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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선껌 May 22. 2023

5. 일본 편의점 특이점과 별난 고료카쿠 타워

 예전에는 없었던 것 같은데 코로나 때문인지 뭔지 일본 편의점의 카운터에는 현금 자판기 같은 게 있어서 계산은 점원이 하는데 가격이 점원 앞 기계에 뜨고 거기에 손님이 현금을 넣으면 자동으로 거스름돈이 나온다. 내가 우리나라 편의점에서 근 5년간 현금으로 계산한 기억이 없을 정도로 현금을 쓰지 않아 우리나라에는 필요한 시스템인지 잘 모르겠으나 현금 계산 밖에 안 되는 가게들이 많은 일본에서는 유용한 시스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폐를 넣는 투입구에 1000엔(만 원 정도) 지폐를 어찌 넣어야 할지 몰라 허둥거리자 점원이 지폐를 가로로 넣는 제스쳐를 취했다. 세로로 넣는 것에 익숙하다 보니 가로로 넣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 외에 일본 편의점에서 샌드위치, 도시락 등 한 끼 식사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사면 늘 물휴지 하나씩을 챙겨주는 것도 우리와 다른 점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500ml 생수 두 병씩은 제공하는 우리나라 호텔과는 다르게 일본 호텔에는 생수를 안 줘서(자판기는 있었다) 늘 편의점에서 물을 샀는데 600ml 물과 2L 물의 가격이 108엔으로 같아서 물을 많이 마시는 나는 항상 2L짜리를 사서 600ml 병에 리필해서 마시곤 했다. 편의점 물건의 가격도 늘 세전가격과 세후가격이 붙어있었는데, 어차피 세후가격을 지불할 건데 세전가격이 의미가 있나 싶은 생각도 했다. 세전가격을 보고 나면 괜히 더 비싸게 내는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편의점에서 산 물을 600ml 병에 가득 채운 후 아침 일찍 고료카쿠 타워로 나섰다. 날씨는 전날에 비해 구름이 조금 끼기는 했으나 여전히 맑았다. 타워 입구는 아침부터 부지런히들 등장한 일본인,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나는 전날 온라인으로 구매한 티켓을 실물로 바꾸고 전망대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입구에서 직원이 펀치로 티켓을 뚫었는데 고료카쿠타워의 컨셉에 맞게 별모양의 구멍이 났다. TV타워에서 나 홀로 엘리베이터를 탔던 것과 다르게 고료카쿠 타워의 엘리베이터에는 빨간색의 보울러햇을 쓴 직원이 유니폼을 갖춰 입고 적당한 인원이 탈 때까지 기다렸다가 버튼을 눌렀다. 엘리베이터가 오르고 내려올 때에는 내부가 잠깐 어두워지면서 천장에 빽빽하게 별들이 보였다. 여러모로 별이라는 테마에 충실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비 내리던 밤의 TV타워와는 다르게 날이 맑아 사방으로 시야가 훤했다. 이미 고료카쿠 공원 쪽으로는 사람들이 몰려 이런저런 사진들을 열심히 찍어댔다. 그럴 만도 한 뷰였다. 전날의 고료카쿠 공원의 분위기를 사진이 절대 담아낼 수 없었듯, 타워에서 내려다보는 고료카쿠 공원의 전망 또한 실제로 보면 사진에서 보이는 것 이상의 웅장함이 있다. 단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전날에 비해 벚꽃이 많이 떨어진 것 같았지만 사람들이 즐기고 감상하기에는 충분히 피어있었다.      


 전망대는 총 두 개의 층인데 올라올 때는 2층에서 내리고, 내려갈 때는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탔다. 사람들의 대부분은 2층에 몰려 있었는데 나는 1층으로 내려와 좀 덜 붐비는 분위기에서 고료카쿠 공원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왜 내가 TV타워에서 별 감흥이 없었는지도 문득 알게 되었다. 공원을 내려다보니 전날 걸었던 구석, 구석이 보였다. 걸었던 길, 언덕, 나무, 다리 등등... 아는 것을 보는 것과 잘 보이지도 않고 모르는 것을 보는 것의 차이였다. 

공원 내에 별 모양의 공원 모양을 돌로 바닥에 축소해 놓은 것이 있었다. 그 주변으로 뛰어놀던 아이들이 행복해 보였다. 


 전망을 오래도록 잊지 않을 만큼 충분히 봤다고 느껴졌을 때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왔다. 일본에는 방문지마다 주먹 정도 크기 정도의 기념 스탬프들이 있는데, 입구에 타워 기념 스탬프가 있어 예쁜 엽서를 사서 찍었다. 다음 날 오전 하코다테를 떠날 것이므로 늦은 오후에 다시 한번 공원에 들르겠다고 마음먹고 하코다테 역 근처의 부두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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