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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구 테마별 관광코스 - [1코스] 제기동 산책길

선농단 ~ 제기동 성당 ~ 방아다리교 ~ 서울약령시 ~ 한의약박물관

by 곽한솔

‘동대문구 테마별 관광코스’는 동대문구의 역사·문화적 명소를 널리 알리고, 문화콘텐츠 다양화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총 6개 코스로 구성돼있는데, 전문해설사와 함께 탐방이 가능한 코스는 5개 코스(1~5)이다.


[1코스] 제기동 산책길 : 선농단~제기동성당~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

[2코스] 도심 속 산책길 : 청량사~홍릉 근린공원~회기동 안녕마을~연화사

[3코스] 홍릉 이야기 : 영휘원과 숭인원~홍릉 숲

[4코스] 풍물 기행 : 청계7경 존치교각~풍물시장~우산각~동묘 벼룩시장

[5코스] 추억 나들이 : 서울시립대~휘경원 터~영우원 터~배봉산 둘레길

[6코스] 중랑천 강길 여행 : 군자교~장평교~장안교 야외갤러리


동대문구의 명소도 알리고, 지역경제도 살리고! 기획 취지가 매우 좋다고 했는데, 직접 참여해 보니 재미와 힐링 그리고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 받을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러웠다. 이렇게 좋은 특히 문화해설사와 함께하는 테마별 관광코스 탐방을 동대문구민 그리고 타 지역 분들에게까지 널리 알려드리고자 나의 6개 전 코스 탐방 후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동대문구 테마별 관광코스 - [1코스] 제기동 산책길

선농단 ~ 제기동 성당 ~ 방아다리교 ~ 서울약령시 ~ 한의약박물관

* 탐방 일자 : 2021. 5. 8.(토)


제1코스를 실제로는 제6코스, 제2코스에 이어 세 번째로 탐방했으며, 전과 마찬가지로 해설 예약 프로그램 통해 참여했다. 당시 코로나19가 심각한 상황이었기에 해설 탐방 참여자는 나 포함 단 3명에 불과했다. 정원이 3명이었다.


제1코스는 동대문구 중에서도 찐 우리 동네다. 시작 지점인 선농단이 집에서 5분도 안 걸리니까. 코스 내 행선지들도 수 차례 이상 가본 매우 익숙한 곳이었다. 그렇지만 또 가도 좋은 곳이었고 해설 탐방이라 색다른 점도 알 수 있어 유익했다.



선농단

집에서 가까워 여러 번 방문했었던 선농단. 이날은 옥상 선농단역사공원으로 먼저 향했다. 건물 정문에서 언덕 방면으로 조금 올라가 왼쪽으로 돌면 공원 입구가 바로 나온다.

사적 제436호 선농단은 농사 시작 전 왕이 제사를 지내던 곳이었다. 해설사님께서는 선농단에서의 제사가 조선 태조 때부터 시작하여 세종 때 틀이 더 잡혀갔고, 성종 시기보다 더 확립되었으며 마지막 임금인 순조도 제사를 지낸다고 하셨다.

동대문구 지명들은 왕실과 굉장히 연관이 되어있다. 제기동은 선농제에서, 전농동은 왕실의 밭이 있었던 대에서 유래했다. 회기동도 연산군이 친모인 폐비 윤 씨의 묘가인 회묘가 있던 동네라는 회묘동서 유래했단다. 그리고 사실은 지금의 위치가 아니라 향나무 앞쪽에 위치했었다고 한다.


600년이 넘은 천연기념물 제240호 향나무. 일제강점기를 거쳐 그 오랜 세월 동안 쓰러지지 않고 존재했다니, 적절한 표현인지 모르겠는데 존경심이 들었다. 지금 이곳은 사람 반, 개 반. 주민들의 안식처 및 공원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옥상에서 아래 문화관 건물을 관람하러 걸음을 옮겼다.

“선농단 역사문화관은 '경세애민'을 모토로 풍요로운 삶에 대한 염원과 친경을 통해 왕이 백성들에게 직접 모범을 보이고 소통하던 선농단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서의 역사적, 문화재적 가치를 회복하고 계승하고자 합니다”

1층 제1전시실에는 선농단과 선농대제의 역사와 의미에 관한 상세한 내용들이 전시. 이곳이 일제강점기 때 없어졌다가, 지역 주민들에 관심에 힘입어 다시 조성되었다는 사실은 매우 의미가 깊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하의 제2전시실에는 선농대제 유물 등 전시와 민화로 보는 농경문화라는 테마의 기획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아이들이 이곳에서 전통을 만나고, 체험을 하고 가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향후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진다면 봄에 행해지는 선농대제 행사를 꼭 한번 직접 보려 한다.



