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2주 안에 합격 여부를 알려준다는 메일을 받고 또다시 2주가 흘렀다. 시간은 빠르게 흐른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4주가 지났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기다리다 지쳐 조금씩 다시 손을 벌린다. 다른 곳에도 한번 넣어볼까. 이렇게 시간을 버릴 수는 없어. 그렇게 나는 또다시 이력서를 정성스레 뿌리기 시작했다.
한 기업에 서류를 합격했다. 추후 정확한 면접일을 알려줄 테니 기다려달라고 연락이 왔다. 꽤 괜찮은 기업이었기에 나도 조금은 안심한 상태로 연락을 기다렸다.
이틀 후,
"TO가 꽉 차서 면접 일정이 취소되었습니다."
그래, 그래.
다 이해해.
어쩔 수 없는 거지. 현실이 그런 걸.
이제는 내 손발도 움직이지 않는다.
여기서 멈출까?
그만둘까? 한심한 합리화는 그만두고 나의 현실을 인정하자. 어차피 나는 약속 같은 건 지키지도 못하는 말없는 꼬맹이인걸. 그냥 있는 그대로 수용하자. 뭣하러 그런 이상한 가면을 써. 그냥 대충 살자.
싫어.
난 이 우물에서 벗어나고 싶어.
약속시간.. 1년. 약속시간이라는 틀에서 벗어나보자.
딱 한번만 더.
난 다시 굴러떨어지고 싶진 않아.
갇히고 싶진 않아.
약속 못 지키면 뭐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