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제가 보기에도 대장암 3기가 맞아보입니다. 외과의사와 상의하시고 수술날짜 잡으시죠."
병원을 옮기면서 가졌던 희망은, 처음의 진단이 맞지 않기를 바랬던 나의 기도는, 현실에서는 잘 일어나지 않는 모양이다. 조직검사를 하지 않고도, 의사선생님들의 경험으로 3기의 진단이 내려졌다. 외과의사 선생님께 받은 진단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결국 수술을 하기로 결정이 났고 입원도 당장 하게 되었다.
수술은 이번 주 목요일.
입원은 내일.
그래도 수술이 이렇게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된 것에 정말 감사했다. 나이가 젊어 자칫 암 세포가 하루하루 빠르게 자랄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불안해 하고 있던 우리 가족들과 나에게 그나마 작은 위로가 되었다. 이렇게 평생 입원 한 번 해 본 적이 없던 나는 생에 첫 입원을 하게되었다.
입원을 준비하면서 뭘 준비해야하지?
가족중에는 입원치료를 받아 본 사람이 없다. 우리 가족들은 모두 우왕좌왕 하고 있었다. 분주한 마음이었지만,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어 걱정으로 마음 한 구석을 채워 나갔다. 하지만 내 아내만큼은 당황하지 않고 조용히 남편의 입원을 준비 하고있었다. 챙겨야 할 것들과 입원수속 입원 후 해야할 것들이 모두 그녀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듯 했다. 외할머니와 언니의 병수발을 들어봤던 경험때문이라고 했다.
우리 가족들은 지금부터 아내의 슈퍼우먼급 활약을 감상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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