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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딩_1. 재생속도 10배속은 되는 듯하다

우리 {푸딩}이를 소개해 주세요^^

• 이름 : 푸딩
• 나이 : 8~9개월
• 성별 : 남
• 견종 : 크림 푸들
• 몸무게 : 4kg 조금 넘을 듯
• 성격 : 처음엔 활발, 진정시켜주면 얌전
• 알레르기 음식 : 딱히 아직 발견 못함
• 함께 지내는 기간 : 1월 7일 오후~1월 31일 오후
• 개인 준비물 : 산책줄, 입마개, 사료 (필수)
침대, 애착 인형, 장난감, 개인 간식(선택)

● 전달사항 : 다음 주에 구충제 먹일 필요할듯합니다

아이들이 졸업과 동시에 방학까지 겹치다 보니 마음이 바쁘다

함께 지내던 송이가 가는 날이기도 한 일요일 늦은 오후에 푸딩이 도착했다


푸딩은 처음 낯 선 우리 집의 두려움보단 집으로 들어 서자마자 송이에게로 달려들었다

푸딩은 겁이 많거나 분리불안 장애 같은 성향은 함께 지내면서 딱히 보이지 않다고 했다

이렇게 장기간 호텔에 머문 적도 처음이라고 했다

 

보호자님은 푸딩을 건네주시며 필요한 용품은 언제든지 보충이 가능하며 잘 케어해 주시길 바란다며 부탁의 말씀을 하시고 돌아가셨다


나는 집으로 들어가며 캐리어 망사 입구로 보이는 푸딩의 눈 빛을 보며 푸딩의 이름을 부르며 짧은 인사를 했다


나의 손가락을 캐리어 망사 입구에 대주며 냄새를 맡게 하면서 친밀감을 유도했다

처음 보는 사람의 목소리가 두렵고 불안할 법도 했지만

보호자님의 말씀대로 캐리어 속에서 얌전히 나의 손가락 냄새를 맡았다


아기와 아기가 만나는 상황은 그야말로 정신이 없어진다

ㅎㅎㅎㅎㅎ


서로 서로 개월 차가 별로 나질 않다 보니 서로가 지켜야 할 질서와 순서를 알리 없고 또 안다고 해서 지켜지기란 쉽지 않다


별것 아닌 물건은 서로가 가지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쟁탈전은 노는 건지, 싸우려는 건지 나를 긴장하게 만든다


송이 보다 훨씬 덩치가 있는 푸딩은 앙칼진 송이를 힘으로 이겨 보려 하지만 매번 송이의 기선 제압 '끼잉~끼잉' 소리에 놀라 뒤 걸음질이다

그러다가도 푸딩은 또 다시 힘으로 송이를 온몸으로 눌러댄다

몸과 다리가 엉키고 앞 발은 상대의 얼굴을 찰싹찰싹 후려친다


사람처럼 찰싹 소리가 나질 않다 보니 아픔의 강도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재생속도 10배속은 되는 듯하다

송이가 벌러덩 두러 누워 쓰러졌다가도 푸딩이 바로 바닥에 납작 엎드려진다


다행히 서로의 체력을 감안해서 3~4분을 넘기진 않는다


혹시라도 위험을 대비해 송이와 푸딩에게 눈을 떼지 않고 지나치게 흥분하면 냅 다 둘 중에 한 아이를 안고 상황을 종료 시킨다


나의 가슴에 안긴 아이는 헐떡거리는 숨을 고르며 뜨겁게 올랐던 몸의 온도를 배출한다


마치

사각 링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상대 선수와 격투를 벌이고 내려온 격투기 선수들 같다


큰 아이를 거치고 작은 아이가 놀았던 컵 쌓기 장난감이 이젠 가치가 없어졌다

송이와 푸딩이 깨물고 놀기에 적당하다 싶어 하나씩 물어 주었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건 강아지들에게도 비슷한 것인가?


바닥에 여러 개의 컵이 널려 있어도 서로가 갖고 있는 컵에만 몰렸고 다시 2차전이 시작됐다 ㅎㅎㅎ


아니?

그렇다면.... 이건... 놀자는 거구나


안전 가드로 분리한 후 각자의 놀이에 집중하도록 유도도 해 보았다


철조망을 깨물며 푸딩은 송이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려 했고, 송이는 푸딩이 있는 곳으로 나오려 했다


누가 보면 철조망으로 갈라진 가슴 아픈게 애절한 사랑하는 사이로 오해의 소지가 충분히 있어 보였다 ㅎㅎㅎ


안전가드를 바로 철수했다 ㅎㅎ


데굴데굴 굴러 가는 컵의 방향대로 송이와 푸딩이 따라가며 먼저 차지하려 든다

만나자 이별이라고 했나? ㅎㅎ

푸딩과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송이는 그리운 집으로 돌아갔다


송이의 빈자리가 느껴지겠네... 싶은 허전한 마음은 나만 그랬나 보다

송이와 놀던 케미는 초코가 이어 받았고 그들의 컵 전쟁은 계속되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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