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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발견작가 Apr 12. 2024

푸딩_2. 푸딩의 귀여운 벌러덩

"흥분하면 안아서 배 쓰다듬어 주면서 ~ 진정해~진정해 하면 금방 순둥 순둥 돼요"


무슨 마법 주문 같다

기분이 너무 좋을 때도

잠깐 외출 후 만날 때도

언제 어디서든 푸딩의 벌러덩 버전은 전자동 시스템이다


조용히 쉬고 있는 초코 곁으로 다가가 귀엽게 짖으며 앞 발로 초코를 슬쩍 슬쩍 건드려 본다


으르렁 으르렁 낮은 음으로 "저리 가~~ 나 지금 별로 놀고 싶지 않거든" 초코가 거부 표현을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초코의 얼굴과 몸 주위를 맴돌며 초코의 감정을 건드린다


결국 몸을 일으키며 푸딩의 반응에 흥분이 고조된다


초코는 길고 가는 다리로 푸딩의 몸을 붙들며 으르렁 거리며 겁을 준다


겁을 먹기는커녕 ㅋㅋ

재밌다는 반응을 보이며 도망가고 달려가며 한바탕 회오리바람을 만든다


초코의 으르렁 으르렁 거림이 굵고 톤이 오르면 나는 재빠르게 푸딩을 안고 배를 살살 만져준다


정말이지 이때부터는 전자동 시스템이 탁 켜진 느낌이다


흥분으로 달아 오른 몸의 온도가 스르르 내려가기 시작한다

얼굴은 바닥으로 떨구고 온몸의 힘을 쭉 뺀다


푸딩은 배를 살살 만져주면 온 세상이 평화로 뒤 덥히는 환상으로 들어 가나 보다


어찌나 귀여운지...ㅎㅎㅎ

내가 잠시 운동을 다녀오거나, 마트에서 장을 보고 오면 열린 현관문을 통과하는 내게 와 온몸을 던지며 껑충껑충 뛴다


앞뒤도 안 보고, 위아래도 안 본다

무조건 맨 위에 있는 나의 얼굴을 보기 위해 있는 힘을 모두 동원해서 뛴다

초코도 질 수 없다며 푸딩과 얽히고설키며 반가움을 표현하느라 감정이 미친 듯이 올라간다


이럴 때 쓰는 희든 카드 ㅋㅋㅋ


손에 들고 있던 짐을 내려놓고 낮은 자세로 앉은 후 푸딩을 얼른 얼굴을 쓸어 주면서 배를 살살살 만져 준다


기분이가 너무 좋은 표정을 지으며 좀 전의 껑충껑충 뛰던 몸이 맞나 싶게 흐물흐물해져 간다 ㅋㅋㅋ


유체 동물인가? 의심이 된다 ㅋㅋ

어찌나 흐물흐물 몸에 힘이 하나도 없는지 ㅋㅋ


예고도 없고 시그널도 없이 그대로 온몸을 철퍼덕 바닥에 냅다 드러눕고는 하늘 향해 배가 웃고 있다


포동포동한 느낌도 좋고, 보들보들 부드러운 털까지 푸딩을 만지고 있으면 나까지 흐물흐물 녹여진다


"엄마... 엄마... 푸딩 얼굴 만지고 나면 알아서 눕거든 그럼 바로 하늘을 향해 배가 보이도록 눕는다... 엄마 알고 있어?"

"어~~ 어`~~~ 알아 알아 너무 귀엽지 ㅎㅎㅎ 푸딩"

"으응.. 뭐야 푸딩 정말 너무 귀여워서 내가 내 볼일을 보러 그냥 못 지나가겠어 ㅎㅎㅎ"

"그치 그치.. 나도 그래 ㅎㅎㅎ"

"푸딩은 엄마 3단계 구성으로 눕는다..."

" 3단계로? 그게 뭐야?"

"자 ... 바바.. 엄마...

1단계 - 내가 이렇게 푸딩 이마를 살살살 쓰다듬는다

2단계 - 잠시 후 푸딩은 벌러덩 눕는다

3단계 - 내가 배를 살살살 쓸어주고 끝나면 아까 눕던 방향이 아닌 반대 방향으로 화들짝 일어난다"

(푸딩은 정말이지 작은 아이가 설명한 그대로 3단계 벌러덩을 귀엽게 보여 주었다)


푸딩의 귀여운 벌러덩은 시도 때도 없었다


자기 자신의 가장 중요한 부위를 보여 준다는 건 다양한 의미 해석들이 있긴 하다


절대적 믿음이 보장된 주인이거나, 상대와 자신의 힘의 서열을 인정하는 행동이라고 한다


푸딩의 귀여운 벌러덩은 보는 누구라도 의미고 나발이고 ㅋㅋ 모두 백지화된다


아무것도 필요 없고,

아무것도 알 필요 없는

무소유로 한 세상 살아 보세요~~~ 한다


푸딩의 배를 쓸어 주다 보면 푸딩의 온기가 나의 손에 닿으면서 마음으로 들어온다

이 작은 생명이 뿜어 주는 따뜻함이 너무 고맙고 사랑스러워 포근한 힐링 햇살을 받는 기분이다


온 가족이 푸딩의 벌러덩을 좋아해서 우리 푸딩의 배가 달아 질까 걱정이다 ㅋㅋ


우리 푸딩의 사랑스러운 벌러덩을 아끼고 조금씩 느끼며 지내자고 가족 모든 구성에게 공지를 올려야겠다


'우리 사랑스러운 푸딩의 배를 너무 남용하며 만지지 말아 주세요 사랑스러운 푸딩의 귀여운 벌러덩은 푸딩이 원할 때만 만저 주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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