제기동 성당

매일 출퇴근길에 지나가는 '서울미래유산 지정 제기동 성당'. 코로나19 상황에 신도도 아니다 보니 안으로는 한 번도 안 들어가 봤다. 이번에는 그래도 마당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덕분에 김대건 신부의 동상을 볼 수 있었다. 본래 성당은 성당에서 운영하는 지금의 소화유치원 자리에 있었다가 1959년에 이 위치에 신축, 그래서 1950년대 종교 건축의 특징을 보여준다고.

드라마 화양연화 촬영 장소였기도 한데, 웅장-화려한 성당들과는 또 다르게 멋스럽고 예쁘며 건축물과 주변 수목이 매우 조화로웠다. 코로나19로 내부는 못 들어간 채 방아다리교로 이동했다.



방아다리교

방아마을이 있다고 하여 명명된 방아다리. 만들어진지는 약 20년이 되었다. 성북-청계천과 중랑천의 사이 지점에 위치한 정릉천이 지나는 이 일대는 매우 비옥한 곳이었단다. 이와 관련된 여러 설화도 생겨나는 등으로 선농단과 선농대제가 이 일대서 열리게 되었다는 설명을 들었다.

그런데 사실 방아다리교 자체가 가지는 역사적 및 여타의 의미는 크게 없었다. 다음 코스로 가는 길목이라는 점과 선농단과 선농대제와 관련된 범위의 장소라는 것 정도 말고는. 사실 93년 말에 완공한 '삼일교'라는 다리가 제기동 성당 바로 근처에 있다. 즉 방아다리교까지 오히려 돌아서 한의약박물관으로 항하는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방아다리교보다는 다른 지점을 스토리텔링을 통해 넣으면 어떨까 싶다. 방아다리교를 건너 마지막 한의약박물관으로 향했다.



서울약령시와 한의약박물관

국내 한약재 거래량의 약 70퍼센트의 점유를 차지한다는 한약재 전문 시장인 서울약령시. 종로 일대가 개발로 인해 복잡해지고 땅값도 올라가다 보니 그보다 동쪽으로 상권이 이동하면서 지금의 서울약령시가 1960년대 경부터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의약박물관은 이 약령시 안에 있다.


국악 공연 관람, 족욕 체험 등 문화 프로그램 관람 및 참여를 위해 여러 번 방문한 적이 있었다. 우측 카페 건물엔 식사도 가능한데 맛있게 먹었던 기억도 났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정작 한의약 박물관의 전시실 방문은 처음이었다.


우선 서울약령시장 이야기와 보제원 모형이 있는 본관 1층의 전시물들을 둘러보았다. 애민과 구휼기관의 상징 보제원! 이 보제원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서울약령시와 경동시장이 형성될 수 있었던 것이라 할 수 있다. 우연히 형성된 것이 결코 아니다. 보제원의 정신을 오늘날 제기동과 동대문구에서 잘 이어나가길 바란다.


잠시 둘러본 뒤 2층 박물관으로 향했다. 한의약-학의 역사와 철학 관련 내용이 먼저 전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약재 등이 보였는데 신기한 각종 약재 전시가 매우 인상 깊었으며 보는 눈이 즐거웠다. 다채로운 전시가 이어졌고, 마지막 부근엔 서울약령시에 대한 이야기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전시 공간은 크게 넓지는 않아 지루하지 않았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이야기까지 어우러져 매우 유익했다. 어르신들에게 흥미로운 장소이면서도 동시에 아이들 교육에 좋은, 남녀노소 모두가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장소였다.






사실 제1코스는 산책길이라는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한다. 선농단박물관과 한의약박물관에 머무르는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특히 두 박물관과 관련된 내용은 매우 방대하다. 그래서 사견으로는 물리적 및 행선지의 비중을 고려하여 2개 코스로, 즉 “선농단 ~ 제기동성당 ~ 정릉천 일대”와 “약령시 ~ 한의약박물관 ~ 경동시장”로 나누었으면 한다.


아무튼 한 동네 안에서 매우 의미 있고 볼 만한 장소를 여럿 탐방할 수 있어 매우 좋았다. 우리 동네 정말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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