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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구 테마별 관광코스 - [5코스] 추억나들이​

서울시립대(경농관.자작마루) ~ 휘경원 터 ~ 영우원 터 ~ 배봉산

by 곽한솔

동대문구 테마별 관광코스 [5코스] 추억나들이

서울시립대(경농관.자작마루) ~ 휘경원 터(휘경중학교) ~ 영우원 터(삼육서울병원) ~ 배봉산

* 탐방 일자 : 2022. 7. 9.(토)


지난해부터 시작한 동대문구 테마별 관광코스.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한 [1코스] 제기동 산책길, [2코스] 도심 속 산책길, [3코스] 홍릉이야기, [4코스] 풍물 기행, 그리고 비대면 자율코스 [6코스] 중랑천 강길여행을 탐방했고, 시기상 마지막으로 [5코스] ‘추억 나들이’ 탐방에 나섰다.


다른 코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내가 사는 곳과 조금 떨어진 지역이긴 했지만, 배봉산 떡국나눔 행사와 숲속도서관 방문, 배봉산 둘레길 걷기를 해본 적이 있으며, 서울시립대는 대학원을 나온 곳이어서 크게 낯설지는 않은 코스였다. 그러나, 해설사 동행 탐방을 하면 알던 곳도 색다르기 마련! 마지막 코스까지 해설탐방으로 진행했다.


마지막 5코스 탐방, 그 집결지는 서울시립대였다.


경농관과 자작마루가 있는 서울시립대학교는 1918년 경성공립농업학교로 개교, 광복 후 서울농업대학을 거쳐 서울산업대학으로 개명한 이후 1981년 서울시립대학, 1987년 종합대학으로 승격되면서 서울시립대학교가 되었다.


경농관

경성공립농업학교 본관의 줄임말로, 지금의 건물은 1937년 지어졌다고 한다. 빨간 벽돌이 특징. 정동에 있는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빨간 벽돌 건물들이 떠올랐다. 정면을 봤을 때는 작아 보였는데, 측면으로 이동해 둘러보니 생각보다 길이가 길고 컸다.

대학원을 야간에 다녀서, 이 건물을 항상 지나다녔음에도 깜깜한 밤에만 주로 다녔기에 건물의 형체만 기억날 뿐이었다. 다만, 사진 전시를 보기 위해 딱 한 번 일부 공간에 들어가 봤던 것이 다였다. 그러다 이날 해설사의 설명 속에서 함께 참여한 구민들과 찬찬히 둘러보니 새삼 건물의 존재감이 보이더라.

2010년대에 들어 건물이 낡아 정밀안전등급에서 즉각 사용을 금지해야 하는 E등급을 받고 철거하려는 논의도 있었지만, 일제 시기 건축의 사료로서의 가치가 있고 당시 학교 구성원들의 반대 등으로 철거되지 않고 리모델링을 거치며 남게 되었단다.

덕분에 이렇게 탐방을 통해 경농관을 볼 수 있었다. 청계천 존치 교각을 남긴 것처럼, 이렇게 경농관을 유지해 역사적 흔적을 남기는 것은 개인적으로 찬성하는 바이다.


자작마루

경농관 근처 위치한 자작마루는 역시 1937년 신축된 소강당 건물로, 2000년대 현대식으로 완전히 개조하여 문화공간으로 탈바꿈되었다고 한다.

자작마루라는 명칭은 개교 당시 이 건물 주변에 자작나무가 무성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개성 있으면서도 예쁘게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민들의 쉼터, 산책 및 문화 공간 서울시립대

주말의 서울시립대에는 걷거나 휴식을 취하는 주민들이 많이 보였다. 서울 소재 대학교 중 비교적 넓은 부지에, 자연과 건축물이 잘 어우러져 쉬어가기에 좋은 환경이다. 특히 학생들의 작품 조형물은 볼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해 주었다.

또한 서울시립대는 2022년 12월 음악관 UOS 아트홀에서 동대문구구립소년소녀합창단의 정기공연이, 대강당에서는 동대문구구립청소년오케스트라의 정기연주회가 개최될 정도로 구민들의 문화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앞으로도 지역민들을 위한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크게 해 나갔으면 좋겠다.

