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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작세 Jul 26. 2022

반복되는 일상에 감사해야 합니다

"다람쥐만 쳇바퀴를 돌리는 게 아니겠죠?"


일어나서 세수하고 밥 먹고, 

무언가를 하다가 밥 먹고

어떤 걸 하다가 밥 먹고

씻고 자고 또 일어나서...

가끔은 씻지 않기도 하고 밥을 건너뛰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절로 하는 것입니다.


무언가와 어떤 것은 나이를 먹어 가며 조금씩 달라지죠.

이것을 나이에 맞춰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잘하느냐가

인생의 성공을 판가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공부해야 할 나이에는 공부를,

일해야 할 나이에는 일을,

부모를 봉양하고 자식을 양육해야 할 나이에는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잘 완수해야죠.

공부하면서 일하기도 하고,

일하면서 가족을 부양해야 하지만,

나이에 따라 더 집중해야 하는 것이 있지요.


공부해야 할 나이에 놀거나 일하고, 일 해야 할 때 놀고, 휴가 기간 동안 일 걱정하고, 일하는 동안 휴가 갈 생각 하고,

부모를 봉양하고 자식을 양육해야 할 때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갖는다면

바람직한 삶이 되기 힘들 것입니다.


매일 거의 비슷한 날들에 대해 불평하거나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어느 사이에 늙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잠시 돌리던 쳇바퀴를 멈추고 삶을 뒤돌아 보며, 앞으로의 삶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삶을 뒤돌아 보며, 앞으로의 삶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결국 또 다른 쳇바퀴를 돌리고 있네요.

결정 장애가 있는 것도 아닌데, 쳇바퀴에서 내리지 못하고 오늘도 달리고 있습니다.


저마다 다른 무언가를 하고 있고, 무언가를 하면서도 조금씩은 다른 어떤 것을 하면서 살지요.

결국은 무언가와 어떤 것만 다르지

모두가 열심히 쳇바퀴를 돌리고 있습니다.

크게 보면, 인간의 삶은 모두 똑같습니다.


똑같은 삶이지만,

어떤 사람은 불행하고 어떤 사람은 행복합니다.

물질적인 것에 의해 좌우될 수도 있겠지만,

풍족하다고 꼭 행복하고, 부족하다고 꼭 불행한 것이 아닌 것을 보면

딱 하나의 요소가 불행과 행복을 결정하지 않나 싶습니다.


'쳇바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사느냐'


1. 따분하다.

2. 질린다.

3. 재미없다.

4. 미치겠다.

5. 오늘도 또 돌려야 하나.

6. 뭐 다른 것 없나.

7. 벗어나고 싶다.

8. 답답하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불행할 수밖에 없겠죠.


어차피 우리는 죽기 전에는 쳇바퀴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벗어나기 위해 죽을 수는 없지요.

스스로 자신을 죽이는 것은 남은 사람들에게 크나 큰 아픔을 안기는 아주 이기적인 짓이니까요.

그러하니,

어찌해야 할까요?


"돌릴 수 있는 쳇바퀴가 있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지 알아야 합니다.

쳇바퀴를 오늘도 돌릴 수 있음에 감사해야 합니다. 쳇바퀴가 없다면 삶의 의미도 없어지는 것이고, 쳇바퀴가 있어도 돌릴 힘이 없다면 슬프죠"


다람쥐는 쳇바퀴를 돌리며 무슨 생각을 할까요?

대화가 통하지 않으니 잘 모르겠지만,

우리 눈에는 쳇바퀴로 보여도 다람쥐에게는 넓은 들판으로 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주 작은 쳇바퀴지만,

넓은 들판이라 생각하고 매일 열심히 달리면서 즐기고 있는 거죠.


신의 눈에는 지구가 쳇바퀴로 보일지 모릅니다.

수억 년 이상을 인간이 다람쥐처럼 살고 있는 거죠.

우리는 다람쥐입니다.

지구를 쳇바퀴로 인식하는 순간

신처럼 되고자 선악과를 따먹은 아담처럼 불행해지게 됩니다.


매일, 일주일, 한 달, 1년.

큰 변화 없이 똑같이 산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많이 아파 보면, 쫄딱 망해보면, 부모님이 돌아가시게 되면, 큰 일을 당하게 되면 알게 됩니다.

굳이 큰 일을 당해야만 알게 된다면,

큰 일을 당하기 전까지는 완전한 행복을 누리기 힘들 것이고,

큰 일은, 그렇잖아도 행복하지 못한 나를 불행의 나락으로 밀어버릴 것입니다.


그러하니,

지금부터라도

오늘도 돌릴 쳇바퀴가 있음에 감사하십시다.^^

내가 즐겁게 열심히 쳇바퀴를 돌린만큼

내 가족이, 함께 살아가야 할 세상이

더 나아질 것입니다


이스털린은 1978년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상품이 적혀 있는 목록에서

 '갖고 싶은 것'과 '현재 가진 것'을 선택하라고 했습니다.

 16년 후 같은 참가자에게 같은 목록을 주며 다시 선택하게 했습니다.

그러자 참가자 거의 전원이 과거에 갖고 싶은 것으로 선택했던 물건을 현재 보유했으며,

첫 설문에서 '갖고 있는 것'으로 선택한 물건을 현재 갖고 싶은 것으로 표시했답니다.

현대인의 일상이 '쾌락의 쳇바퀴'에 갇혀 있다는 걸 말해주는 연구 결과입니다.


가끔은 쳇바퀴를 다른 것으로 바꾸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도

꼭 더 나은 쳇바퀴가 온다는 보장도 없으니

일단 내가 가진 쳇바퀴에 진심과 전심을 다합시다


핸드폰 알람이 울림 -> 떠지지 않는 눈을 억지로 뜸 -> 고양이에게 배운 스트레칭을 함 -> 화장실에 가서 밤새 쌓인 작은 것을 아낌없이 내어 놓음 -> 물 한잔 마심 -> 아침 식사 -> 정성스레 이를 닦고 세수하고 머리를 감고 말리고 모양을 만듦 -> 다시 화장실에 가서 큰 것을 열심히 몰아 냄. 뜻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음 -> 아내의 배웅을 받으며 엘리베이터와 차를 타고 출근하면서 목까지 차오르는 욕을 참아야 하는 상황이 두세 번 생김 ->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를 수십 번 반복하며 매일 하던 짓을 함 -> 하루를 잘 이겨내고 차를 타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에 옴 -> 손을 씻고 저녁 식사하고 내가 식사 끝날 때까지 눈이 빠져라고 쳐다보고 있던 고양이에게 멸치를 줌 -> 이를 닦고 자리를 잡은 후 티브이와 폰을 보면서 가끔 몸을 움직여 줌 -> 씻고 잠 -> 핸드폰 알람이 울림


중간에 약간의 변수와 변동이 있었지만, 제가 돌리는 쳇바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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