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단계 :중추적 오르가즘을 위한
De-armouring

by 유주얼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교통사고 후유증에 대한 심각성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을 것이다. 겉으로 봐서는 별로 다친 것 같지 않은데 두고 두고 통증을 일으키며 몸을 골병들게 만든다고 한다.

살다가 다른 일로 넘어지기도 하고 부딪히기도 하는데 왜 유독 교통사고일 때 그 악영향이 심해지는 것일까?

'긴장' 때문일 것이다. 넘어지거나 부딪힐 때는 보통 불시에 일어나는 일이라 긴장이 없는 상태에서 충격이 가해지지만, 대부분의 교통사고는 공포에 휩싸여 온몸에 잔뜩 힘이 들어가 움츠린 채로 충격을 받는다. 몸의 긴장이 충격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술에 취한 채 인사불성이 되어 뒷자리에 널브러져 있을 때는 오히려 덜 다치게 된다는 말도 있다.


생명체는 공격을 느끼는 순간 반사적으로 방어를 하고자 한다.

우리의 생식기도 똑같이 이 자연적 매커니즘을 따른다.

특히나 생식기는 뇌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 뇌와 별개로 독립된 인지(認知)능력과 독립된 감정을 지니고 자극에 대해 반응한다.

만일 내가 어떤 상대와 섹스를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해도 나의 성기는 그것을 원하지 않을 수 있다. 원하지 않거나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섹스를 하게 되면 성기는 충격을 받는다.

섹스를 하겠다는 나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생식기가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하물며 내가 원하지 않는 섹스를 했거나 폭력적인 강압이 있었다면 생식기에 가해지는 충격과 상처는 더더욱 심각해진다.

이렇게 상처를 받고 충격을 받을 때마다 잔뜩 힘을 주고 움츠리다 보면 본래 갖고 있던 유연함과 섬세함을 잃어버리고 딱딱해지고 뻣뻣해지고 무감각해진다.

무장(武裝 Amour)하는 것이다.


생식기의 무장은 어린 시절부터 성장 과정에서 겪었던 크고 작은 일들에 의해 형성된다.

부당한 신체 접촉, 성적인 조롱, 장난을 빙자한 성희롱, 비속어와 욕설 등에서도 비롯된다.

유교적인 문화나 교조주의적 종교도 크게 한몫한다. 몸의 욕망을 죄악시하는 교육이나 여자의 몸가짐을 전적으로 타인의 시선에 맞추어 제재하는 등의 갖가지 통제와 강요와 억압들도 큰 상처로 남는다.

생식기와 섹스의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는 것이기에 물리적 폭력만큼이나 가혹한 무형의 폭력이 된다. 이러한 것들이 하나도 남김없이 트라우마가 되어 우리의 골반과 생식기에 차곡차곡 쌓일 때마다 생식기의 무장도 더욱 견고해진다.

생식기의 무장은 대표적으로 두 가지로 결과로 나타나는데, ‘무감각’과 ‘통증’이다.

성교할 때에 생식기 안쪽에 아무런 쾌감도 느껴지지 않는 무감각, 그리고 남자의 성기가 삽입되어 깊이 닿는 부분에 통증이 느껴지는 현상이다.

통증이 느껴지는 부분은 대부분 자궁목이거나 자궁목에 가까운 질벽이다.

여성의 생식기를 하나의 왕국으로 봤을 때 자궁목은 여왕이라 할 수 있다. 왕국이 공격받을 때 가장 앞장서서 지키는 여왕처럼 자궁목은 충격으로부터 가장 크게 상처받는다. 그 결과 가장 경직되거나 가장 냉담해져서 무감각의 갑옷으로 무장하는 것이다.


De-armouring(디아머링)은 상처받은 자궁목과 생식기 안쪽의 무장을 해제시키는

치유과정이다.


‘무장해제’라는 단어가 뭔가 강제적인 방법을 연상시키지만, 절대 그렇지 않으니 안심해도 좋다.

디아머링은 확실한 효과가 있다. 몸은 거짓말을 할 줄 모르고 정직하기 때문이다. 집중하고 정성을 들인다면 반드시 개선되고 변화된다.

하지만 단번에 해결하고자 하거나 손쉬운 편법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나의 몸이 그토록 오랜 시간 참으며 견디어 온 데 대해 깊은 연민을 느낀다면 정성을 다하려는 마음은 절로 우러나지 않을까 싶다.


이제 방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지금까지 소개한 명상과 셀프 마사지를 한번이라도 해보았기를 바라며, 여기서는 복습 삼아 1단계와 2단계에 포함시킨다.


1단계 : 4장에서 소개한 <골반 부위 명상>을 한다. 작정하고 명상하기가 너무 어렵다면 간략하게라도 취침 전에 누워서 골반에 손을 얹고 생식기의 존재를 느끼면서 사랑과 감사의 마음으로 대화한다.


