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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잉오렌지 Sep 07. 2024

네가 거짓말쟁이라도 난 널 기다리고 있어

언제나.

쥐구멍에도 볕들날 있다.


난 이 속담을 정말 좋아하는 편이다.



이 기나긴 "기다림" 끝에,


시궁창 쥐마냥 잿빛이었던 나는 태양의 볕과 같은 당당한 주황빛을 손아귀에 넣을 수 있을까?




태양을 내 손아귀에 넣어 짓눌러 움켜쥘 수 있을까?


 같은 건 별거 아니었다고.






기다린지 약 1주가 흘렀다.


헤드헌터가 말해준 리디사 예정면접일로부터 1주일이 지났다.


나는 헤드헌터에게 메일을 보냈다. 

어떻게 보낼까, 어떤 문장을 쓸까 고민을 하기도 전에 이미 내 손이 먼저 나가고 있다.






"떨어졌으면 떨어졌다고 연락을 해주면 좋겠어요 사람 기다리게 하지 말고" 




답장이 왔다.


"죄송합니다. 불합격 처리되었습니다."


그래.





기다린 지 약 2주가 흘렀다.


이제 5번 면접에서 말해준 최소치 기간에 도달했다. 5번 회사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 회사 사정상 결과를 빨리 알려줄 수 없는 상황이라, 최소 2주는 있어야 면접 결과를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는 마냥 기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었지. 그때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얼마나 바쁘고 얼마나 인력이 필요한지에 대한 설명을 다 들었었으니까 그 말이 이해가 됐었다.


그리고 2주가 지났다. 



내 약속시간이 끝나기까지 2주.



지금 시점에서부터 또다시 2주 정도가 지나면 내가 취준을 시작한지 딱 1년이 된다.


아슬아슬하다. 만약 이 1년이라는 시간을 맞춰주기 위해서 지금까지 내 면접을 신께서 기깔나게 망쳐주신 거라면 나는 당장 지금부터 운명을 믿도록 하겠다. 마치 래퍼의 음악만큼 라임이 뛰어난 나의 인생 그래프.



준비도 안 됐는데 뜬금없이 면접 제안을 받아서 지대한 착각과 시간낭비를 하게 된 것도, 

붙은 줄 알고 친구들에게 떠벌리며 놀고 있었는데 떨어져서 지대한 시간낭비를 하게 된 것도, 

가장 준비를 열심히 했는데 등신 같은 면접을 보고 현타가 와서 또 지대한 시간낭비를 하게 된 것도, 

희망고문만 하고 사라진 헤드헌터 때문에 또또 지대한 시간낭비를 하게 된 것도.. 


전부 딱 1년이 지난후에 나를 취업시켜주기 위함이라면 나는 오늘 당장 신께 절을 하러 가겠다. 그게 무슨 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딱 1년동안의 시간낭비를 하고 늦지 않게 회사에 들어가서 인정을 받으면,


이 시간낭비들을 나는 시간낭비라고 부르지 않아도 된다. 


내가 이번 도전만 또다시 성공한다면,


시간낭비는 예열 시간이 된다.



자신 있게 말하고 다닐 수 있을까? 내 세상을 향해 외칠 수 있을까? 나의 수많은 생각과 가설들이 도피도, 합리화도 아니라 진실이었다고. 우물속에서 병들지 않은 채 나만의 힘으로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되었다고.


혹은 또다시 굴러떨어지게 될까?


자기위안일까?


나는 그냥 시간낭비나 하고 자기위로나 하고 있는 온실 속 화초일까?



아무리 내가 나 자신의 힘을 믿고 누구의 도움 없이 강하게 일어서려 애쓴다고 해도,


세상이라는 현실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난 진짜로 소시오패스가 되고 싶진 않았으니까.


이상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나라는 사람의 을 세상에 드러나게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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