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지는 풍경, 전혜윤
시골이지만, 나름 읍내에서 자란 나는 신문물을 친구들보다 빨리 접하는 편이었다. 예를 들면, 롤러스케이트 같은 거? 또 새로 나온 비디오, 만화책이나 잡지, 코팅된 연예인 사진 같은 것들.
그런데 자전거는 그렇지 않았다. 집에 자전거도 없고, 배우고자 하는 의지도 없고, 국민학교는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라서 필요도 없었다.
국민학교 4학년쯤, 숙제를 해놓고 들고 가지 않은 나는 수업시간에 쫓겨났다. 숙제를 가져오라는 것이었다. 나와 키가 작은 한 친구와 같이 쫓겨났다. 둘이서 가까운 우리 집에서 먼저 내 숙제를 챙기고, 친구 집으로 갔다. 당연히 엄마한테 혼나고 나왔다.
친하지 않았던 그 친구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친구 집으로 걸어갔다. 가물가물하지만 그 친구 집은 걸어서 30분쯤 걸렸으므로, 우리는 수업시간을 꽤 많이 땡땡이치고 돌아왔다. 학교로 돌아가 집이 가까운 너는 왜 늦었냐고 선생님께서 야단을 치셔서, 친구 집에 같이 갔다 왔다고 하니, 더는 무섭게 혼내지는 않으셨다.
그 일을 계기로 그 친구와 친해졌다. 그 친구는 자전거를 잘 탔다. 나는 키가 일찍 자란 편이어서 그때 키가 컸고, 그 애는 반에서 손꼽힐 정도로 작았다. 그 작은 아이가 큰 자전거를 참 잘 탔다. 내가 자전거를 못 탄다니 놀라며 내게 자전거 타는 법을 알려주었다.
내가 자란 동네에는 천이 하나 흐른다. 그 천을 따라 자전거를 탔다.
발을 굴리면 느껴지는 시원한 바람
그때 노을이 지고 있었고, 나는 이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마음이 안온했던, 소중한 기억이다.
내 아이도 내가 자전거를 가르쳐 주었지만, 요즘은 부모가 아이들에게 자전거를 가르친다. 그나마 둘째는 코로나를 지나면서 가르쳐주고 싶었으나 운동장이 닫혀서 기다려야했다. 안 가르쳐줘도 어디선가 자전거를 배웠던 그 90년대 초반은 추억이 되었다.
노을 지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노을 속에 잠겨 예쁜 꿈을 꾼다.
[노래 들어보기]
https://youtu.be/YclQQV9ZWGU?si=w1mGdUnD698q1kdL
[가사 전문]
노을 지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노을 속에 잠겨 예쁜 꿈을 꾼다.
높은 하늘이 되어 작은 새와 함께
노을 주위를 돌며 날아가는 꿈을
노을 지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노을 속에 잠겨 예쁜 꿈을 꾼다.
노을 지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노을 속에 잠겨 예쁜 꿈을 꾼다.
높은 하늘이 되어 작은 새와 함께
노을 주위를 돌며 날아가는 꿈을
노을 지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노을 속에 잠겨 예쁜 꿈을 꾼다.
예쁜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