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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구 테마별 관광코스 - [전 코스] 탐방 후기

문화해설사와 함께한 1코스~5코스, 개인 자율 6코스

by 곽한솔

‘동대문구 테마별 관광코스’는 동대문구의 역사·문화적 명소를 널리 알리고, 문화콘텐츠 다양화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기 위해 동대문구 지역 내 주요 관광명소를 전문해설사와 함께 도보로 돌아보고자 기획되었다.


[1코스] 제기동 산책길 : 선농단~제기동성당~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

[2코스] 도심 속 산책길 : 청량사~홍릉 근린공원~회기동 안녕마을~연화사

[3코스] 홍릉 이야기 : 영휘원과 숭인원~홍릉 숲

[4코스] 풍물 기행 : 청계7경 존치교각~풍물시장~우산각~동묘 벼룩시장

[5코스] 추억 나들이 : 서울시립대~휘경원 터~영우원 터~배봉산 둘레길

[6코스] 중랑천 강길 여행 : 군자교~장평교~장안교


필자는 2021년 1·2·4·6 코스를, 2022년에는 3·5코스를 탐방하여 동대문구 테마별 관광코스 전 코스의 탐방을 마쳤다. 특히 비대면 자율 코스인 6코스를 제외한 모든 코스를 서울시공공예약시스템 홈페이지에서 예약 신청을 통해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탐방하여 더욱 특별한 추억으로 남았다.


동대문구의 명소도 알리고, 지역경제도 살리고! 기획 취지가 매우 좋다고 생각되었는데, 직접 참여해 보니 재미와 힐링 그리고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 받을 수 있어 대단히 만족스럽더라.


이렇게 좋은 특히 문화해설사와 함께하는 테마별 관광코스 탐방을 동대문구민뿐만 아니라 타 지역 주민들에게까지 널리 알려드리고자 6개 전 코스 탐방 후기를 여러분과 나누어보고자 한다. 상세 이야기는 앞의 각 챕터를 참조해주시기 바란다.




[1코스] 제기동 산책길 : 선농단~제기동성당~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

1코스는 탐방 명소와 동선 등에 있어 가장 균형이 잘 잡힌 탐방하기 가장 좋은 코스였다.

제기동 산책길은 주요 방문지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산책길 느낌으로 탐방할 수 있어 그렇게 코스명이 정해진 듯했다. 하지만 사실은 산책길이라기보다는 역사·문화길이라는 단어가 더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조선시대 왕들이 농사의 신께 제사를 지낸 "선농단"은, 옥상의 선농단역사문화공원에 있는 600년이 넘은 천연기념물 제240호 향나무가 인상적이었으며 선농단역사문화관 내 전시 및 문화공간 관람도 좋았다.


1950년대 종교 건축의 특징을 보여주는 "제기동 성당"은 드라마 화양연화 촬영 장소였기도 한데, 웅장하고 화려한 여느 성당들과는 다르게 멋있고 예뻤으며 건축물과 주변 수목이 조화로웠다.

국내 한약재 거래량의 약 70퍼센트의 점유를 차지한다는 한약재 전문 시장인 서울약령시 내에 위치한 "서울한의약박물관". 이곳에서는 동대문구 찾아가는 문화마당 등 야외 공간에서 문화공연도 종종 열리며, 족욕 체험 및 각종 문화 프로그램을 참여할 수 있는 곳인데 한의약박물관 안에 들어가 이 지역의 역사 및 각종 한의약 관련 전시물을 볼 수 있어 볼 만했다.



[2코스] 도심 속 산책길 : 청량사~홍릉근린공원~회기동안녕마을~연화사

6개 코스 중 어느 코스가 가장 좋았느냐는 질문을 한다면, 망설임 없이 2코스라고 말할 것이다. 골목 안의 사찰을 탐방하고 안전과 미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안녕마을의 모습이 매우 색달랐기 때문이다.


만해 한용운 선생께서 머무르시며 회갑연도 했다던, 골목 속 “청량사”의 안을 들어가 보니 예상과 달리 생각보다 건물 및 볼거리가 많았다.. 예쁜 조경의 모습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회기동 안녕마을”은 얼핏 보기엔 여느 벽화마을과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2013년 서울시 범죄예방환경디자인(CPTED, 셉테드) 사업을 통해 새롭게 조성된 곳이다. 그래서 이 골목길에는 양심거울, LED 가로등, 비상벨 등 안전 관련 장치들이 곳곳에 있었고, 이로 인해 범죄도 줄어들었다고 한다.

안전과 미관을 모두 잡은 점에서 다른 낙후된 골목길의 개선 방향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본다. 아기자기하고 예쁜 벽화는 동심으로 돌아가게 해 주었다. 수많은 벽화마을을 보았지만, 내게 단연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회기동 안녕마을이다.


