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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까만 오른발 Nov 17. 2022

운동 시간을 바꿨습니다.

3주 동안 새벽 헬스를 하고 있습니다.

0. 전 날 자기 전 금주 및 꿀잠

  아침 운동은 전 날 수면의 질이 제일 중요하다. 일단 일찍 기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푹 자야 한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알람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일어나더라도 따뜻한 전기장판의 유혹을 이길만한 의지를 상실한다. 그리고 샤워 바구니, 출근할 때 입을 옷, 속옷 등등을 운동 가방에 미리 챙겨둔다. 아, 주차도 새벽에 전화를 돌리지 않고 빠져나갈 위치에 해야 한다. 이 부분 먼저 습관화를 해놓기가 어려웠다.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 바로 튀어나가야 하는 상태를 만들어놓아야 한다는 강박을 견디기가 힘들었다. 그렇다 보니 먼저 퇴근 후에 집에 바로 튀어와 주차 자리를 선점했다. 그리고 저녁에 술을 먹지 않고 집에서 공부를 했다. 저녁도 든든하게 먹어야 했다. 다음날 아침에 공복으로 운동을 하기 때문에 그 열량을 보충해야겠다는 나만의 생각으로 저녁을 든든하게 먹는다. 이 생활부터 습관화하다 보니 억지로 저녁 시간을 통째로 소비하는 술 약속을 잡지 않았다. 기타 곁가지를 습관화하다 보니 운동하는 것을 넘어 기본 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발생하고 있다.


1. 아침 5시 50분 기상

  5시 50분에 알람이 울리면 다른 집에 진동이 울릴까 싶어 후다닥 끈다. 그리고 잠옷은 곧 운동복이 된다. 그 위에 출근할 때 입을 겉옷 하나 정도 입고 운동가방을 들고 계단을 내려간다. 11월의 이른 아침이지만 기온은 영상이다. 입김이 나올 정도의 추위가 아직 오지 않다 보니 춥다기보다는 상쾌하고 조용한 풍경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선물로 받은 에너지 드링크 하나를 홀짝홀짝 마시면서 운동을 하러 간다. 수영장을 같이 운영하는 헬스장은 이미 주차를 하기가 힘들 정도로 북적하다. 수영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신 분들이 이 동네에는 많다. 수영을 얼마나 빨리 하고 싶으신 지 모르겠으나 주차를 아주 개같이 해놓는 차주들이 몇 분 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아 주차선이 보이지 않는지 두 칸을 떡하니 차지하거나 차가 통행하기 어렵게 대충 대놓은 차가 더러 있다. 아침부터 내 혈압을 올려 잠을 깨워주는 아주 고마운 차주 분들이다. 그래서 어깨를 동적 스트레칭을 한다는 생각으로 핸들을 이리저리 돌려 겨우 주차를 한다. 


2. 아침 6시 20분 헬스장 도착

  1층에 있는 수영장은 물 반 사람 반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반면 헬스장은 고요하다. 러닝머신을 아침 뉴스를 보면서 잔잔히 걷는 어르신들이 몇 분 계시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사람은 몇 명이 없다. 남은 에너지 드링크를 마저 마시고 머리에서 먼 곳부터 이리저리 돌려가며 스트레칭을 한다. 운동 루틴은 화, 수, 목, 금 중에 가슴, 등, 하체, 어깨(팔)로 나눠 그날그날 컨디션에 따라 한다. 


3. 아침 6시 30분 운동 시작

  아침에는 아무래도 근육과 관절이 여전히 잠든 상태라서 조심해서 운동을 해야 한다고 알고 있다. 운동의 모든 요소를 80%로 낮춰서 한다. 운동 시간, 무게, 세트 수, 느낌 등등 모두 80% 정도로 낮춘다. 그리고 운동의 목적을 독특하게 잡는다. 평소에는 몸의 각 부위를 단련하기 위한 운동을 했다. 하지만 아침 운동은 1개의 운동을 제대로 하기 위한 몸풀기 운동으로 곁가지를 다룬다. 만약에 등을 단련하기 위한 날에는 데드리프트를 제대로 하기 위해 풀업, 랫 풀다운, 시티드 로우와 같은 등 운동을 조금씩 예열을 한다. 그리고 데드리프트를 고중량으로 한다. 그러면 부상 없이 고중량으로 운동하면서 고중량에 대한 갈등을 해소한다. 가슴을 하는 날에는 벤치프레스를 제대로 하기 위해 가슴을 자극하는 머신 운동으로 예열을 한다. 하체를 하는 날에는 스쿼트를 제대로 하기 위해 하체를 자극하는 머신으로 예열을 한다. 특히 하체를 하는 날에는 무릎 건강을 지키기 위해 스쿼트를 할 때에도 무게를 낮춰서 횟수를 늘린다. 