서울시립대를 둘러본 뒤, 후문으로 나와 골목길을 조금 걸었더니 휘경중학교가 나왔다.



휘경원 터

휘경원은 조선 23대 임금 순조의 생모인 유빈 박 씨(1770~1882)의 무덤으로, 1823년 현재의 휘경중학교 일대에 조성됐다가 1863년 경기도 남양주시 진전읍으로 옮겨졌다. 이 비석은 2016년 4월 세워졌더라.

휘경동 등 지명은 바로 휘경원으로부터 유래된 만큼 이렇게 그 터에 알림 표시를 하는 것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딱 표지석 하나만 있었기에 이곳에 오래 머물지는 않았고 바로 다음 행선지인 인근의 삼육서울병원으로 향했다.


영우원 터

삼육서울병원은 1930년대 경성요양병원으로 설립, 1946년에는 서울위생병원으로 이름을 바꿨으며 '청량리 위생병원'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졌다고 한다. 이곳 병원 내 삼육보건대학교 건물 일대에 그 옛날 영우원이 있었다.

조선 제22대 왕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1735~1762)의 묘가 바로 영우원이다. 1789년 경기도 화성 현룽원으로 이장했고, 몇 년 전 이 터를 알리는 비석이 바로 위 배봉산둘레길에 세워졌다.


류제한 박사

이번에 새롭게 알았던 사실은, 병원의 설립자가 류제한 박사였다는 것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의 주치의로 유명한 그는 한국에 최신의 의료기술을 도입하고 한국민의 의료, 간호, 사회, 교육사업을 위해 헌신과 봉사를 한 분이셨다.


''이승만 박사를 치료할 때나 시골의 아낙네를 치료할 때나 똑같이 최선을 다했다''는 류 박사의 일화는 매우 인상 깊었다.

우리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한 류제한 박사, 우리 국민의 기억 속에 영원히 기억되기를 바란다


병원에는 바로 배봉산으로 이어지는 계단길이 있었고, 이를 따라 올라갔더니 이내 나온 평탄한 길이 나왔으며 여기에서 영우원 터 비석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록 원래 자리는 아니지만 많은 지역민들이 산책을 하며 영우원이 인근에 있었음을 알게 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겠더라. 비석의 문구를 찬찬히 읽은 다음 탐방의 종착지, 배봉산 정상으로 향했다.



배봉산 정상

정상의 높이는 약 108m. 힘들지 않게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그동안 잘 알고 있던 산의 정상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더라. 평지 위의 동산 느낌이었다.


또, 이곳은 2015년까지 군부대가 있던 자리로, 부대가 철거되는 과정에서 고구려의 관방유적 배봉산 보루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이곳이 매우 중요한 곳이었음을 알게 해주는 흔적이란다. 터 자리에 비석을 세운 것과 마찬가지로, 이렇게 역사적 흔적을 보존해 둔 것은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냥 철거했으면 배봉산 보루가 있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을 테니까.


무엇보다도 배봉산 정상은, 그리 높은 높이는 아니었지만 서울의 사방팔방을 다 볼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였다. 근거리 및 원거리의 산들, 남산타워와 제2롯데월드타워 및 도심 풍경을 만끽할 수 있었다. 높이는 낮은데 보이는 광경은 아름답고 광대한, 가성비 최고의 산이었다.

배봉산 정상에서 탐방은 끝났다. 탐방 참여자들은 각자의 집을 향하 각기 다른 길로 하산하면서 헤어졌다.





동대문구 테마별 관광코스 제5코스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역사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곳이 많았으며 자연친화적 공간이 가득하다는 매력이 있었다.

혼자가 아닌 다른 참여자와 함께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탐방하여 더욱 유익하고 재미있었다.


2022년에는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하는 테마별 관광이 5~11월까지 운영됐는데, 아마도 연례행사로 시기와 코스의 변화가 있을 수 있겠지만 유사하게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꼭 기억해뒀다가 서울시 공공예약시스템 홈페이지에서 “테마별”이라고 검색해 탐방 해설로 동대문구 테마별 관광코스를 탐방하시길 강력히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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