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브랜드가 필요한 시대라고 한다. 그만큼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채널도 많아졌다. 실제로 개인 브랜드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으며, 이는 생산성으로 연결되어 막대한 부를 일구는 사례까지 등장하고 있다.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 및 개인까지 자신의 색깔을 갖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NGO라고 해서 예외일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경우 외부 감사를 받는 공익법인 수가 9천 곳이 넘고 등록법인까지 하면 1만여 곳이 넘지만 몇몇 큰 기관들에게 모금이 집중되어 있는 것도 현실이다.
대부분 규모가 큰 기관들의 경우 비슷한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설립된 미션은 다르지만 외부에서 보기에 모양만 조금씩 다른 감자같이 구분하기 쉽지 않다. 특히 도움이 필요한 사례를 가지고 감성적인 소구로 소통하는 NGO 들의 광고를 보면 더 구분하기 어렵다. 도와달라는 사례나 전하는 메시지가 대동소이하다. 후원해야겠다고 마음먹는 후원자들은 기관을 살피기보다 ‘도와야겠다’는 마음이 앞서 후원부터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로고를 빼면 어떤 NGO의 콘텐츠 인지 알기 어렵다 보니 어떤 후원자들은 자신의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후원금이 어떤 기관의 후원금인지 제대로 인지 하지 못한다. 한 후원자는 후원금 비리 뉴스를 접하고 당장 후원을 중단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전화를 걸었지만 엉뚱한 기관에 전화한걸 뒤늦게 알고 그때서야 내가 후원하는 기관이 어떤 곳인지 정보 찾기에 바쁘다.
반면 자신의 색깔을 가지고 해당 이슈에 관심 있을 법한 타깃을 정해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사업을 잘 펼치는 기관도 있다. 타깃이 명확하고 기관의 색깔이 정확하다 보니 다수의 대중에게 해당 콘텐츠가 어필되지 못해도 나름 팬덤을 갖고 있다. 성장이 빠르지 않아도 팬덤이 확장되면 이 기관은 어느 순간 성장의 가속도가 붙는다.
대부분의 NGO들은 좁은 이슈를 정해 소수를 대상으로 마케팅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대중에게 선택받지 못하는 두려움과 많은 사람들을 타깃으로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거라 생각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기부문화성장이나 문화의 보편성을 생각하면 날카롭고 자극적인 메시지로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 것이 여러모로 쉽지 않은 정서가 지배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NGO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색깔이 있지만 대중을 품어야 하기에 나타내지 않거나 NGO고유의 색깔을 나타내기에 여전히 존재하는 사회적 편견으로 우리는 모험보다 중간을 선택한다. 특히 모바일이나 인터넷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댓글 등에서 느껴지는 온도는 다양한 색깔을 내는 것보다 다수가 공감하는 이슈로 너도나도 접근하게 만드는 경향도 있다.
NGO도 안정적으로 확보되는 재원을 통해 지원하는 일에 머무르지 않는다면 NGO아이덴티티에 기반해 색깔을 가지고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도움을 줘야 하는 대상은 전 세계 존재하고 이곳저곳 좋은 일 하는 기관은 넘쳐난다. 우리 기관이 다른 NGO들과 어떻게 다름을 이야기해서 함께 해줄 것을 요청할 것인가. 종합 선물세트 같은 일이 아닌 우리 NGO가 잘하는 일로 색깔을 내고 우리와 함께 일할 파트너를 모집하고 나아가야 한다. 어떤 기관을 만나도 듣게 되는 ‘좋은 일 하시네요’가 아닌 ‘지금 하시는 일(아동여성인권, 아동 기후 등) 정말 중요하죠. 그 일이 남일 같지 않더라고요’라며 좀 더 구체적이고 날카로운 대화가 오고 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나는 기대한다. 우리기관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 색깔을 입혀 증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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