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발견작가 Apr 17. 2024

푸딩_4. 세상 천사들이 우리 집에 다 모였다...

주말 저녁 단골 고객님? ㅋ이 된 버디가 왔다

단 하루만 지내다 갈 예정이라서 푸딩과 친해졌다 싶을 때쯤 집으로 갈 듯하다


겁이 많고 얌전한 버디가 날 샌 돌이 푸딩과 만나면 반나절은 시달리지 않을까 싶은 우려가 되긴 하다


역쉬나~~!


버디를 본 푸딩은 막무가내로 달려들었다

천천히 서로를 알아보는 시간일랑 필요 없다는 듯 달려드는 푸딩의 스킨십에 작은 체구의 버디는 그만 놀랬다


푸딩이 천천히 버디에게 다가오도록 시간차를 두며 거리를 두었다

버디를 안고 있거나, 푸딩을 안아서 서로 얼굴로 데면데면 인사시켰다


푸딩의 근처로 버디의 냄새를 맡도록 가까이 얼굴을 대 주었다

이때다 싶다며 버디의 얼굴을 날름날름 핥으려고 도마뱀처럼 혀를 길게 빼며 바쁘게 움직였다


지나치게 적극적 표현이 달갑지 않은 버디는 얼굴을 돌린다


개월 수는 비슷해도 체구가 다르다 보니 버디는 힘으로는 안되겠다 싶으면 날렵하게 소파로 부~웅 후퇴를 한다


약간? ㅋㅋ 몸이 무거운 푸딩은 이에 뒤실세라 소파에 오르려고 점프를 시도하지만 한 번에 올라가진 못한다

몇 번의 시도를 거친 후에야 겨우 소파 위로 성공을 하면 서로의 몸을 엉키고 설킨다


노는 것은 맞는 것 같은데, 어째......ㅠㅠ 푸딩만 신난 것 같은 ㅋㅋ 이상한 놀이 풍경이다


힘으로 푸딩에게 눌린 버디는 자주 쓰러졌고 바짝바짝 마른 신음 소리는 체력의 한계가 느껴진다

두 발을 꼿꼿하게 서서 앞 발로 서로의 얼굴과 목덜미를 공격하며 벌린 입속의 송곳니를 보이며 공포심을 유발한다


길어야 2~3분의 신경전이지만 체급이 맞지 않은 선수들의 경기 같아 나는 자주 둘 사이를 갈라 주었다

쿵쾅 거리는 심장과  뜨거운 발바닥의 열기는 분출할 곳 없는 땀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 같았다


이렇게 매일 지낸다면 푸딩이 날씬해져서 집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걱정도 했다 ㅋㅋ


초코에게 달려들던 관심사를 버디에게 돌린 후로 초코가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호사를 누리게 되었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버디도 그리 싫어하는 눈치는 아녀 보였다


푸딩에게서 거리를 두려고 식탁 의자에 버디를 올려 주면 어느새 푸딩에게 달려들어 '엥~~에 엥" 거리며 앞 발로 푸딩의 얼굴을 촬싹촬싹 공격하며 지지 않으려고 했다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지....


진짜 상대를 아프게 하려는 의도 없이 단순히 놀고 싶어 했다

간혹,

힘 조절의 실패로 아프게 물리면 '에~잉, 이잉' 소리가 노는 강도를 조절하게 하는 엘로카드가 된다


별것 아닌 장난감을 뜯고 물고 다니는 상대가 보이면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질투심이 오르도 한다

장난감이라고 말하기도 부끄럽다

(물통 뚜껑, 일회용 접시, 과자 케이스, 일회용 수저 등등)


나는 잘근잘근 씹어도 되는 것들을 모아 푸딩이 잘 보이는 자리에 모아 두었다


씹는 것에 관심이 없던 버디가 하루 자고 일어나더니 푸딩이 물고 뜯는 물건을 잽싸게 뺏고는 도망 다니며 추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러다가도...

"간식 먹자~~~"

내가 간식 통을 흔들어 대면 놀다가도 그냥 스톱하며 내게 달려들 온다


어찌나 귀여운지 간식을 먹으려고 헐떡이는 숨을 고르며 얌전하게 앉아서 기다린다


"오늘은 고구마를 줄게~~... 천천히 먹자 우리 초코, 푸딩, 버디"


고구마는 조금씩, 천천히 주는 편이다

간식을 빨리 많이 먹고 싶어서 씹지도 않고 그냥 삼키다가 목이 메어 캑캑 걸리곤 해서 말이다


어찌나들...

맛나게들...

먹는지...


세상 천사들이 우리 집에 다 모인 것 같다 ㅎㅎㅎ


자기의 순서가 올 때까지 남의 간식을 탐하지 않는 배려와 질서를 지키는 매너는 또 얼마나 이쁜지 ㅋㅋ


항상 일정량을 주려던 간식이 오버 한다

먹는 모습이 너무 이뻐서 조금 더, 조금 더 더 더 주고 만다


초코, 푸딩, 버디가 행복해한다


늦은 오후 버디는 그리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버디를 안고 현관문을 나서는 나의 뒤를 어떡해서든 같이 따라 나오려는 푸딩을 떼어 놓고 오느라 마음이 짜.. 안 했다


결국은 큰아이에게 푸딩을 안고 있어 달라고 부탁했다

닫힌 현관문을 통과한 푸딩의 우는소리가 점점 복도 끝까지 멀리 따와 왔다


버디가 간 후로 푸딩은 피로한 몸을 풀법도 한데 지치지 않는 에너자이너다


초코에게 몇 번을 들이대지만 노견으로 등극하고 있는 초코도 귀찮아한다


학원을 다니는 둘째 아이의 뒷바라지가 생각 보다 바쁘다 보니 정작 푸딩에게 내가 제일 못 놀아 주고 있었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너무 이쁘고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나는 따로 내가 해 주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한 것 같다


내일부터는 나와 푸딩의 1:1 놀기 프로젝트를 만들어 봐야겠다


어라?!


푸딩이 왜케 조용하지?

어머나!!!


이 글을 쓸 때부터 다 쓸 때까지 떡실신 모드 중이셨던 푸딩 ㅎㅎㅎㅎㅎㅎ


이전 12화 푸딩_3. 왜? 이름이 푸딩인지 100% 공감이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