2단계 : 3장에서 소개한 <나의 몸 어루만지기>와 5장에서 소개한 <나의 생식기 어루만지기>를 한다.

3단계 : 생식기 어루만지기를 통해 클리토럴 오르가즘까지 도달한 후에, 질 입구에서부터 원을 그리듯 손가락으로 천천히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나의 생식기가 손가락을 조금 더 들어오게 하기를 원한다고 느껴지면, 1센티 정도 손가락을 더 넣고 어루만진다. 서두르지 말고 섬세하고 느리게 진행한다. 여기서 또 나의 생식기가 손가락이 조금 더 들어오기를 원할 때, 다시 1센티 정도 손가락을 진입시켜 어루만진다. 같은 방식으로 조금씩 진입하며 반복한다. 손가락이 진입할 때 생식기 안쪽이 손가락을 원하는 정도가 정말로 충분해야 한다. 대충 이 정도면 됐겠지, 하고 불쑥 들어가서는 안 된다. 만일 손가락을 넣다가 불쾌감이 느껴지거나 더 이상 원하지 않으면 중단한다. 이 경우 1단계부터 차분한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본다.


4단계 : 손가락이 들어갈 수 있는 깊이까지 다 들어갔다면, 안쪽에서 다양한 방향과 각도로 천천히 움직이면서 모든 터치를 세심하게 느껴본다. 감각이 없는 곳이나 아픈 곳이 있을 때 더욱 부드럽고 느린 터치로 집중한다. 아프다면 그 아픔 속으로 깊이 들어가 그 느낌에 공감한다.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는 곳이라면 더욱 미세하게 만져주면서 조금씩 감각을 깨워본다.

5단계 : 인체 구조상 자기 손으로는 진입하기 힘든, 더 깊숙한 질벽과 G-spot 그리고 자궁목을 위해 도구를 사용하는 단계이다. 권장하는 도구는 S자로 휘어 있는 크리스털 막대다.

디아머링 도구

Release Wand, Cervix Wand, Cervix Serpent, G-spot Wand 등으로 검색할 수 있다. 진동 기능이 있는 도구는 절대 금물이다.

청결과 위생은 각자 잘 챙길 것으로 믿고, 이 도구를 사용하여 생식기 깊숙한 안쪽을 샅샅이 탐색하는데, 역시나 굉장히 섬세하고 느리게 진행한다. 4단계에서와 마찬가지로 무감각한 곳과 아픈 곳에 각별한 연민과 애정으로 터치해준다. 특히 자궁목의 느낌에 집중한다. 자궁목의 감각이 살아나야만 중추적 오르가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혹시나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에게 해주고 싶다면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1. 전신 마사지 – 천연오일을 사용하여 부드러운 터치로 온몸을 골고루 쓰다듬으면 된다.

2. 외음부 마사지 – 클리토럴 오르가즘까지 진행한다.

3. 디아머링 – 대화로 여자의 느낌과 감정을 확인해가면서 진행한다. 도구 대신 손가락으로 해줄 수 있다.


나는 디아머링을 여러 가지 형태로 해보았는데, 전문적인 테라피스트에게 받았을 때는 출산 때보다 더한 비명을 지르면서 몸부림쳤었다. 그만큼 나의 생식기 안쪽이 돌덩이처럼 딱딱하게 뭉쳐있었던 것인데, 너무 아팠던 만큼 급진적인 효과는 있었지만,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함부로 접근할 수 없는 방법인 만큼 권하지 않으려 한다.


디아머링의 목표는 무감각을 일깨우고 뭉치고 굳은 곳을 풀어주어 통증을 없애는 것이다. 자궁목을 시작점으로 하여 내 몸의 에너지가 막힌 곳 없이 유연하게 흐르도록 회복시키는 것이다.

디아머링 과정을 꾸준히 반복하면서 변화를 감지하고 내 몸과 계속해서 대화해나간다면 반드시 치유되리라고 확신한다.


더불어 디아머링만큼이나 탁월한 효과가 있는 방법은 명상이다. 어쩌면 명상이 더 강력한 치유력을 지니고 있다고도 본다. 명상을 할 때에 나의 골반 안쪽과 자궁목과 생식기를 인지하는데 '인지'의 힘은 대단하기 때문이다.


명상을 통해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몸은 스스로 회복할 힘을 발휘한다.


마치 내가 존경하는 사람이나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지켜보기만 해도, 나의 태도가 달라지고 나의 말과 행동 하나 하나에 정성이 들어가게 되는 이치와 같다. 나의 몸은 내가 인지해주기만 해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휘한다. 그러니 내가 나의 골반과 자궁목과 생식기에 온 마음을 쏟아 집중하며 내면의 대화를 나눈다면 반드시 변화된다. 반드시 치유된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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