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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리스러브 이유미 Sep 22. 2022

재능이 아니라 용기에 달려있다.

용기로 아티스트가 부활하다.

실현하고픈 꿈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 사이에서 그림자 아티스트가 태어난다. 주위의 강요로 아티스트가 되지 못한 사람, 자신의 가치를 너무 낮게 평가해 자신이 예술적인 꿈을 갖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 사람, 그런 사람들이 그림자 아티스트가 된다. -아티스트 웨이


진정한 자신의 정체성을 모른 채 살아가는 아티스트, 그림자 아티스트는 드러나는 재능을 감춘다. 어떤 사람이 진정한 아티스트가 되느냐 혹은 그늘에 숨어 꿈을 드러내기를 두려워하는 그림자 아티스트가 되느냐는, 재능이 아니라 용기에 달려 있다. - 아티스트 웨이

재능이 아니라 용기에 달려있다.


2022.9.22.


아티스트 웨이 모임에서 모닝페이지를 쓰고 있다. 한 동안 쓰지 못하다가 "재능이 아니라 용기"라는 말에 다시 용기가 났다. 그림자 아티스트에 관한 부분을 읽었다. 아이디어 또한 창조성이고 예술성이다. 나는 왜 끊임없이 기획하고 만들어낼까. 그러나 용기를 끝까지 내지는 못한다. 만약에 어릴 적 제약이 없고,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면 나는 어떤 아티스트가 되었을까?


피아니스트.

나는 피아노가 치고 싶었다. 교회에서 사람들과 함께 연주할 때 어우러지는 하모니, 그 안에 하나가 된 내 모습을 상상하면 감격스러웠다. 결국 교회 반주를 못했지만 유치원 아이들이 내 반주에 맞추어 노래할 때 만족감을 느꼈다.


미술가.

그림을 좋아했다. 따라 그리기, 글씨 모방하기, 색을 그라데이션하기. 독창적인 그림은 아니었지만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그 작품을 보면서 감동하고 생각하는 사색의 시간은 아티스트만의 고유한 쾌감. 그것이었다.


춤.

그 자유로움을 사랑한다. 나 마음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에너지가 손 끝, 발 끝으로 전달되고, 표정과 시선의 움직임으로 전달될 때 나오는 고도의 집중은 나를 다른 세상으로 여행하게 한다. 춤을 추면 창조주 하나님을 보고, 그 품에 안겼고, 에너지의 기원일 거라 믿어지는 따스한 열정의 환희를 느꼈다. 


산책하고... 글을 쓰는 일.

생각의 길을 따라 머릿속 페이지에 글을 썼다 지우고, 다시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 내는 일은 '내 안에 일어나는 일이 맞나?''내 안에 새로운 누군가가 있는가?'싶게 새로운 사람이 나타난다. 아티스트로의 열망이 글을 통해 꾸물꾸물 기어 나왔다. 


글 속에서 나는 그림을 그리고, 춤의 자유를 누리고, 피아니스트가 되었다.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 질투, 욕심, 갈망. 모든 것이 글에 녹아들면 비로소 24시간을 그림을 그리고 마침내 붓을 내려놓는 화가가 된 것처럼 열정의 김을 식힌다. 나는 글을 쓰고 싶은가? 어쩌면 글쓰기는 하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채우다 넘치면 밖으로 밀려 나오는 것처럼 그렇게 내 안에 쌓이는 삶의 그림들이다. 고뇌하고, 아프고, 더 파고들어.


이 부분에서 나는 생각의 심층 한 단계 아래로 내려가는 경험을 했다. 마음에 깊이가 있다면 그 한 없이 깊은 곳으로 파고 또 파고 들어가고 싶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일지 모르겠다. 


산 송장같이 죽어 누운 사람의 이불을 들추어 진정 죽었냐고 살아있냐고 묻는다. 무덤에 누었다 갑자기 눈을 뜨고 살아 걸어 나오는 것처럼 쓰기 전에는 미처 알지 못하던 것들이 살아서 걸어 나온다. 


부활.

다시 살다. 글쓰기는 죽어있던 나를 다시 살리는 일이다. 상처로, 사회의 관습으로, 학교에서 내게 심어놓은 부정적 이야기로, 친구들의 비난으로, 비교에서 밀린 쭈그러진 마음으로 죽어있던 어린 창조적인 아이. 개울물에 발가락을 튕기고, 머리를 살랑대며 나무 뒤에 숨어 날아가는 잠자리를 훔쳐보는 아이. 하늘에 별이 뜨면 볏짚 위에 앉아 별이 쏟아지기를 기다리던 그 아이가 어느새 살아나 다시 맨발로 땅을 내딛는다.


울렁거림.

처음 우주 같은 넓은 대지를 보고 멀미를 느끼는 사람처럼 속이 울렁거린다.


눈물.

애도의 눈물이다. 죽어있던 어린아이에 대한 애도이다. 소녀는 대지에 서서 애도의 노래를 부른다. 두 팔을 벌려 가슴을 크게 열고, 시선을 들어 더 멀리 더 이상 보이지 않는 곳 그 너머를 바라보며 멈춤이 없는 긴 호흡으로. 호흡인지 숨인지 악인지 도전인지 알 수 없는 평화롭지만 단단하고, 울림이 있는 뿔의 나팔 같은 떨림으로. 사람과 대지를 어루만지며 위로의 소리를 길게 뿜어낸다. 


나는 

대지가 된다.

공기가 된다.

바람이 된다.

신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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