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vo, 1km 더 걷기, 끝까지 듣기
Bravo, my life!, 봄여름가을겨울
매일은 아니지만, 저녁에 5 km를 걷는다. 조금 늘려서 걷고 싶었으나 딱 5 km면, 발바닥도 아프고 종아리도 당기고 몸이 온갖 불만을 내뱉는 것이 느껴진다. 9월 중순이 지난 어느 날, 5 km를 걸었다는 알람이 들리고 [Bravo, my life!]가 시작되었다. 나도 모르게 한 걸음, 또 한 걸음, 처음 6 km를 걸었다. 그 이후로 나는 따박따박 6 km를 걷는다.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쉬워진다. 그렇게 내 인생이 조금 나아지는 순간을 이 노래가 함께 했다.
이 노래는 왜 내 노래 리스트에 있었을까?
이 노래는 음치, 박치인 아들의 유전자를 제공한 사람인 남편의 애창곡이다. 못 부르는데 정감 있는 것은 이 사람이 내게 '귀여워'서 인 것일까? 못 부르는 노래를 참 열창한다. 노래방에서 처음 그 노래를 듣고 원곡을 찾아서 들은 나는, 이 노래가 진짜 그 노래인지, 혼란스러워했다.
연애하던 시절, 나와 그는 어느 노을 지는 공원에서 [봄여름가을겨울]이 직접 부르는 [Bravo, my life!]를 손을 꼭 잡고 들었다. 예상하지 않았던 이벤트에 우리는 놀라고 즐거워했다. 그의 애창곡이 우리의 노래가 되는 순간이었다.
걷는 것 외에 나의 조그만 생활 습관의 변화가 있다. 그것은 '끝까지 듣기'이다. 출퇴근길에 운전하며 나는 노래를 듣는다. 시동을 걸면 바로 자동차에서 노래가 나온다. 흥얼거리며 운전하는데,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기 전에 노래가 흘러나오는 경우가 다반사다. 얼마 전까지는 그냥 내렸다. 최근에 나는 그 노래를 다 듣고 내린다. 듣는 시간은 1~2분 정도. 원래 늦게 다니는 것을 싫어하니 여유가 없지 않다. 그런데 뭐가 바빠서 노래 한 곡 다 못 듣고 후다닥 내렸던 걸까? '끝까지 듣기'를 마치고 후련한 마음으로 내린다. 별 것 아니다. 그 별 것 아닌 습관이 나에게 꽤 여유를 준다는 것이 놀라웠다. 노래를 다 듣고, 때로는 따라 부르고 차에서 내리면 마음이 탁하지 않았다. 모래는 가라앉고 부유물을 걷어낸 맑아진 흙탕물처럼 투명해졌다.
나는 조금 여유 있어졌다.
우리의 찬란한 미래를 위해, 오늘도 이 노래를 듣는다. 내일이 더 나을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내일은 더 낫겠지
그런 작은 희망 하나로
하지만 앞으로 나가
내가 가는 것이 길이다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지금껏 달려온 너의 용기를 위해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노래 들어보기]
https://youtu.be/0xG_ZOAEv18?si=HwPgwk3LtFLWg29M
[가사 전문]
해 저문 어느 오후 집으로 향한 걸음 뒤엔
서툴게 살아왔던 후회로 가득한 지난날
그리 좋지는 않지만
그리 나쁜 것만도 아니었어
석양도 없는 저녁 내일 하루도 흐리겠지
힘든 일도 있지 드넓은 세상 살다 보면
하지만 앞으로 나가
내가 가는 것이 길이다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지금껏 달려온 너의 용기를 위해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내일은 더 낫겠지 그런 작은 희망 하나로
사랑할 수 있다면 힘든 1년도 버틸 거야
일어나 앞으로 나가 니가 가는 것이 길이다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지금껏 살아온 너의 용기를 위해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고개 들어 하늘을 봐
창공을 가르는 새들
너의 어깨에 잠자고 있는
아름다운 날개를 펼쳐라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지금껏 달려온 너의 용기를 위해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지금껏 달려온 너의 용기를 위해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Bravo Bravo 나의 인생아
지금껏 달려온 너의 용기를 위해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