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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리스러브 이유미 Aug 11. 2022

워킹맘이 경력 단절 기간 동안 기억해야 하는 2가지

당신은 탁월합니다.


잘 아는 A 선생님에게 연락이 왔다.

"내년에 유치원에서 같이 일하자고 연락을 받았는데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할 수가 없어요." A 선생님은 결혼 전 꽤 유능한 선생님이었다. 엄마들, 아이들에게도 인기 만점이었고, 선생님들과 상사와도 관계를 잘 맺었다. 서류도 워낙 꼼꼼하게 잘하니 유치원에서 특혜를 주고서라고 붙잡고 싶은 선생님이었다. A 선생님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유치원을 그만두었다. 사립유치원은 휴직의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다시 돌아갈 곳이 없었다. 다시 일을 하게 되면 새롭게 시작인 셈이었다. 그런 선생님에게 같이 일하자는 제안은 판단을 흐릴만한 충분한 유혹이었다.


내년이면 아이가  세 살이니 일을 고민해볼 시기이기는 하지만 아이가 아프거나 일이 있을 때 바로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정교사로 일할 수 있었다. 아니면 일을 하면서도 어린이집 전화번호가 뜰 때마다 심장이 내려앉으며 아이를 돌볼 사람을 찾아 헤매야만 하는 다급함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선생님, 그 유치원이 그런 상황을 감수하고서라도 꼭 가고 싶은 거예요? 선생님 몸도 안 좋고, 아이 돌볼 사람도 없다면서요. 어린이집 적응 시기도 필요한데 먼 거리의 유치원을 아이를 데리고 운전하며 다닐 수 있겠어요?"


"꼭 가고 싶은 건 아니에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어떤 마음인지 알 것도 같았다. 경력이 단절되면 자신감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그동안 주변의 워킹맘에게 들은 이야기, 사회의 분위기, 매체에서 나오는 이야기 어디에도 워킹맘에게 관대하지 않았다. 결혼과 육아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 오너로 있는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누가 나를 다시 채용해 줄까?' ' 다시 일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그런 때에 누군가 같이 일하자고 손 내밀면 덥석 잡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런데 15년을 세 아이를 키우며 일을 하면서 깨달은 것이 두 가지 있다.



1. 절대 끌려 다니면 안 된 다는 것. 



선생님에게 이야기했다.

" 선생님~ 어렵게 만든 가정과 아이잖아요. 가정과 아이가 1순위인 게 맞는 것 같아요. 지금 그 일을 놓치면 기회가 없을 것 같지만 기회는 다시 와요. 인연이면 내가 놓은 곳에서도 나의 조건에 맞추어 다시 제안을 하기도 하고요. 선생님은 아주 유능한 교사였어요. 누구나 탐 낼만큼. 그러니 불리한 제안에 끌려다지 말고, 선생님이 원하는 기준을 정하고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여유 있게 준비하면 좋겠어요."


무작정 기다리린다고 기회가 저절로 오는 것은 아니다. 육아 이후의 일은 전략 싸움이다. 최소한의 시간에 효율적 성과를 내야 가정도 아이도 일도 지킬 수 있다. 그러니 당장의 더 많은 급여보다는 급여는 적더라도 장기적으로 나를 키울 수 있는 일에 투자를 해야 한다. 나를 발전시키고, 앞으로 커리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배움과 성장이 있는 일로 나의 몸 값을 올려야 한다는 말이다. 수명이 길어졌고 아이가 다 큰 후에도 우리는 생각보다 젊다. 그러니 경력단절 기간에는 완전히 단절되지 않도록 가늘고 길게 끈을 놓지 않고  5~10% 라도 나를 성장시키는 환경에 담고 있는 게 중요하다.


꼭 일을 하지 않더라도 성장하는 사람을 만나고 모임에 참여하며 그동안 접하지 못한 세상으로 시선을 넓히는 일, 독서를 하며 사고를 키우는 일도 큰 도움이 된다. 얼마 전 도서관 글쓰기 수업에 오신 분 중 2분도 육아휴직 중이었고, 최근에 노션 1:1 코칭을 신청하신 분도 생후 6개월 된 아이를 키우며 육아 휴직 중이라고 했다. 이과 선생님이 셨던 분은 처음으로 에세이를 읽고 나를 위한 글쓰기를 시작했고, 또 한 분은 트렌디한 디지털 도구를 배우기 위해 코칭을 신청했다. 불안함이 찾아오는 건 당연하다. 그 불안함이 좋은 에너지로 나를 성장시킬 수 있도록 전환해서 사용하면 좋겠다. 같은 분야일 필요는 없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여성이 일 할 기회는 많아지고 있다. 직업이든 사업이든 자신을 성장시키는 데 투자하라. 그렇게 아이가 커감에 따라 육아의 비중에서 일의 비중으로 20%, 50% 점차 옮겨 놓으면 된다. 아이가 엄마에게 환경적으로 독립하는 때, 그동안 올려놓은 몸값은 진가를 발휘할 것이다. 준비하고 있으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





2. 자신의 가치를 낮추지 말라는 것.



출산 전 자신의 능력과 역량을 낮게 평가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육아맘은 출산이라는 고통을 견뎠고, 아이를 키우 인내를 배우고, 생명의 존엄함을 마음으로 느낀 내면의 강인함까지 겸비한 사람이다.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업무에 더 성실할 수 있고, 육아를 통해 배운 관계의 기술로 인간관계도 능통해진다. 실제로 자신을 돌아보면 기준을 낮추어 취직하더라도 절대 소홀하거나 대충 일할 성격이 아닌 자신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인 특히 워킹맘으로 근무하는 대부분의 분들이 정말 열심히 일한다.) 그러니 당당하게 업그레이드된 자신의 가치를 존중하고, 어디서 일하든 능력을 발휘할 자신을 신뢰하면 좋겠다.


육아의 여왕+업무의 신


기억하라. 당신은 울트라 최강 유내강의 강력한 인재이다.




글쓰기 테라피


동병상련이라고 육아의 한가운데 있는 분들을 보면 응원하는 마음이  솟구쳐요. 언니 마인드 장착하는 기분이랄까요. 내 글이 당신에게도 든든한 큰언니의 응원처럼 힐링이 되면 좋겠습니다.^^



커버 이미지 출처: 김주연 장편 소설 육아의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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