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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꽃
먼 옛날
상제의 딸은
아버지가 정해준 남자가 싫었다
북쪽 바다의 신을 사모하던 공주는
기어이 그를 찾아갔으나
이미 다른 이의 남편이었기에
그만 바다에 몸을 던졌다
이를 안타까워한 바다의 신은
아내를 죽여 공주와 함께 묻었고
공주와 아내의 넋은
바다의 신을 향해
백목련과 자목련으로 피어났다
아름다운 로테를 향한 베르테르의 지극한 외사랑
그 마지막도 끝내 비련이었으니
저 목련의 끝자락이
부디 쓸쓸하지만은 않았어야겠지만
피어날 적 새하얗던 순수도
사랑의 모진 시달림에
지면서는 유독 빛이 바래는가
그러나
사랑의 환희와 아픔을 오롯이 간직한
사랑을 포기할 수 없는
목련은
올봄에도 어김없이 피어나리라
올봄에도 어김없이
목련이 피기를 기다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