경희대 옆에 위치한 “연화사”는 연산군의 생모인 폐비 윤 씨의 명복을 기리기 위해 지어졌으며, 내부에 서울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유산들이 곳곳에 있었다. 연화사는 문화강좌도 열려 주민들이 문화 활동도 펼칠 수 있었고, 입구에는 회기마루 작은도서관과 카페가 있어 쉬어가기에 참 좋은 곳이었다.

다른 코스는 혼자 탐방해도 그 자체가 어렵지는 않지만, 2코스는 골목길에다 사찰에 들어가야 해 혼자서 탐방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부분도 있었기에 해설 예약 프로그램을 통해 탐방하시기를 권해 드리고 싶다.



[3코스] 홍릉 이야기 : 영휘원과 숭인원~홍릉 숲

모든 코스가 힐링 공간이지만, 특히 3코스는 힐링당할 수밖에 없는 곳이었다.

“영휘원"은 고종황제 후궁 순헌귀비 엄 씨의 원, "숭인원"은 고종황제 넷째 아들인 의민황태자의 장자인 이진의 원으로 청량리동에 있는 두 왕릉은 사적 제361호로 지정되어 있다.

즉, 영친왕의 아들과 어머니의 무덤이 숭인원과 영휘원인 것이다. 이곳은 정말 주민들의 휴식처로 딱이었다. 개인적으로 여러 번 방문한 곳인데 특히 단풍으로 물들어 빼어난 풍경을 자랑하는 가을에 꼭 가보시길 추천드린다.


누군가 네게 숲에 가고 싶다며 추천을, 또 다른 누군가는 동대문구 가볼 만한 곳의 추천을 요청한 적이 있다. 추천이란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각자의 취향이 다르기에 만족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런데 누구라도 만족할 만한 곳을 고민 없이 추천, 그곳은 바로 "홍릉 숲"이었다.

현재 국립산림과학원 홍릉시험림인 이곳은, 1922년 임업시험장을 창설하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수목원으로 조성되었던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곳이다. 과거 민둥산이 많았던 우리나라가 현재 이처럼 수목으로 우거진 산으로 탈바꿈한 데에는 바로 이곳에서의 역할과 기여가 매우 컸다고 한다.

홍릉 숲은 워낙에 광활하여 한두 번으로는, 아니 열 번 넘게 봐도 이곳을 잘 안다고 말하기 힘들 정도다. 시기에 따라 새로운 모습을 하고 있기에 언제든지 와도 좋은 곳이며 힐링 공간의 끝판왕 같은 곳이니, 치유가 필요하신 분은 홍릉숲에 방문해보길 비란다. 말이 필요 없는 정말 정말 정말 좋은 곳이다.



[4코스] 풍물 기행 : 청계7경 존치교각~풍물시장~우산각~동묘 벼룩시장


4코스는 부모님과 자녀들과 함께하면 더욱 좋은, 활기가 넘치는 곳이다. 또한, 그렇게 자주 다닌 곳이었는데도 해설사님 덕분에 몰랐던 사실을 새롭게 알 수 있어 유익했던 코스였다.


집결지인 “비우당교”는 2005년 9월 30일 준공. 종로구 숭인동에 조선 초기 문신 유관이 장마철 우산으로 가리며 살 정도로 청빈하게 살았는데, 조선 실학자인 지봉 이수광이 이곳에 작은 집을 짓고 당호를 비우당이라고 하여 청빈한 삶의 중요성을 알렸다고 전해진다.

이에 청계천을 복원하면서 청빈의 정신을 살려 다리 이름을 비우당교라고 지었단다.


그리고 그 인근의 “청계7경 존치교각”은 2000년대 청계천 복구공사에서 청계천을 덮고 있는 다리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남겨 놓은 것으로,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이렇게 그 시대의 흔적을 남기는 것에 바람직하다고 본다.


하나의 황학동 시장이 청계천 복원 공사를 겪는 과정 이후에 “서울풍물시장” “동묘 벼룩시장”으로 나누어졌다고 한다. 매스컴에 워낙 많이 나와서 설명이 필요 없는 곳으로, 노점 골목 외 건물 안에도 이번 기회로 오랜만에 들어가 봤다.

건물 내부에는 노점 상가에서 보이는 물건 부류도 있었고 좀 더 다양한 종류의 물건이 보였다. 청춘 1번지에는 이런저런 추억의 공간과 물건들을 볼 수 있다. 부모님께서 좋아하실 것 같았다.

그리고 그렇게 다녔는데도 인지하지 못했던 곳. 동대문도서관 앞 공원에는 세종 시대 대표 청백리, 하정 유관 선생의 집인 우산각이라는 명칭을 딴 “우산각 공원”이 있었다. 서울시에서는 2009년부터 하정 청백리상을 수여하고 있다고 해설사께서 설명해 주었다. 공원에는 그의 청렴한 일화를 담은 이야기 게시판도 있었다. 공공기관 직원으로서 필자도 하정 유관 선생의 그 청렴한 삶을 본받아 청렴하게 살도록 노력하겠다.


