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브런치북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12화
실행
신고
라이킷
33
댓글
2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헤비
Jul 20. 2024
쉼
열두 번째 편지. 순간을 믿어요
사진출처: unsplash.com
요즘 문득 내 나이를 헤아리다보면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사실 언젠가부터
나이는 헤아리지 않으면
기억조차 나지
않는
다.
마음은 여전한데
거울 속 나는 늙어있고
자꾸 여기저기가 아프다.
동생도 허리가 아프다고,
오빠만 알고 있으라는데
내가 아프다 절뚝거리면 부모님이
이런 기분이실까 싶어졌더랬다.
이럴 때면 살아온 날을
시간으로
분으로
초로
바꾸어 헤아려보곤 한다.
참 많은 순간을 지나왔지만
단 한 번도 순간이 아닌
넓적한 도삭면처럼
그 속에
무언가를 감싸고
넉넉히
적어내려도
괜찮을
시간을
살아오지 못했던 것 같다.
다시 살아온 날들을
헤아리며 생각해보니
그래, 그렇게 순간순간 겨우겨우
점 찍 듯 때워가며 살아왔어도
그래도 내 마음에
그리워 할 풍경 몇 개 남아있지 않은가.
또 억지로 순간 순간
점묘화 찍듯 공간을 메워가며 살겠지만
언젠가 멀리서 보면 이것도 희극이 되고
웃을만한 그림이 되어 남아있겠지.
뭐 그저 만만하고
괜찮을 리가 있겠냐만은,
그래도 괜찮아.
그래,
나는 여기서 그대는 거기서
잠시 커피나 한 잔 하게.
2024. 07. 20.
keyword
순간
나이
마음
Brunch Book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10
빗소리 듣는 밤
11
꽃 피듯
12
쉼
13
옥수수를 먹다가
14
분노의 날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헤비
brunch book
전체 목차 보기 (총 14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