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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발견작가 Apr 19. 2024

푸딩_5.강아지들의 구토의 종류와 원인

오전 일찍 수영을 마치고 들어오는 나를 푸딩이 반갑게 맞아 준다

푸딩의 점프력은 정말 놀랍다

묘기에 가까운 착취 샷부터 공중으로 슈~~웅 튕겨지는 모습까지 탄력성이 뛰어나다


나를 어찌나 반겨 주는지 이렇게 막무가내로 튕기다가 다치기라도 할까 싶어 불안한 마음에 푸딩을 빨리 안아 준다


방학이라서 큰아이 작은 아이가 늦잠을 자느라 조용하다


땀으로 젖은 운동복을 다용도 세탁실로 옮기며 지나가고 있었다

식탁을 지나면서 바닥에 떨어져 있는 나의 옷가지들에 눈길이 멈추었다


'왜? 내 옷들이 여기 이렇게 널부러 졌지? 그것도 잠옷까지? 뭐지?'


널브러져 있던 옷들은 다시 제자리로 수납했다

이상하단 의문이 들긴 했지만 우선해야 할 일에 몰두했다

빨래를 돌리고, 아침을 준비하고, 청소를 시작했다


깨끗해진 거실을 보면서 개운하고 흐뭇한 기분을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이어갔다


그런데 잠시 후 청소 때마다 졸졸졸 따라다니던 푸딩이 조용히 총총총 뭔가를 물고 나오는 모습이 점점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안방 복도를 지나 거실 한 복 판으로 나의 잠옷 바지를 입에 물고는 질질 ~~끌고 오는 게 아니던가? ㅋㅋ


오~~ 호라!!

흐뭇한 커피의 향이 사고뭉치 귀여운 푸딩의 교집합은 오묘한 맛으로 기이하게 바뀌었다

ㅋㅋㅋㅋㅋ


그러고 보니 푸딩이 거실에 실어 나르는 게 나의 옷만이 아녔다


푹신한 푸딩의 침대도 구지~~ 구지~~ 물면서 이리 던지고 저리 던졌다

현관문 주변에 놓인 신발이란 신발을 죄다~~ 가져와 하나씩 맛보기도?ㅋㅋㅋ 했다


그중에 큰 아이가 잘 신지 않는 쪼리의 맛? ㅋㅋ 이 좋았는지 자리 잡고 뜯기 시작했다


쪼리 끈을 작정하고 자근자근 씹다 보니 끊어진 다리처럼 헐렁 해졌다

알갱이로 변한 끈들이 바닥에 널브러졌고 나는 이런 상황을 지나 칠 수 없어 푸딩을 불렀다


"푸딩~~ 푸딩~~ 이리로 와 볼까... 푸딩.."

"형아 신발을 .. 으응.. 이리 해 놓음 어떡해 으응?.."

(다행히도 잘 신지 않는 신발이어서.. 그리 심각하진 않았다)


푸딩은 나의 목소리 톤이 평상시 보다 저음으로 가라앉음을 눈치챘고 낮은 자세로 얼굴을 땅에 파묻은 자세로 내게 천천히 다가왔다


푸딩은

잘못했다는 걸 아는 것 같았다

지금 자신이 혼나고 있는다는 것도 아는 듯했다

빨리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해야 된다고 판단하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아도 모든 게 둥글둥글해서 귀여워 죽겠는데 몸을 더욱 동그랗게 말며 나의 발등 위로 살며시 몸을 올리는 푸딩에 나는 그만 몸이 녹아내렸다


한창 이가 간지러울 시기여서 무엇이든 물어 대는 푸딩이 이해를 넘어 너무 이뻐서 나는 지나친 허용으로 품기로 했다 ㅎㅎㅎ


그런데 한 가지 신경 쓰이는 게 있다


이렇게 자꾸 이것저것을 물다 보니 이물질을 아무래도 삼키고 먹게 되는 것이다


그냥 물고 뜯기만 하면 좋은데, 잘게 부서진 이물질을 먹게 되니 말이다


어젯밤 새벽녘 나는 쉽게 잠에 들지 못해 뒤척거리던 와중이었다

갑자기 헛구역질 소리가 들렸고  소리의 시작점을 의식하며 방안의 소등을 켰다


침대 위에서 곤하게 초코는 자고 있었고 그 옆에서 뭔가를 계속 뱉어 내려고 애쓰는 푸딩의 헛구역질이였다


푸딩을 안고 빠르게 화장실로 데려갔다

아이들이었다면 등을 두들겨 주기도 하고 손과 등을 쓸어 주며 뱉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겠지만 푸딩을 어찌 도와야 할지 난감했다


배에 힘을 주고 가슴으로 넘기로 위를 통과해 입 밖으로 뱉어 내려는 결과물이 잠시 후 시원하게 토했다


가까이 다가가 토해낸 하얀 거품들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이물질로 인해 소화불량 장애인지 토해낸 거품이 궁금했다


특별한 이물질은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일시적 소화불량으로 판단하고 푸딩을 계속 살펴봤다

구토 후 속이 좀 나아졌는지 푸딩도 바로 잠을 이어 갔다


어제부터 하노이에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새벽을 지나 아침이 돼도 기온까지 차가워 산책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아무래도 푸딩의 구토가 신경 쓰여 오늘부터 가능한 물고 뜯는 걸 제재가 필요했다


구토를 한다는 건 분명 몸이 불편하다는 신호이다

이번 참에 강아지들의 구토에 대해서 알아봐야겠다



강아지들의 구토의 종류와 원인
1. 투명 구토
물을 먹고 흥분했을 때 나온다
2. 노란 구토
공복 상태에서 많이 발생하며 담즙이 자극되어 노란빛을 토해 낸다
3. 초록색 구토
산책하며 풀이나 잔디를 먹었을 경우이다
하지만 그냥 초록색 구토가 나온다면 췌장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4. 거품 섞인 구토
투명한 토가 역류하면서 공기를 삼켜 거품이 되는 경우다
5. 빨간&갈색 구토
입속, 위, 장, 식도에 심한 출혈이 발생했을 경우다
특히 갈색 구토는 소화기관 아래에 있는 소장, 대장의 출혈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다행히 우리 푸딩의 거품 섞인 구토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긴 했다

그래도 막무가내로 씹어 대는 푸딩을 항상 예의 주시하며 지내야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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