그나저나 공원이 있다는 것은 물론 잘 알았지만 이곳의 명칭이 "우산각"이며 유관 선생을 기념하는 조형물이 곳곳에 있었다는 것을 평소에 왜 못 봤을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의 의미가 실감 났다. 그래서 꼭 문화해설사와 함께 탐방해야 한다.



[5코스] 추억 나들이 : 서울시립대~휘경원 터~영우원 터~배봉산 둘레길

지금은 존재하지 않지만, 오늘날 동대문구 일대의 지명의 유래가 된 역사적인 공간. 철거할 수 있었지만 건축학적 의의가 있어 존치시킨 명소를 볼 수 있는 탐방코스.


서울시립대 안의 “경농관”은 경성공립농업학교 본관의 줄임말로, 지금의 건물은 1937년 지어졌다. 빨간 벽돌이 특징인데, 정동에 있는 일제강점기 때의 빨간 벽돌 건물들과 유사한 느낌을 받았다. 그 시대의 건물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매우 좋았는데, 하마터면 철거될 뻔했다더라. 철거하지 않고 남긴 그 결정이 너무 감사했다. 이렇게 경농관 탐방을 할 수 있었으니까.

예쁜 건물과 조형물, 연못 속 오리와 멋진 수목들 등 볼거리가 많은 서울시립대 자연과 건축물이 잘 어우러져 쉬어가기에 참 좋은 곳이다.


휘경중학교 안에는 “휘경원 터 표지석이 있다. 휘경원은 조선 23대 임금 순조의 생모인 유빈 박 씨(1770~1882)의 무덤으로, 1823년 현재의 휘경중학교 일대에 조성됐다가 1863년 경기도 남양주시 진전읍으로 옮겨졌다. 휘경동 등 지명은 바로 휘경원으로부터 유래된 만큼 이렇게 그 터에 알림 표시를 하는 것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 인근 삼육병원 내 삼육보건대학교 건물 일대는 “영우원 터”이다. 영우원은 조선 제22대 왕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1735~1762)의 묘로, 1789년 경기도 화성 현룽원으로 이장했고 몇 년 전 이 터를 알리는 비석이 바로 위 배봉산 둘레길에 세워졌습니다. 비록 지금 실체는 없지만 이렇게 비석으로나마 역사적 공간이었음을 알리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5코스 종착지 “배봉산 정상”의 높이는 약 108m. 힘들지 않게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내게 익숙했던 산의 정상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동산의 느낌이랄까? 그리 높지는 않았더라도 서울의 사방팔방이 보였다. 근거리 및 원거리의 산들, 남산타워와 제2롯데월드타워 및 도심 풍경을 만끽할 수 있었다. 높이는 낮은데 보이는 광경은 빼어난, 가성비 최고의 산이다.

이곳은 2015년까지 군부대가 있던 자리로, 부대가 철거되는 과정에서 고구려의 관방유적 배봉산 보루가 발견되었다. 유서 깊은 공간을 이렇게 이곳을 찾는 분들이 알 수 있도록



[6코스] 중랑천 강길 여행 : 군자교 ~ 장평교 ~ 장안교

감성에 젖어 야경을 만끽하기 좋은 곳.

비대면 자율 코스인 5코스 중랑천 강길 여행. 사실 이곳은 장안벚꽃길로 유명한 곳이다. 2019년에 방문했을 당시 벚꽃이 만발했었고, 천변에는 각종 부스와 인파로 가득했었다. 화려한 축제의 현장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벚꽃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산책과 기분전환에 좋은 곳이다. 시간에 쫓겨 낮에는 가보지 못하고 저녁 이후에 이곳을 찾았었는데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였다.

길 곳곳의 조형물과 조명에 비친 나무가 참 예뻤고, 운치 있고 매력적인 공간이어서, 힐링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또한 체육시설물이 많아 가볍게 운동하기에도 안성맞춤. 비교적 최근 개관한 '벚꽃길북카페'에서는 함께 온 이들과 티타임을 가지며 담소를 나눠도, 혼자 잠시 사색에 잠기기에도 좋은 아담하고 예쁜 공간이었다.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자연과 도시의 어우러진 야경은 황홀했다!







각 코스마다 각기 다른 특색이 있었고 매력 요소가 다 달랐다. 공통적으로는 한 코스 한 코스가 내겐 큰 선물이었고 그 탐방길은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동대문구 테마별 관광코스는 2022년의 경우 5월 21일(토)에 첫 투어를 시작하여 상반기는 7월까지, 하반기는 9월부터 11월 6일까지 매주 토~일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운영했다. 그 기간과 코스에 일부 변경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연례행사로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꼭 기억해두셨다가 해설사와 함께 동대문구 테마별 관광코스를 탐방하며 좋은 추억 남기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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