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는 내면의 문이 열리면 시작되는 거대한 우주다
놀이란 무엇 일까.
놀이를 명확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놀이는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기가 모빌을 향해 손을 뻗는 것도 놀이이고, 성인이 산책을 하는 것도 놀이가 될 수 있다. 놀이는 모양도, 장소도, 과정도 다양하다.
유아 교육에서 놀이는 중요하다.
모든 교육의 시작과 끝이 놀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하면서 배운 건 어떻게 놀게할까? 였다. 자유 놀이 시간에 어떤 놀잇감을 제공할까를 배우며 밤을 새워 교구를 만들었고, 바깥놀이에서 어떤 놀이를 해야할지 직접 놀아보았다.
놀이에 대한 이론도 배웠다.
피아제는 놀이가 유아의 인지 발달과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고, 놀이를 통해 세상을 이해한다고 했다.
에릭슨은 놀이가 자아정체성과 심리적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다.
비고츠키는 놀이로유아의 추상적 사고력이 발달한다고 했다.
나는 비고츠키가 말한 ‘근접 발달 영역’의 이론이 꽤 흥미로웠다. 근접 발달 영역이란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수준’과 ‘타인의 도움을 받아 해결할 수 있는 수준’ 사이의 거리를 말한다. 교사는 그 거리에서 아이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환경을 제공해주는 일이다.
아이마다 근접 발달 영역의 차이가 컸다.
잠재력을 폭발하는 아이가 있었고, 아주 조금씩 걸음을 떼는 아이도 있었다.
속도도 달랐다. 교사가 주는 자극에 빠르게 반응하는 아이가 있었고,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자신의 일에 몰입하는 아이도 있었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노는 모습이 좋았다. 스스로 무언가를 발견하고 놀이가 시작될 때 아이들의 눈은 반짝이고 몸에는 생동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전해져오는 생명력이 좋았다.
교실은 실험실이었다. 아이마다 왜 방향도 속도도 다를까 궁금했다. 재미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서 아이들의 반응을 관찰하는 일은 흥미로웠다.
아이를 낳고 키우며 관찰은 아이에게 이어졌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아이의 행동을 보면 말하는 것 같았다. 아이가 놀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방해하지 않는 거리에서 관찰했다.
무엇이 아이를 움직이게 하나?
내적 동기는 무엇일까?
위험한 상황일 때 조용히 막아줄 뿐이었다.
울타리 엄마이고 싶었다.
어릴 때의 경험, 교육에서 만난 아이들을 보면서 사람은 놀이를 하며 스스로 성장한다는 걸 알았다.
살아있는 한 환경으로부터 자극을 계속 받는다. 보는 것, 듣는 것, 만지는 것, 말하는 것, 움직이는 것 모든 것이 감각에 자극을 준다. 자극이 오면 한 동안 탐색을 한다. 그리고 서서히 움직인다. 움직임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자발적이다.
놀이의 탄생이다.
나는 놀이는 ‘내적 동기로 시작되는 모든 행동’이라고 말하기로 했다.
놀이는
내면의 문이 열리면 시작되는
거대한 우주의 창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