4. 아침 7시 30분 운동 종료

  1시간 동안의 운동이 끝나고 샤워를 하러 가면 사워장에 보통 나 혼자 있다. 찬 공기가 가득 찬 샤워장에 뜨거운 물을 몸에 뿌리면서 창문을 열어놓으면 마치 노천탕에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출근을 위해 후딱 준비를 해야 해서 서둘러 흘린 땀을 닦아내고 면도를 한다. 코로나19가 창궐한 후에 약 3년 만에 공용 샤워장을 이용한다. 생경한 느낌에 부끄럽기도 했지만 이내 몸을 맡기고 이용을 한다. 최근에는 또 확진자가 급증을 하는데 방역정책은 따로 없으니 아침에 한산할 때 운동과 샤워를 하면서 코로나를 피하려 한다. 


5. 아침 7시 50분 샤워 완료

  옷을 갈아입고 다시 주차장으로 가서 힘겹게 차를 뺀다. 샤워를 하고 나서 주차장으로 다시 나오며 찬 바람을 마시니 운동과 샤워로 달궈진 몸의 열이 찬 공기에 날아가면서 머리가 맑아지면서 머리카락 사이에 바람이 들어오는 게 기분이 상쾌하다. 그리고 또 주차장에서 차를 이리저리 빼며 힘겨운 싸움을 한다. 


6. 아침 8시 00분 일과 시작

  사무실과 가장 가까운 헬스장이라서 10분 안에 출근을 할 수 있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샤워 바구니를 내 차 앞유리 쪽에 올려놓는다. 오전 근무시간 동안 해가 뜨면서 물에 젖은 샤워 바구니의 물기가 가시지 않을까 싶다.  


 아침운동의 장점은 하루를 이미 시작하였기에 앉아서 일이나 일생생활이나 어제 하던 것만 하면 된다. 몸도 이미 달궈져 있고 머리도 상쾌하다. 아침부터 머리에 낀 코르티솔을 땀과 호흡으로 제거하고 시작을 하니 정말 상쾌하다. 아침에 마셔둔 에너지 드링크를 마신 탓에 커피를 마시지 않아도 된다. 머리의 상쾌함, 몸의 가벼움 등등 운동의 효과를 바로 느낄 수 있다. 근육의 성장과는 다른 효과를 바로바로 느낀다. 아침부터 하루의 시작을 습관화하다 보니 하루가 길다. 업무를 시작하기 전부터 머리를 깨워놓기 때문의 업무의 효율도 높다. 그래서 오후와 저녁에 남는 시간이 많다. 그때는 내 공부를 하면 된다. 


  반면 아침운동의 단점은 부상의 위험이 크다. 그래서 운동 강도나 속도 조절을 잘해야 한다. 이미 관절과 근육에 운동으로 미세한 손상을 줬기 때문에 자칫 일상생활에서 가벼운 행동으로도 부상을 유발할 수 있다. 요즘은 양 쪽 손목이 시큰하다. 운동 강도를 더 낮춰야 하나 싶다. 또 오후 세 시, 네 시 즈음에 정말 피곤하다. 꼭 10분에서 20분 사이에 낮잠을 자야 한다. 책상에 앉아 아무렇지 않은 척 펜을 손에 잡고 앞 머리로 커튼을 치고 몰래 낮잠을 잔다. 부상을 우려해서 운동 강도를 낮추기 때문에 근성장 자체는 이전보다 덜 한 것 같아 아쉽다. 혹여 근손실이 올까 두렵다. 그리고 섭취하는 카페인의 총량이 늘어간다. 오후에 잠을 깨기 위해 한 잔 더! 다음 날 아침에 잠을 깨기 위해 몬스터! 이렇게 조금씩 쌓여간다. 그리고 공복에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80%조차 힘을 쥐어짜기가 쉽지 않다. 점심과 저녁에 식사량이 훨씬 많이 늘었다.


  그래도 내 현재 상황과 이동 동선의 효율성을 고려해보면 아침에 운동을 하는 게 나에게는 이롭다. 6개월 동안은 아침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습관을 들여보려 한다. 제발 다치지만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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