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난 이 속담을 정말 좋아하는 편이다.
이 기나긴 "기다림" 끝에,
시궁창 쥐마냥 잿빛이었던 나는 태양의 볕과 같은 당당한 주황빛을 손아귀에 넣을 수 있을까?
태양을 내 손아귀에 넣어 짓눌러 움켜쥘 수 있을까?
너 같은 건 별거 아니었다고.
기다린지 약 1주가 흘렀다.
헤드헌터가 말해준 리디사 예정면접일로부터 1주일이 지났다.
나는 헤드헌터에게 메일을 보냈다.
어떻게 보낼까, 어떤 문장을 쓸까 고민을 하기도 전에 이미 내 손이 먼저 나가고 있다.
답장이 왔다.
"죄송합니다. 불합격 처리되었습니다."
그래.
기다린 지 약 2주가 흘렀다.
이제 5번 면접에서 말해준 최소치 기간에 도달했다. 5번 회사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마냥 기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었지. 그때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얼마나 바쁘고 얼마나 인력이 필요한지에 대한 설명을 다 들었었으니까 그 말이 이해가 됐었다.
그리고 2주가 지났다.
내 약속시간이 끝나기까지 2주.
지금 시점에서부터 또다시 2주 정도가 지나면 내가 취준을 시작한지 딱 1년이 된다.
아슬아슬하다. 만약 이 1년이라는 시간을 맞춰주기 위해서 지금까지 내 면접을 신께서 기깔나게 망쳐주신 거라면 나는 당장 지금부터 운명을 믿도록 하겠다. 마치 래퍼의 음악만큼 라임이 뛰어난 나의 인생 그래프.
준비도 안 됐는데 뜬금없이 면접 제안을 받아서 지대한 착각과 시간낭비를 하게 된 것도,
붙은 줄 알고 친구들에게 떠벌리며 놀고 있었는데 떨어져서 지대한 시간낭비를 하게 된 것도,
가장 준비를 열심히 했는데 등신 같은 면접을 보고 현타가 와서 또 지대한 시간낭비를 하게 된 것도,
희망고문만 하고 사라진 헤드헌터 때문에 또또 지대한 시간낭비를 하게 된 것도..
전부 딱 1년이 지난후에 나를 취업시켜주기 위함이라면 나는 오늘 당장 신께 절을 하러 가겠다. 그게 무슨 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딱 1년동안의 시간낭비를 하고 늦지 않게 회사에 들어가서 인정을 받으면,
이 시간낭비들을 나는 시간낭비라고 부르지 않아도 된다.
내가 이번 도전만 또다시 성공한다면,
시간낭비는 예열 시간이 된다.
자신 있게 말하고 다닐 수 있을까? 내 세상을 향해 외칠 수 있을까? 나의 수많은 생각과 가설들이 도피도, 합리화도 아니라 진실이었다고. 우물속에서 병들지 않은 채 나만의 힘으로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되었다고.
혹은 또다시 굴러떨어지게 될까?
자기위안일까?
나는 그냥 시간낭비나 하고 자기위로나 하고 있는 온실 속 화초일까?
아무리 내가 나 자신의 힘을 믿고 누구의 도움 없이 강하게 일어서려 애쓴다고 해도,
세상이라는 현실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난 진짜로 소시오패스가 되고 싶진 않았으니까.
난 이상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나라는 사람의 결실을 세상에 드러나게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