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_ 1. 산책의 마법일까?

마음속에 자리 잡았던 두려움이 모두 씻겨 나갔다

by 이화
우리 {별이}를 소개 해 주세요^^

• 이름 : 별이
• 나이 : 9세
• 성별 : 여
• 견종 : 말티즈
• 몸무게 : 4.5kg
• 성격 : 조심성 많지만 사회성 좋음
• 알레르기 음식 : 없음
• 함께 지내는 기간 : 9년
• 개인 준비물 : 산책줄, 입마개, 침대, 사료, 애착 인형이나 장난감
● 전달사항 : 특별 사항 없음

눈 대신 비가 많이 내리고 흐린 날씨가 길고 길게 이어질 겨울 문턱에 이른 하노이도 새벽 공기가 제법 쌀쌀해졌다

뜨거운 여름이 물러나고 차가운 공기와 바람이 시작된 11월의 하노이다


오늘 만나게 될 별이 보호자님의 메시지가 왔다

텅 빈 로비의 소파에서 작고 하얀 강아지를 안고 계셨다


인사를 하고 별이의 보호자님 곁에 바짝 다가가 앉았다

별이에 관한 성격이나 습관 등을 이야기를 나누며 눈으로만 별이와 인사를 했다


별이는 곧, 보호자님과 떨어진다는 걸 아는 것처럼 보호자님 품속에서 거친 호흡을 하며 미세하게 떨고 있었다


유니크한 티셔츠를 입고 있던 별이는 정갈하고 품행이 단정해 보이는 여학생 같아 보였다


출발시간이 촉박하신 보호자님은 짧게 펫시팅을 마치시고는 조심스럽게 별이를 안겨 주셨다


미세한 떨림은 진동에 가까울 정도로 심해졌다

내 가슴 사이로 공백을 만들며 나에게 안겨 있는 걸 힘들어했다


집으로 들어온 별이는 긴장이 가득 담긴 힘겨운 호흡을 했다

입을 벌리고 쉬는 숨이라 입안이 건조해지겠다 싶어 물이 있는 트레이로 자주 별이를 불렀다


별이를 본 초코는 궁금함을 적극적으로 다가가 알고 싶어 했지만 별이에겐 부담스럽고 불편한 난처함이 되었다

초코를 피해야 했고, 이 낯 선 집과 낯 선 사람도 피하고 싶어 했다


나는 집안일을 잠시 미루고 별이 곁에 있어 주었다

다행히 별이는 조금씩 나에게 마음을 주었고, 나의 스킨십도 순수하게 받아 주었다


거실과 방을 전전긍긍하다가도 현관문 근처로 와서는 가늘고 긴 소리를 흘리며 슬픔을 견디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나의 동선과는 상관없이 혼자 있기 편한 장소를 선호했다

빨래를 돌리고, 청소를 돌리며 별이의 위치를 자주 확인했다


침대 밑, 소파 밑, 식탁 밑 대부분 구석지고 간섭을 받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쉬고 있었다


오후가 되서야 깊은 낮잠을 자기도 했다

잠에서 깨고 나면 다시 현관문 주위를 배회하는 가 싶다가도 뚫어져 열리기만을 처다 보았다

결국엔,

쓸쓸하고 처진 걸음걸이로 터벅터벅 다시 구석진곳으로 향했다


늦은 오후 산책을 준비하는 나를 본 별이는 직감적으로 산책을 나가는 것을 알아쳈다

뱅글뱅글 돌며 온 몸으로 즐거움을 표현했다


코에 바람도 넣고, 숨이 차도록 달려도 보고, 다른 친구들 영역 냄새도 꼼꼼하게 맡으며 집에서 느꼈던 두려움을 날려 보냈다


산책의 마법일까?

같은 날이 맞나 싶게도 마음속에 자리 잡았던 두려움이 모두 씻겨 나갔다

학원을 다녀 온 아이들에게도 반갑게 달려가 애교를 보여줬다


늦게 퇴근한 남편은 각종 탄수화물 간식으로 출출한 배를 채우며 야식을 먹는 모습을 그저 옆에서 얌전하게 지켜 보기만 했다

먹고 싶은 충동을 절제하는 모습이 대견스러웠다

시간은 새벽으로 넘어 갔고 거실에서 티비를 보며 자겠다는 남편의 품속으로 들어가 룸메이트가 되다니.....


외롭지 않다고,

두럽지 않다고,

불안하지 않다며

평온한 꿈나라로 들어 가는 별이의 눈꺼풀이 스르르 잠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