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이름을 짓다

2. 오 남매의 정원 이름을 짓고 현판식을 하다

by 김근회

‘오 남매 정원 만들기’가 3주 차 되었다. 정원에 이름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네 자매의 돌림자인 옥(玉) 자와 아름다울 미(美), 정원 원(園) 자를 따서 옥미원(玉美園)으로 이름 지었다. 형제들에게 메시지를 띄웠다.


玉美園 = ‘평온하고 화목한 곳’ ‘마음의 쉼터’

“영롱함 아름다움 행운 사랑” = 네 잎 클로버의 형상인 땅이라 행운이 깃든 땅이다.

“형제들의 사랑과 그리움, 아름다움, 평화로움 모두 다 심어라. 그래서 마음 둘 곳 없을 때 마음의 쉼터가 되면 좋지 않겠는가! 고향의 향기를 만들어라. 태초의 그리움처럼.”


옥수리의 구릉진 언덕을 다듬었다.

천막을 쳐서 움막을 만들었다.

사과나무, 복숭아나무, 대추나무, 체리나무, 두릅나무, 목련나무, 자작나무를 심었다.

개나리, 백작약, 앵초를 심었고 코스모스, 튤립, 해바라기도 심을 예정이다.

인생 후반전을 아름답게 가꾸며 살자.


둘째 처제가 송판과 붓과 먹을 갖고 와서 글씨를 쓰란다. 전문가에게 맡기자고 하니까 안 된다고 우긴다. 직접 우리가 만들어야 한단다. 어릴 때 붓글씨를 조금 써보긴 했는지라 써봤다. 한글이면 몰라도 한자는 정말 쓰기 어려웠다. 하여튼 처제의 명령이니 끙끙거리고 써봤다. 글씨가 영 맘에는 안 들었지만 우리가 만든다는 뿌듯함은 생기더라. 그 걸 가지고 가서 밤늦도록 본을 뜨고 조각해서 완성했다. 둘째 처제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다. 조각은 처음 해보는 거지만 곁눈으로 본 건 있어서 훌륭하게 만들었다. 대만족이었다. 역시 손재주는 참 좋다고 생각했다.


현판식 하는 날, 얼마만인가 가족들이 많이 모였다. 나와 아내 그리고 아들, 딸, 사위, 손자, 큰 처제와 그녀의 딸들 셋과 사위 1과 손자, 둘째 처제 부부, 막내 처제, 처남과 그의 딸 1 모두 18명이 모였다. 삼겹살을 구워 먹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언제 이렇게 모였었나 아득할 것이다. 그래서 그 날은 더 뜻깊은 날이 아닐 수 없었다. 참 보기 좋았다. 내 가슴이 뭉클할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각자 바쁘게 앞만 보고 살아오면서 이런 날을 만들지 못했다. 부모님을 닮은 형제들이 함께 서니 모두 닮아 있네. 웃는 모습도 닮아 있었다. 막내가 만 50세이고 그 위로 모두 3살 터울이다. 50세, 53세, 56세, 59세, 62세. 너무 예쁘고 흐뭇한 광경이었다. 그렇게 웃는 얼굴로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란다. 이 한 장의 사진 만으로도 그 날 하루는 충분했다.


[옥미원 현판식]

우리 모두는 인생의 반환점을 지난 것 같다.

움켜쥐었던 손을 펴보자. 모든 것을 편안히 내려놓자. 내려놓는다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버리는 것도 아니다. 그냥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순간을 새롭게 이어가는 것이다. 구름도 바람도 머무는 법이 있더냐! 영원한 것은 없다. 사랑도 미움도 원망도 분노도 그리움도 상처도 만남도 이별도... 모든 근심 걱정이 시간 속에 사라지고 태어나는 것이다.

온갖 마음의 티끌들을 비워버리고 우리는 옥미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모두의 가슴속에서 기다리던 바람이었다. 잃어버렸던 사랑을 다시 찾은 마음으로.. 고향의 따스한 품으로..

우리 모두를 감싸 안고 사랑하기로 다짐하면서 옥미원의 간판을 건다. 우리는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니까.. 우리에겐 살아가는 동안 가꾸고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 소중하게 인생을 살아가자. 그리고 편안하자.

모두에게 마음의 쉼터가 되리라.

사랑한다. 형제들아~


목련 5그루에 오 남매 이름을 붙였다. 벚나무에도 이름 붙였다.

수국 2그루 심었다. 아내 꽃은 하얀 꽃으로, 큰 처제 꽃은 빨간 꽃으로 하기로 했다. 목단 2그루도 심었다. 빨강은 둘째 처제, 꽃으로 분홍은 막내 처제 꽃으로 했다. 또 막내 처제가 출근길에 불두화를 보고 감상에 젖어 불두화를 심어줬다. 후에 수국 2그루는 아쉽게도 죽고 말았다. 척박한 땅에 뿌리내리기가 힘들었나 보다.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한 일이니 공부하고 연구하여 꽃을 키워야겠다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keyword
이전 01화정원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