역시 하찮은 만족감에 취해있다는 사실이 그제야 명확해집니다.



이제는 원망보다는 따뜻한 마음이 듭니다. 내가 이렇게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친구에게 힘이 돼주었다는 사실이 기쁘고 사랑스럽습니다. 그리고 현자들은 이렇게 진정으로 내면의 변화가 있을 때 상대방에게도 변화가 일어난다고 말합니다.



"감정은 진동하는 에너지 장을 방출하기 때문에 우리가 살아가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우리가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지 결정한다. 생각이나 감정을 말로 표현하거나 드러내 보여 주었는지와 상관없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은 항상 타인에게 영향을 주어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인간관계는 전반적으로 마치 상대방이 내 마음속 감정을 알아차리고 있는 듯이 진행된다." - 데이비드 호킨스



우리가 진정으로 친구에 대한 부정적인 마음과 나의 하찮은 만족까지 내려놓을 때 친구는 그것을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알아채 관계에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건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나와 내 삶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행복으로 가는 길은 언제나 무언가를 얻고자 노력하고 창조할 때가 아니라, 내가 애착을 갖고 있는 구름을 놓아버릴 때 찾아옵니다. 싯다르타가 말했듯, "고통의 주된 원인은 애착"입니다. 우리는 하찮은 만족감에 애착하느라 놓아주질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처럼 자꾸만 감정, 생각, 사람에 의존하고 애착이 생기는 이유는 내면이 불완전하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내면이 완전하다면 이런 하찮은 만족감에 취해있을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내면을 완전히 하는 데 힘쓰기만 해도 고통은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내면을 완전히 하는 것이야 당연히, 자기 자신을 부정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진실해질 때 일어납니다. 가슴이 답답할 때도 그것을 부정하고 저항하기보다 그저 알아차리고 놓아버리는 것, 그것이 바로 내면이 완전해지는 길입니다.



21살의 김정훈은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울부짖으며,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했지만, 사실은 에고가 얻는 하찮은 만족 때문에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분명 우리는 의식적으로 말할 때는 '저 정말 뭘 해야 할지 알고 싶습니다. 저 너무 힘듭니다.'라고 말하지만, 알아차림이 없는 생각과 감정은 자꾸만 자기 연민에서 크나큰 만족감을 느끼며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분노하는 그 자체에서 만족감을 느끼고,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있는 자신에 우리의 '에고'는 비밀스러운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생각과 세상으로 나아가길 꺼려했습니다.



21살의 김정훈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다며 걱정하고 있는 모든 대학생에게 제가 조언을 줄 때마다 이와 비슷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들은 에고가 간절한 척하는 말에 속아 힘들다고, 답을 찾고 싶다고 울부짖지만, 자기 연민과 분노에 취해 다른 이들의 조언을 들을 생각도, 답을 찾을 생각도 없었습니다. 아주 깊은 곳 무의식 속에는 내가 옳다는 생각에 취해 있었습니다. '알아차림이 없는 생각이야말로 인간 존재의 주된 딜레마'라는 말이 참으로 이 상황에 어울리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내 상황에 분노하고 있다는 건, 그만큼 분노의 감정을 조금만 놓아버리기만 해도 금방 용기의 의식 수준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뜻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푸념에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로 나는 뭘 해야 할지 알고 싶다거나,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한다면, 이제는 놓아버림을 시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 에고의 휘둘림에 당하지 않을 겁니다.



"같은 원리가 역으로도 작용한다. 결정하는 것만으로 삶에 부정적인 일이 생기게 하는 힘이 우리 마음에 있듯이, 반대로 긍정의 방향으로도 대등한 힘이 있다. 따라서 처음부터 다시 선택할 수 있다. 이번에는 긍정을 선택하고, 낡은 프로그램을 삭제할 수 있다. 삭제하는 방법은 부정적 보상에서 얻는 만족감을 포기하는 것이다.” - 데이비드 호킨스



우리에겐 힘이 있습니다. 언제든 의미 있고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느긋한 삶을 살 수 있는 힘이 우리 안에 있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내 안에 있는 구름을 알아차리고 포기합니다. 그리고 이미 나는 행복하고 느긋한 삶을 살고 있다는 마음속에서 살아가면 됩니다. 왜 그래야 할까요?




예를 들어, 내 삶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좋겠다는 욕구가 강하게 들 때, 만일 내가 그것을 공격적으로 추구한다면 그로 인해 나는 우주 에너지에 맞서 싸우게 될 것이다. 그것을 손에 넣으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나는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더 많이 알게 된다. 그에 반해 허용하는 것은 힘이 들지 않는다. 허용이란 ‘놓아버림’에 가깝다. 놓아버린다는 건, 모든 것이 하나이므로 내가 얻고자 하는 그것이 이미 내 것임을 깨달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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