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vid Nov 26. 2020

준비

현실

 "제가 보기에도 대장암 3기가 맞아보입니다. 외과의사와 상의하시고 수술날짜 잡으시죠."


 병원을 옮기면서 가졌던 희망은, 처음의 진단이 맞지 않기를 바랬던 나의 기도는, 현실에서는 잘 일어나지 않는 모양이다. 조직검사를 하지 않고도, 의사선생님들의 경험으로 3기의 진단이 내려졌다. 외과의사 선생님께 받은 진단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결국 수술을 하기로 결정이 났고 입원도 당장 하게 되었다. 


 수술은 이번 주 목요일. 


 입원은 내일. 


 그래도 수술이 이렇게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된 것에 정말 감사했다. 나이가 젊어 자칫 암 세포가 하루하루 빠르게 자랄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불안해 하고 있던 우리 가족들과 나에게 그나마 작은 위로가 되었다. 이렇게 평생 입원 한 번 해 본 적이 없던 나는 생에 첫 입원을 하게되었다. 


 입원을 준비하면서 뭘 준비해야하지? 


 가족중에는 입원치료를 받아 본 사람이 없다. 우리 가족들은 모두 우왕좌왕 하고 있었다. 분주한 마음이었지만,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어 걱정으로 마음 한 구석을 채워 나갔다. 하지만 내 아내만큼은 당황하지 않고 조용히 남편의 입원을 준비 하고있었다. 챙겨야 할 것들과 입원수속 입원 후 해야할 것들이 모두 그녀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듯 했다. 외할머니와 언니의 병수발을 들어봤던 경험때문이라고 했다. 


 우리 가족들은 지금부터 아내의 슈퍼우먼급 활약을 감상하게된다.



이전 02화 지금부터라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