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읽으면 좋을 책들, 나만 숨겨놓고 보던 책, 오늘 공개합니다
여행을 가면 짐을 싸고, 책을 챙긴다. 여행지나 여행 가는 날짜에 맞는 책, 혹은 계절에 맞는 책을 가져가서 읽는다. 결혼 10주년 기념 이탈리아 여행을 갈 때는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을 챙겼고, 지난 여름 가족 여행에서는 <뒷마당 탐조클럽>을 챙겨갔다. 나는 여행을 떠올릴 때, 그 여행에서 읽었던 책이 같이 떠오른다. 크리스마스에도 읽으면 좋은 책들, 매년 챙겨보는 책이 있어 공개해보고자 한다.
두구 두구 두구
크리스마스에는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
작년 크리스마스에 읽으려고 사두었다가 깜빡하고 읽지 못한 책을 김치처럼 묵혀두었다가(?) 올해는 잊지 않고 꺼내 읽은 책 <미스터리 서점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추천한다.
오토 펜즐러의 Mysterious Book Shop(미스터리 서점, 워런 가 58번지 뉴욕, N.Y. 10007)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미스터리 전문 서점 중 하나로, 뉴욕의 명소이다. 참고로, 한국에는 Mystery Union(미스터리 유니온)이라는 추리 소설 전문 서점이 서울 신촌에 위치하고 있으니 뉴욕까지 가지 못하시는 분들은 아쉬운 발걸음을 이곳으로 돌려도 좋을 듯하다.
이 책은 오토 펜즐러가 17년간 미국에 거주하는 추리 소설가에게 주문하여 소책자로 제작해 고객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나누어준 이야기를 묶어놓은 책이다. 작가에게 요청한 사항은 아래 3가지이다.
1) 이야기가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할 것
2) 미스터리를 포함할 것
3) 적어도 몇몇 장면은 '미스터리 서점'에서 일어날 것
이 조건만 보아도 궁금해지지 않는가? 게다가 작가 소개를 보며 깜짝 놀란 것이, 거의 기본적으로 에드거 상을 수상하였고 그게 아니면 교수님이거나 유명한 영화의 원작자 정도의 저명한 작가들이다.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마니아는 아니라 모르는 작가가 많았지만, 에드거 상을 세 번 수상했다는 이력이 들어가는 것을 보고 이 서점 주인의 영향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름만 유명한 작가들을 모아 놓은 것이 아니라 각 17편의 단편이 모두 개성 있게 재미있었다. 읽고 별점을 주러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니, 앞서 달린 리뷰의 평점이 모두 5점인 것이 이해가 되는 책이었다.
[중앙일보 '미스터리 서점' 기사]
https://share.google/Jo01uoKq7dlq79WXd
이 책은 산타클로스 탄생에 얽힌 전설에 관한 책이다. 내가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읽는 고전이다. 저자는 라이먼 프랭크 바움이다.
마법의 숲, 나무의 님프인 니실은 불멸의 존재이다. 지루한 니실의 삶에 버려진 인간 아이가 끼어든다. 신이 기르는 처음이자, 마지막 인간에게 '작은 아이'라는 뜻의 '클로스'라는 이름이 부여된다. 그리고 그는 인간의 아이들을 사랑하여 장난감을 나누어주고, 그를 '성인'이라고 부르며 '산타클로스'로 이름이 바뀐다. 이렇게 탄생한 산타클로스는 영생을 얻게 되는데... 어떻게 자라나서 인간에게 돌아와, 영생을 얻게 되는지, 읽어보시면 좋겠다.
산타클로스의 선물을 바라는 아이들에게 꼭 읽어주고 싶은 동화책이다.
이미 유명한 스크루지의 이야기,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이다. 짧은 동화로 많이 옮겨져 누구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꼭 책으로 읽어보기를 권한다. 찰스 디킨스 자신도 가난을 견디면서 빚을 갚기 위해 이 책을 지었다고 하는데, 이 책을 집필하며 "얼마나 울고, 웃고, 또 울었는지 모른다."며 스스로도 변했다고 고백한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이 발간되기 전에는 산업 혁명으로 인해 여유가 없어 사람들은 크리스마스를 즐길 여유가 없었다. 이 책으로 인하여 우리는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외치는 여유를 얻게 된 것이다. 영국에서 이 책은 많은 사랑을 받으며 널리 읽혔다. 디킨스가 죽었을 때, 시장에서 행상 수레를 미는 소녀에게 그의 죽음을 전하니, 소녀는 이렇게 되물었다고 한다.
"디킨스 씨가 죽었다고요?
그러면 산타클로스도 죽는 건가요?"
나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 <소공녀>를 읽고, 진짜 부모님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꿈을 꾸었던 적이 있다. 일기장에 적어놓았던 그 마음을 읽은 아버지는 "그런 환상을 버려."라고 하며, 현실로 나를 데려왔다. 이 책은 크리스마스와는 관련이 없지만, 나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꿈을 꾸는 아이가 되어 종종 <소공녀>를 다시 읽곤 한다. 정말, 개인적인 내 크리스마스 책이다. 그 책은 내게 현실을 이겨낼 힘을 주지는 않았지만, 잠깐동안의 달콤한 환상을 선물해 주었다.
온다 리쿠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다. 만약, 독자가 무조건 한 명의 작가와 결혼을 해야 한다면 나는 온다 리쿠와 결혼할 것이다. 물론, 독자와 작가와 결혼을 할 리도 없으니 온다 리쿠 작가님에게는 참 다행인 일이다.
온다 리쿠의 책 중에서 학생을 중심으로 하는 미스터리한 책들이 꽤 있는데, 그중 네버랜드는 겨울에 기숙사에 머무르는 네 남학생의 이야기이다. 네 소년은 각자의 어둠을 끌어안고 있고, 이 겨울에 그들의 인생을 마주 보는 이야기이다. 조금 일본스러운(!) 느낌이 있어 아마 호불호가 갈릴 것이라고 생각되고, 조금 어두운 이야기들이 있어, 밝은 크리스마스를 원하시는 분들은 읽지 않으시는 게 좋겠다. 다만, 나는 겨울의 한가운데가 오면, 이 소년들의 기숙사 이야기가 떠오른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아직 책을 준비할 시간이 남아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